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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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이어 두번째로 읽은 신경숙 소설.

오히려 20대 때 아니고 지금 <외딴방>을 읽어서 다행이다 싶다. 분명 20대 때 읽었으면 이해를 못 했을 것이다.

몇 년 동안 가산디지털단지에 일하면서 '가리봉동' 쪽에 출퇴근을 하게 되서, 그 동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산업일꾼' '대한민국 수출다리'가 있는 곳. 월급이 1만원 수준. 

<외딴방>의 37개 방이 있는 '벌집'이 밀집해 있던 구로 공단. 16살에 서울 스테리오 공장에 취직한 작가. 외사촌, 큰오빠와 외딴 방에 4년을 같이 산다. 공장 다니면서 고등학교도 다니게 된다. 영등포여고 산업체특별학급. 오로지 소설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있어 그 시절을 버틸 수 있었을까? 


기사: 변기 한 개 26명 사용,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no=112992#09T0


역사책에서만 들었던  YH 사건, 노조탄압, 박정희 사살, 79년 국기 하강식  등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지금은 그 나마 그 때보다 근기법을 더 준수하고, 인권이 더 잘 보장될까? 다행인 것은, 노동과 인권에 대한 인식들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신영복 시인이 그러지 않았나? 무더운 여름, 큰오빠가 같이 잠시 머물게 된 '재규 오빠'에게 "제발 좀 가라?"라고 하자 아침에 인사도 안하고 간 얘기.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감옥에서 여름보다 차라리 겨울이 낫다고....서로의 체온이 위로가 되서...

 

소설의 끝이 조금 어색하다. 미완성 느낌이 난다. 대체 희재 언니는 어떻게 됐을까?

신경숙이라는 작가를 좀 더 알게 된 기분이다. 학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노조를 탈퇴했을 때 느낀 수치심, 배반감 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 당시 사업주들은 어쩜 그렇게 잔인했을까?


앞으로 이런 자전적 소설을 더 썼으면 좋겠다.

링크 : 신경숙 소설가 활동 재개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9/05/340902/


그랬었다. 나는 꿈이 필요했었다. 내가 학교에 가기 위해서, 큰오빠의 가발을 담담하게 빗질하기 위해서, 공장 굴뚝의 연기를 참아낼 수 있기 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소설은 그렇게 내게로 왔다.-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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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대왕
김설아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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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읽으면서 김동식의 <회색인간>과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김설아의 이 책이 더 어둡고 기이한 것 같다.


등단 작품 <무지갯빛 비누 거품>(2004)도 수록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복잡하고 기이한 단편이다. 익숙한 이름과 동화들이 많이 등장한다. 분홍구두, 스칼렛과 레트, 이사도라 덩컨, 스티븐 호킹 등등. 12개월의 아이들이라 하여 주인공은 5월 메이다. 사랑하는 준과 클럽에서 춤추는 것이 유일한 낙. 


가장 재밌게 본 단편은 <이달의 친절 사원>이다. 가장 일반적이고 공감 가능하다고나 할까? 아마도 내가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페밀리 레스토랑에 이하는 유리나는 어느 날 신입 새미가, 고의로 자신에게 화상을 입히고, 민화 발등에 식칼이 찍힌다. 그녀를 몰아세우자 그녀에게 안전사고가 난다. 기본적으로 작가는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잘 포착하는 것 같다. 


그다음으로는 <고양이 대왕>, <외계에서 온 병아리>, <모든 것은 빛난다> 가 기억에 남는다. 

<고양이 대왕>은 가장 환상적이다. 사악한 회장의 최고의 갑질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아버지를 고양이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아들은 오히려 주체적으로 사는 아버지를 인정하고 보내준다. 

<외계에서 온 병아리>는 공감과 중독에 대한 내용. 가장 김동식 작가의 단편과 비슷했다.

<모든 것은 빛난다>에는 소라와 그레이스 켈리의 얘기다. 승무원이 꿈이었던 소라는 좌절하자 결혼을 하고, 그레이스 켈리가 1캐럿 다이아 반지를 애지중지한다. 하지만 유산을 하면서 갑자기 그레이스 켈리가 나타나 대화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혼도 하고 독립도 한다. 하지만 목욕탕에서 반지를 잃어버리면서 끝난다. 


<우리 반 좀비> <일곱 쟁반의 미스터리><청년 방호식의 기름진 반생>은 별 감흥이 없었다.

<우리 반 좀비>는 수학 여행 갔다 좀비가 되어 온 반 친구 이야기, <일곱 쟁반의 미스터리>는 TV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어머니를 보게 되고, <청년 방호식의 기름진 반생> 방호식에 대한 묘사다.


작품 하나하나 특이하고, 저자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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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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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 선물로 읽게 된 책이다.

처음 접하는 작가라 첫 단편 <에트르>를 읽고 참 날카롭고 '암울한' 작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총6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트르>(2017)는 두 자매 이야기다. 언니는 에트르라는 고급 빵집에서 알바하고 , 동생도 이것저것 알바를 한다. 집 주인이 월세를 올리거나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한다. 막막한 이들에게, 서울 생활을 포기할 수 없지만, 그렇다과 맘껏 먹고 놀고 살기에는 각박한 공간이다. 에트르에서 밤에 팔다 남은 케잌, 빵을 싸게 가져가는 것이 일종의 행복인 이들. 어쩜 이게 바로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한 해 마지막날 새집을 보러 갔다가 세입자가 야근 때문에 펑크를 내자, 주인공은 '마지막 날 야근을 시키는 회사와 해가 바뀌면 집세를 올려달라는 집주인과 장갑을 챙기지 않은 나의 부주의가 다 못마땅'하다. 그리고 애지중지 블루베리 케이크 상자를 바닥에 떨어뜨린다. 하지만 케이크 상자를 품에 꼭 안고 집에 귀가한다.


<개의 나날>(2014)은 여기 수록된 단편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 우선 성매매 알선 삐끼의 삶을 어떻게 작가가 이렇게 잘 알까 의아해 하면서, 정말 이렇게 사는 사람이 있을까 반 두려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며 읽었다. 주인공 나는 이런 자신의 생활에 환멸을 느끼지만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날 어렸을 적 유일하게 '아빠'라고 부른 '조 아저씨'가 돌아간 후 남긴 일기장과 용돈을 받으며 '완전히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만 같다. 


<휴가>(2016)는 이렇게 평범한 얘기를 박진감 있게 묘사할 수 있구나 감탄한 작품이다. 부부는 휴일에 휴가를 내고 멋진 계획을 세우지만 낮잠을 자는 바람에 물거품이 된다. 그래서 하루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방콕하며 지낸다. 하지만 남편 은호는 몰래 담배를 피우기 위해 밖에 나갔다가, 조는? 경비아저씨, 벤치에 곯아 떨어진 남자, 벤츠 차, 옥상의 남자 등을 보며 온갖 상상을 한다. 이들이 살았을까, 자살하려는 건 아닐까. 그리고 결국 계획대로 휴가를 보내진 않았지만 나름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


<뒷모습의 발견>(2013)는 가장 비현실적인 소재다. 부부는 10주년 결혼기념일 때 설악산에 놀러간다. 하지만 다음날 설악산 등산을 간 남편은 사라지고 안 돌아온다. 부인은 경찰에 신고도 해보고, 직장 동료도 만나고, 지인도 만나지만 남편의 행방은 알 수 없이 끝난다.


<이후의 삶>(2014)은 사우나라는 한국의 독특한 공간을 소재로, 가족과 단절되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얘기한다. 처음 주인공은 부부싸움 할 때만 사우나에 갔다. 하지만 이혼 후 집이 팔리지 않자, 고시텔에 있다가 답답해 아예 한달 장기 이용권을 끊어 사우나로 이사한다. 거기서 만난 이백, 오, 구, 삼 등과 면을 트고 자신의 열쇠를 찾아준 상조 회사 직원 대머리독수리를 알게 되며 동질감을 느낀다. 결국 한 달의 '공동' 생활을 청산하고 주인공은 팔린 집으로 받은 돈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나선다.


<변해가네>(2014)는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이혼한 여성의 이야기. 딸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치매 걸린 엄마와의 관계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서라는 것을 통해 주인공은 해방을 느낀다. 이게 작가의 경험에서 오는 걸까?  '읽고 싶은 책을 샀고 눈치 보거나 방해받지 않고 아무 때나 펼쳐서 읽었다. 뜨거운 차를 마시며 책을 더듬더듬 읽다가 좋은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그었다. 그럴 때문 찰나지만 이 생활이 충분하고 완벽에 가깝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본인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이상적인 상황 아닐까? 


나의 취향보다는 조금 무거운 내용이었지만, 저자의 날카롭고 독특한 시각은 마음에 들었다.

다름 작품도 읽어볼 것 같다.


10년이란 세월은 정면에서 바라보면 긴 시간이지만 뒤돌아보면 몇 개의 장면만 기억나는 꿈과 같았다.- P119

원래도 말이 많고 꼬장꼬장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화가 더 늘었고 좋은 일을 두고도 단점을 찾아내 험담하는 걸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엄마의 불평과 잔소리라면 다들 넌더리가 난 상태였다.-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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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pi Longstocking (Puffin Modern Classics) (Paperback)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 Puffin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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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를 알고는 있었지만 책으로 읽기는 처음이다. 

별 내용 없이 에피소드로만 구성되어 있다.

삐삐는 고아다. (아버지는 선장인데 바다에 빠져 사라졌다)

삐삐는 Villa Villekulla 에서 원숭이와 말과 산다. 옆집 토미와 아니카가 유일한 친구.

토미와 아니카의 권유로 학교도 가보지만,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


삐삐가 그렇게 힘이 센줄 몰랐다. 힘쎈 도봉순이 생각 난다..ㅋㅋㅋ

삐삐의 엉뚱한 행동으로 마을 사람들이 당황하지만 결국 화재가 났을 때 아이 2명을 구출하면서 영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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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Paperback)
밀란 쿤데라 지음 / HarperPerennial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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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이들어 읽어야하는 것 같다.

20대에 체코로 어학연수 간 적이 있는데, 당연히 밀란 쿤데라라는 소설가를 이 때 접했다. 그의 서재도 갔었던 것 같은데 솔직히 기억에 남지 않았다. 이 책도 그 때 시도하다가 별 감흥을 못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 들어 다시 읽으니 문장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거기에 담긴 철학, 통찰이 멋있다.

1968년 프라하의 봄, 러시아에 침략당한 체코를 보며, 우리나라 일제 식민지 하의 지식인들의 감정과 겹쳤다.

다만 차이는, 프라하의 지식인들은 더 '가볍다'라고 느꼈다. 역사의 무거움을 '가벼움'으로 승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 지식인은 참으로 '무겁다')


사랑과 역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다. 개인의 인생은 결국 역사에 갇힌다. 

의사였던 토마스는 '자기반성'문을 쓰기 싫어서 유리닦기 노동자로 자발적으로 살기로 하고, 그러면서 수없이 많은 여자와 불륜을 저지른다. 

그러면서도 가장 자유로운 3년을 보낸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캐릭터다.


테레사도 흥미로운 캐릭터다. 수녀 같으면서도 자유로운 것 같다. 카메라를 들어 러시아 군인들을 희롱하는 체코 여성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본인에게 토마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불륜은 저지르는 것을 알면서도 함께 산다. 


사비나는 가장 자유분방한 캐럭터다. 이혼하고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않으며 살고 싶어한다. 프란츠와 헤어지고 미국으로 간다.


프란츠는 가장 흔한 캐릭터라고나 할까. 사비나를 만나면서 사랑에 눈뜨게 되고, 사비나를 부러워하며 늘 사비나를 생각하며 생각한다. 그래서 캄보디아의 시위에도 참여하고, 그곳에서 죽는다.


Einmal ist keinmal. If we have only one life to live, we might as well not have lived at all.




the compromise saved the country from the worst: the executions and mass deportations to Siberia that had terrified everyone. But one thing was clear: the country would have to bow to the conqueror. For ever and ever, it will stutter, stammer, gasp for air like Alexander Dubcek. - P26

For there is nothing heavier than compassion. Not even one‘s own pain weighs so heavy as the pain one feels with someone, for someone, a pain intensified by the imagination and prolonged by a hundred echoes.- P31

because he has only one life to live, cannot conduct experiments to test whether to follow his passion (compassion) or not.- P34

Those pauses contained all the horror that had befallen their country. They felt humiliated by his humiliation; his weakness offended them.
The very weakness that at the time had seemed unbearable and repulsive, the weakness that had driven Tereza and Tomas from the country, suddenly attracted her.
She felt attracted by it because she felt weak herself.- P73

In spite of their love, they hd made each other‘s life a hell. The fact that they loved each other was merely proof that the fault lay not in themselves, in their behavior or inconstancy of feeling, but rather in their incompatibility: he was strong, she was weak. But when the strong were too weak to hurt the weak, the weak had to be strong enough to leave.-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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