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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 망해가는 세계에서 더 나은 삶을 지어내기 위하여
양미 지음 / 동녘 / 2024년 9월
평점 :
저자는 도시인이다. 도시를 탈출하기 위해 '귀농'을 한다. 나도 도시에 태어나 도시에서 자랐다. 하지만 느린 삶을 살기 위해 올해 이주를 했다. 지인도 작년에 구례로 농촌 유학을 왔는데, 이 책을 시골살이 하는 책을 추천해줬다.
저자는 돈 없이, 집이나 땅도 없이, 농사를 생계 수단으로 삼지 않으면서 여자 혼자 귀촌하기 위해 정보를 모았다.
저자는 "필요하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2015년 친구네 가족이 연세(1년짜리 집세)로 50만 원을 내고 살던 시골집에 딸린 조그만 방으로 귀촌한다. 21개월 후 100만원짜리 시골집으로 이사한다. 서울이나 전국 곳곳에 여성과 노동과 인권 교육을 진행하고 플리마켓에 수제품을 판매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과 인권과 환경 교육을 한다. 장수와 진안을 오가며 마당 텃밭을 가꾼다. 2019년 코로나가 덮치자 실업자가 되고 고립된다. 일이 끊기자 작은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무주군과 진안군에서 취재한 내용을 이 책에 썼다.
사람들이 도시로 돌아가는 까닭은? 불평등 때문이다. 비도시권에서 겪고 있는 소외, 빈곤, 무기력, 자학, 기회의 박탈은 불평등의 결과다.(55쪽) 임금노동자가 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도록 극도의 빈곤 상태로 몰아넣는 불평등의 실현은 자본주의의 시작이고 결과이자 조건이다. 자본주의는 스스로를 부양하기 위해 이 과정을 반복한다. (56쪽)
'자연인'은 대안이 아니다. 자연인이 된다는 것은 빈곤과 사회적 고립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자연인도 시골에서는 자동차가 필요하다. 시골에 대한 고정관념과 낭만화는 시골을 더 살기 힘들고 불편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 그 결과 시골의 대중교통 인프라는 가까운 거리조차 쉽게 이동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빈집은 많지만 살 만한 집은 구하기 어렵다. 경제활동은 막막하다.(58쪽)
도시는 순환하지 않는 공간이다. 착취와 소비가 최선이고 최적인 곳이다.(59쪽) 시골 또한 해체하고 재활용, 새활용을 해야한다. 시골이 순환하는 공간이자 대안의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절된 것들을 연결해야 한다. 지금 시골은 오히려 단절되고 고립되기 쉬운 공간이다.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다.(61쪽)
다큐 <열 개의 우물> 링크:
https://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3069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