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돗할망 이야기 - 제주 이어도 설화동화
최미경 지음, 김도현 그림 / 이어도연구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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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어도 설화를 듣게 된 건 처음이다. 실제로 여자들만 사는 이어도라는 곳이 있을까?

제주도의 생소한 방언과 명칭들이 신기했다. 


줄거리

욕망 : 탐라는 몽고의 지배를 받아 국마진상, 공녀제도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고승지는 말테우리, 즉 목동이다. 탐라총관부가 들어서고 제주에서 160필의 말을 보내고 말들을 관리할 복호들을 파견했다. 석다시만 목호는 그나마 착한 편이라 탐라를 떠나면서 고동지에게 자신이 타던 흑마 거문돌이를 선물로 준다. 고동지는 흑마로 이웃의 일을 많이 돕는다.

 

사건 : 한라산 넘어 안개를 헤매는 말들을 찾다가 고동지는 강심을 만나 한눈에 반한다. 혼례를 올리고 몇 년을 잘 산다. 어느 날 국마진상 가는 길에 탐라인들이 배 갈라잡이를 하면 더이상 공녀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고동지를 비롯한 남자들이 뱃길을 나서게 된다. 풍랑을 맞아 배는 좌초하고 다행히 고동지는 강심의 말을 다라 버선을 얼굴에 뒤집어 씌워서 살 수 있었다. 이어도에서 눈을 뜨고 몇 년을 그렇게 보냈다. 


절정 : 강심은 아들을 낳고 고동지를 기다린다. 우연히 목간(나무토막)을 발견하고 고동지가 이어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심은 배를 타고 남편을 구하러 간다. 여왕님이 내 준 세 개의 수수께끼를 풀고 이어도를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탐라로 돌아오자 이미 시간이 훌쩍 지나 조선 시대다. 강심의 아들은 이미 죽었고 5대째 자손이 살고 있다. 고동지는 고향에 돌아왔다 뒤를 돌아봐 그대로 돌이 되어 굳어버렸다.  사람들은 강심을 이어도에서 돌아온 여인이라 하여 귀하게 대접했다. 강심이 죽자 사람들은 돌하르방이 된 고동지 옆에 당을 지어 강심을 여돗할망이라 부르며 모셨다.

여돗은 이어도에서 온 여인이 할망이 되어 돌아가셨다는 의미다.


읽으면서 놀랐던 건 이어도를  빠져나가려면 고동지가 이어도 여인들을 품고 생명을 잉태해야한다는 부분...굳이 동화에 이런 걸 넣어야 했나;;; 빼고 수수께끼 푸는 것만 넣어도 됐을 것 같은데...



올해 나왔는데 벌써 절판이라니 무슨 일이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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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 악어
마리아순 란다 지음, 아르날 바예스테르 그림, 유혜경 옮김 / 책씨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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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JJ는 어느 날 침대 밑에서 구두를 먹는 악어를 발견한다.

동물원 직원과 통화하고 유일한 친구인 정육점의 세페한테 이야기하고, 퀴클리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박식한 약사에게 악어병 이야기를 듣고, 크로커다일 알약을 먹고 바닥에 누워 지나가는 모든 구두를 먹고 싶은 이야기다.

우리는 크로커다일 알약의 사용 설명서를 읽으면서 악어병은 고독, 불안, 애정 결핍증, 도시 생활의 소외감 때문에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짝사랑 하던 직장 동료 엘레나가 집에 찾아와 안부를 물어주고, 자신 또한 악어와 같이 산다는 사실을 듣고 난 뒤 더 이상 악어를 보지 않게 된다. 


이런 추상적인 내용의 소설이 스페인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게 놀랍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스페인 문학의 수준이 엄청 높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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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한빛문고 1
이문열 지음 / 다림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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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먼저 접했던 것 같다. 역시 영화보다 소설이 훨씬 밀도 있고 공감이 간다.

이문열 작가는  머리말에서 어린이 독자를 위해 내용을 다시 손봤다고 했다. 이 책이 처음 나왔단 1987년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초등학교 교실로 옮겨놓았다. 


다솨 불편했던 체벌 장면도 나오는데, 특히 체벌은 소위 '민주적'이었던 담임이 행사하는 걸 보고 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비록 권위를 무너뜨리는 데는 폭력적인 방법 뿐이었을까?

엄석대가 맞는 장면을 통해 그의 권위를 주저앉아야 했을까?

아무래도 촛불세대의 눈에는 그 방법도 모순 투성이다.

평화적인 정권 교체라는 건, 80년대 상상하지 못한 방법이었을 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주인공 한병태의 심리묘사는 탁월하다. 그가 느끼는 감정 고스란히 독자는 이입하게 된다. 부조리, 강요된 굴복, 자발적 복종, 묵시적 강요, 굴욕적 복종, 배신, 권력에 편승하는 다수, 굴절된 의식, 안주 등등 생생하게 담고 있다.

21세기 판으로 재해색되거나 영화화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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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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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라는 측면에서 <밝은 밤>은 <파친코>와 유사하다. 

주인공 지연은 이혼 후 희령이라는 바닷 마을로 이사한다. 희령은 10살 때 할머니가 계셨던 곳이다. 

좋은 추억이 있는 희령은 지연이 이혼하고 선택한 도시다. 하지만 엄마(미선)와 할머니(영옥)는 사이가 좋지 않아 지연의 결혼식에도 할머니는 초대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희령으로 내려갈 때도 지연은 할머니에게 연락할 생각을 못했다.

우연히 할머니와 같은 아파트에 살게 된 지연. 몇번 할머니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할머니의 어렸을 적 이야기, 증조모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증조모는 백정의 딸이었다.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잘 모르는 남자와 결혼했다. 증조부는 천주교를 믿었고 신분제 사회를 믿지 않았지만 영웅심리가 있어서 자신이 구원한 증조모에 대한 우월의식을 갖고 살았다.

할머니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결혼한 것을 알고도 할머니를 할아버지와 결혼시켰다.

나중에 본처가 찾아오자 할아버지는 떠났고, 할머니는 자신과 본처의 호적에 올려졌 다.

할머니와 지연의 어머니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자세히 얘기하지 않는다. 

이부분이 조금 답답하다. 다른 관계는 상세히 적으면서 할머니와 엄마의 관계가 모호하다.

할머니와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서서히 마음을 치유하는 지연. 

어렸을 때 죽은 언니 지우도 언급되지만, 이 역시 두루뭉실 넘어간다. 


4대째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누굴까?

아마 증조모와 새비 아주머니가 아닐까? 신분을 넘어서 우정.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한시도 서로의 존재를 잊지 않고 위안을 얻었다. 

핏줄보다 자신이 선택한 가족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비 아주머니, 아저씨, 희자가 어찌보면 영옥이 동경하는 가족의 모습 같다.


<밝은 밤>에서 지연이 할머니와 희자를 이어주는 걸로 마무리짓는다.

오랜 세월 서로 떨어져 살았지만 그리워하며 서로 잊지 못하는 관계. 

지연과 할머니도 뒤늦게 이어져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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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탄생 - 제1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안세화 지음 / 비룡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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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제1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이라 해서 읽게 되었다.

일단 몰입감은 대단하다.

첫장부터 갑자기 오빠가 생긴다는 발상. 나만 미친 건가? 의심하게 된다.

계속 그 긴장감을 유지하지만 결론을 알게 되면 약간 맥이 빠진다.

일단 결론이 꿈으로 끝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예지몽이라 하더라도.


욕망 : 주인공 백유진은 갑자기 나타난 오빠 백도진으 정체가 궁금하다. 자신은 정말 오빠가 없는데 모든 사라이 오빠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오빠의 행동이 수상하다. 

사건 : 중학교 동창회에서 서강일을 만난다. 그는 유진에게 '너 외동이잖아.'라고 말해준다. 서강일도 유진과 비슷한 일을 겪고 있다. 갑자기 누나 서유일이 생긴 것이다. 둘과 이들의 베프 연실이와 윤성현이 갑자기 나타난 오빠와 누나의 정체를 밝히려고 노력한다. 

절정 : 게릴라 콘서트에서 화재가 나고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알고보니 이 모든 건 꿈이었다. 즉 백도진은 몽유병이 있는 유진이가 다녔던 드림클리닉센터에서 일하고 있었고, 서유일은 예지몽을 꾼다. 백도진은 꿈을 설계, 공명, 촉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유일의 예지몽을 미리 알려주기 위해 유진의 꿈을 설계해 장황한 설명을 해줬다. 결국 유진과 친구들은 화재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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