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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수업 - 오래된 여행자 이지상의 매혹적인 글쓰기
이지상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됨. 이때는 '여행가'라고 불림. 저자는 1988년부터 여행 시작. 여행 경험의 기준은 몇 나라였다. 저자는 50여 국 여행. 1960년대 세계일주를 몇 차례나 한 김찬삼 선생.
1990년대 중반부터는 여행전문가. 자기가 좋아하는 지역을 오래, 여러 차례 여행. 한곳을 깊이 체험. 배낭여행 전문가, 오지여행 전문가, 역사여행 전문가, 인도여행 전문가 등 타이틀 등장.
1990년대 후반부터는 여행작가 씀. 가이드북 작가나 국내 여행정보를 다룬 사람들이 스스로 그렇게 부름. 여행작가는 여행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 싼 비행기 표 얻는 방법, 여행 루트, 국내 맛집 등
저자는 여행 정보보다는 여행과 삶을 성찰하는 쪽의 글을 쓰고 있었다. 여행 칼럼니스트라고 불림.
여행작가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낯선 세상, 낯선 문물에 대한 호기심이다.
여행 경험이 많지 않아도 자기가 관심 있는 나라, 분야를 깊이 파서 차별화를 시키면 글 쓸 기회가 생기며 책을 낼 수도 있다.
여행하고 글 쓰고 책 쓰고, 방송하고, 강의하는 행위를 돈과 연관시키면 짜증이 날 때도 있다. 그러나 수행이라 생각한다면 해볼 만하다. 내 글과 말을 통해 받는 돈을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그들이 나에게 주는 보시라 생각하면 모든 게 감사하다. 정당한 비판은 나를 각성시키는 죽비가 되고 궁핌은 검소가 되며 불안은 각성이 된다. 그리고 여행과 글은 기도와 명상이 된다.
30년 가까이 이 길을 걸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바로 이 책의 원고도 여러 번 거절당했다. 그러나 방법은 없다. 이런 길을 가려면 로버트 드 니로의 말 대로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를 중얼거리며 걸어갈 뿐,
책을 쓸 때마다 좀 팔려서 살림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삶은 갈수록 궁핍해졌고 여행도 시들해져 갔다. 전망이 사라졌다. 여전히 나는 삶의 굴레 속에 갇힌 인간이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막막했다. 그 막막함을 배움으로 이겨보고자 50세가 되던 해에 대학원에 들어갔다. 사회학을 공부하며 나의 방랑과 방황을 정리했다.
국내외로 들락날락하며 글이나 썼던 나는 이 세상에 기댈 데가 없었다. 그저 연악한 나의 가족들뿐. 그래서 늘 쓸쓸하고 외로웠다. 이제 여행과 글이 문제가 아니라 삶이 문제였다.
나의 꿈은 중학교 시절부터 세계여행이었다. 30대 초반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30년 가까이 여행하고 글 쓰는 생활을 해오고 있으니 꿈을 이룬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내 꿈이 여행에만 멈췄다면 나의 인생은 후회투성이었을 것이다.
여행작가? 그런 타이틀은 껍데기다. 그거 되려고 넘누 노심초사하지 말라. 여행과 글은 기획성, 생산성, 효율성, 경쟁으로 가득찬 세상이 아닌 자유와 여백의 영역이다. 너무 타이틀과 성과에 집착하면 그 소중한 곳이 오염된다. 351쪽
아모르 파티(운명을 사랑하라) - 니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