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그 번쩍하는 순간

 지난번에 <비밀의 숲>을 점심시간 마다 야곰야곰 읽는 재미를 잠깐 페이퍼에 끄적인 뒤로, 일주일이면 3-4번 가던 그 커피전문점에 한 2주 뜸하게 안갔더니 다 읽지도 못했는데 그예 책장에서 사라져 있더라. 

그래서 다른 책은 없나 하고 빈곤한 - 잡지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소설은 두 권, 미술이나 디자인 관련 책 두 권이 꼴랑 꽂혀 있다 - 책장을 들여다보자니 소설 두 권 중에 한 권은 역시 하루키다. (이 쯤에서 이 집 주인이 하루키를 꽤 좋아하는군,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러고보니 갈 때마다 음악도 일본인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흘러나오는 것이, 한 마디로 왜색이 짙군, 하면서 주인이 들으면 살짝 황당할 결론을 내림) 

아무튼 그래서 집어든 책은 이 책. 

 

 

 

 

 

 

 

이 책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최근의 하루키 사진을 봤는데, 엄허, 이 사람이 그 사람인지 몰라볼 정도! 하루키도 늙는구나. 



<출처: 알라딘 '렉싱턴의 유령' 책 소개 중 '저자 및 역자 소개'>  

이 따위 저질 사진 비교는 그만하고, 책 이야기를 하자면, 오! 하루키는 역시 단편 체질인가 싶게 읽는 재미가 완전 삼삼하다. 최근 이렇게 가독성이 좋은 단편은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짧은 길이 내에서 인간의 깊은 어딘가를 탐구하는 동시에 세계나 인류, 사회적인 문제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공력이라니, 하루키는 역시 대단하구나 싶다. 

훔, 그런데 그런 하루키를 왜 자꾸 유부초밥이나 샌드위치를 우물거리면서 점심시간에만 살짝 만나는데 만족하는지, 그러니까 왜 맘 잡고 진지한 독서를 하는 대상이 안되는지 생각해봤더니, 아유 여러번 읽어도 도무지 적응 안되는 그의 영어 사용 문체가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고상한 취미들, 재즈나 클래식을 알아야만 그가 글 속에서 표현하는 그 느낌을 온전히 알 것 같은, 그러나 끝끝내 다 알지 못할 거 같다는 예감 속 소외감으로 인해, 에이 하면서 그가 섬세하게 골라서 치밀하게 문장에 삽입했을 것이 분명한 브랜드 명들은 건너 뛰고 읽고 말아버리게 된단 말이다. 그렇다고 이걸 스노비즘이라고 치부하기에도 석연치 않다. 아 하루키씨, 이거 참, 이래저래 당신 작품에는 무념무상으로 올인하기 힘든 저 같은 독자들의 심정을 아실랑가요. 

사족: 며칠 전 KBS 1 FM에서 클래식 방송을 듣던 중, 하루키의 최근작 IQ84에 나오는 (지금은 당연히 이름을 잊은) 모모 음악가를 국내 초빙, 콘서트를 연다며, 실제로 일본에서는 그 모모 음악가의 씨디 판매량이 급증하여, 그의 일생을 거쳐 판매한 양을 단 한 달만에 훌쩍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소설 혹은 작가의 음악에 대한 영향력을 언급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자면, 하루키씨는 자신이 책 속에 소개한 모든 음악들의 저작권자들에게 약간의 수수료를 받아야 할 지도. (헤 - 농담입니다. 저 요새 삐뚤어져서 이래요, 흑.)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09-08-2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렉싱턴의 유령] 정말 좋지요? 저는 이 단편집에 실린 단편들 중 [일곱번째 남자]를 가장 좋아해요. 그 단편을 읽고 하루키 작품을 다 읽어버리기로 마음먹게 됐었어요. 왜 그 소년일 때 친구가 태풍에 휩쓸려 죽는 걸 목격하고 다시는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다가 아주아주 어른이 되어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는데 그 장소의 파도를 보면서 자신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상처가 치유된다는 식의 글이었는데요, 와, 제가 다 가슴이 뻥- 뚫리는 거에요. 어엇, 이게 뭐지, 이 사람 정말 좋잖아, 했던 기억이 아주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치니 2009-08-30 12:07   좋아요 0 | URL
무서운 영화 절대 못보는 저로서는 '유령'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괜히 쳐다도 안봤던책인가봐요. 그런데 막상 첫 단편 렉싱턴의 유령을 읽고보니, 오 하루키 책들 중 이 책이 유난히 좋구나, 그런 생각이 들대요.
다락방님이 왜 그렇게 열렬히 좋아했나도 알겠구요. ^-^
[일곱번째 남자]까지는 아직 진도 못 나갔지만 가슴이 뻥 - 뚫렸다는 거, 짐작 갑니다.하루키의 재능이에요, 분명.
지금까지는 저는 [침묵]이 제일 좋았어요.

니나 2009-08-2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국 아주 많이 하루끼를 사랑하게 되었거든요. 긴시간에 걸쳐.
렉싱턴의 유령에서 아직 토니 타키타니 밖에 안 읽었는데
언능 다 읽고 이번에 나온 신간도 봐야겠어용 ㅎ

치니 2009-08-30 12:09   좋아요 0 | URL
결국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이, 아 - 뭔지 알 것 같아요.
전에 어떤 분이 하루키는 애증의 대상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도 공감이 되구요.
결국 사랑하게 될 만큼 깊은 여운을 남기다가 갑자기 그저 그런 글을 써버리는 하루키, 저에게도 애증까지는 아니지만 아리송한 분으로 계속 남아 있었어요.
하지만 니나님처럼 결국, 그렇게 될 지도. ㅎㅎ

토니 2009-09-0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하루 휴간데.. 책 사러 갈까합니다. 언니 덕분에 또 좋은 책 한권 알게 되었네요. 감사해요! 꾸벅 ^^

늘 저에겐 휴식같은 이 공간이 오늘은 더 친숙하게 더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언니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 읽어보셨어요? 언니 생각은 어떤지 좀 알고 싶네요. 읽으셨다면...

치니 2009-09-08 09:11   좋아요 0 | URL
앗, 휴가군요. ^-^ 휴가에 책을 사러 가는 건강한 토니님.

전 신경숙의 책을 읽지 않은 지 좀 오래 되었는데, '엄마를 부탁해'는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주제인 것 같아서 안 읽었어요. ^-^;;
 

 

 

 

 

 

 

 

오늘 아침, 사무실에서 회의를 마치고 서둘러 인쇄한 것을 잡느라 종이에 손을 베었다.  

아! 하는 짧은 탄식과 함께, 쓰라림도 잊은 채 찰칵 하고 플래쉬가 터지는 것처럼 이 장면이 떠올라서 잠시 망연히 영화 <봄날은 간다>를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손을 위로 들고 앉아 있었다. 



내 기억으로 당시에 은수는 남자들 대부분에게 욕을 참 많이 먹었다. 이런 몹쓸 여자가 있나! 실컷 꼬셔놓고 상우가 구속하려하자(영화 속에서 정확히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상우는 연애의 끝은 당연히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묘사되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남자였으니), 불에 데인 듯 도망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목에 매달려 애정을 갈구하는 듯 하더니 그예 또 다른 남자에게 상우랑 했던 것과 똑같은 말을 똑같은 자리에서 태연하게 하고 있는 은수는, 확실히 얄미울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랑이 더욱 더 계산적으로 되어가면서, 은수는 별로 욕을 먹지 않는 이해되는 삼십대 초반 이혼녀의 캐릭터가 되고 상우는 사랑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캐릭터로 이해되어 가는 듯 하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고 편을 드는 대상이야 달라지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았던 그 당시에 비해 지금 그런 것을 별로 따지고 싶지 않다. 그저, 내가 종이에 손을 벤 그 순간, 이 영화의 이 장면이 떠올랐다는 것에서, 이미지의 각인이 그 어느 영화보다도 강했던, 그만큼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영화구나 싶다.  

그리고 많은 남자들에게 묻고싶어진다. 은수같은 여자가 당신에게 다가온다면, 뿌리칠 수 있나요? 

눈에 확 들어올만큼 예쁜 외모를 선천적으로 타고난 여자가, 그런 외모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수수하게 걸친 스웨터와 빨간 목도리의 자연스러움, 옆에 누가 있건 말건 아무데서고 쿨쿨 잠을 자버리는 무심함, 외롭다고 징징 대지 않지만 차분하게 스며드는 커피처럼 깊고 웅숭한 고독을 아주 살짝만 내보이면서 '라면 먹고 갈래요'라고 묻고 천연덕스럽게 웃는 대범함, 남자가 충분히 다가올 만한 용기를 갖는 순간을 대번에 알아채고 활짝 마음과 몸을 열고 열정을 다해 사랑하는 천진함, 을 가졌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자기만의 계산이 가득차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해놓고도 나몰라라 하는 당당함, 소화전을 두고 상우와 했던 멘트를 똑같이 하면서 같은 장소에서 다른 남자를 꼬시는 뻔뻔함과 그런 자신에게 혀를 찰 줄 아는 어른스러움, 그리고 이런 모든 일련의 연애 속에서도 묵묵히 '생활'하는 독립성까지 지녔다면? 이 모든 것에서, 은수를 마다할 만한 치명적인 하자가 보이냐고 묻고싶다.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를 받을 것을 예감하면서도 내민 손을 뿌리칠 수 없다고 대답할 남자들이여, (노희경의 말을 빌려)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라고 했지 않은가. 혹시라도 이런 여인을 만난다면 그저 사랑하시라,고 말하고싶다. 상우가 그랬던 것처럼. 

사족: 손 베이고 나서 이미지 검색하느라 수많은 은수 - 이영애 - 의 사진들을 보다보니, 이 분의 미모에 다시 한번 감탄 또 감탄,  그리고 허진호 감독님은 이렇게 섬세한 영화를 또 한번 만들어주실 때가 되지 않았나요 요즘은 볼 만한 한국형 연애 영화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아요.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시장미 2009-08-0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잉.. 이런 멋진 글은 영화리뷰로 써주셔야죠. ㅋㅋ
저도 또 보고싶네요. 봄날은 간다.
가려운 곳은 벅벅 긁어주는 듯한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

치니 2009-08-05 20:37   좋아요 0 | URL
^-^;; 영화 리뷰로 써볼까 하다가 리뷰라기보다는 그저 기억에 기대어 끄적여보는 수준이라 그냥 올렸어요.
2번이나 보고 당시에 씨네21에서 시나리오를 선물로 준다고 해서 그 호가 빨리 없어질까봐 냉큼 샀던 기억이 나면서, 뭐랄까, 이제 저의 봄날은 갔구나 싶달까요. 하하.

지금 가시장미님 서재에 가서 못 읽었던 창작 블로그 소설을 읽고 온 길이에요.
아기 키우고 일하는 것만도 벅차실텐데, 일단 그 열정에 응원을 보냅니다.
앞으로도 재미나게 읽을테니 자주 써주세요 ~ ^-^

rainy 2009-08-06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 왜 이렇게 가슴을 아리게 하는지요..

치니 2009-08-06 09:14   좋아요 0 | URL
흐윽, 그대의 가슴을 아리게 했단 말이오. 죄송하오. ^-^;;

2009-08-06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6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7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7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8-07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r 2009-08-08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진호 감독님 영화는 다 좋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는 정말 좋아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영애씨가 이렇게 예뻐보인 적이 없습니다. 촬영 당시의 나이로도 미모에 한껏 물이 올랐을 시기지만, 전 수수한 모습의 그녀가 더 예쁜 것 같아요.(게다가 데뷔 이래 저 즈음이 가장 날씬하지 않았나 싶네요;)

2009-08-08 0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9-08-08 12:13   좋아요 0 | URL
네, 저도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를 최고로 뽑고 싶어요. :)
으흐흑, 심은하, 돌아오라! (심은하 빠입니다, 네 ㅋㅋ 이영애씨, 죄송)
그쵸, 이영애씨는 마른 이미지가 전혀 아닌데 이 영화에서만큼은 날씬, ^-^ 수수한 모습이 너무 이뻤어요. 지난번에 일요스페셜에 나왔을 때도 수수하게 모자 쓴 모습이 참 이쁘더라구요. 진짜 이쁜 사람들은 수수할 때 더 이쁜 듯.

2009-08-08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r 2009-08-08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은하언니가 은퇴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평범한 삶을 선택한 그녀가 계속 행복하기를 바라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의 연기와 빛나는 미모를 볼 수 없다는 허탈함에 컴백을 바라는 마음도 들고... 그렇네요ㅠㅠ

치니 2009-08-09 11:12   좋아요 0 | URL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운 팬심을 보여주시는 Kircheis님과 달리,
저는 저열한 팬심으로 차라리 이혼하고 컴백해줬으면 하고 기다리기도 합니다.
요즘처럼 외모와 연기가 완벽한 여배우가 별로 없을 때는 특히 더. 흑.
 

알라딘에 동영상 올리는 법을 도무지 모르겠어서 그냥 네이버 아래 블로그에 올립니다. 

구경할만큼 화질이 좋거나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 심심하면 보세요 ~

http://blog.naver.com/harin0211/140083392026


댓글(35)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늘빵 2009-07-26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 멋지네요.

치니 2009-07-26 20:33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푸하 2009-07-26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두 번째 공연은 꼭 가고 싶네요. 혹시 실무(잡무)일 도울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비틀즈 결성 당시 하린군이 옆에 있었으면 5인조 비틀즈가 되었을 것 같아요. 인제 멤버만 모으면 되겠군요.

치니 2009-07-26 20:34   좋아요 0 | URL
아 푸하님, 역시 푸하님은 상냥하세요. 곧바로 도울 일을 물어주시다니.
게다가 비틀즈 멤버라뇨 ~ 언감생심 꿈도 못 꾸지만 이런 댓글에 입이 찢어지는 건 어쩔 수 없;; ㅋㅋ

다락방 2009-07-26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맙소사! 기타만 치는게 아니라 노래도 하는 소년이었군요! 공연모습 동영상 잘 봤어요. 굉장히 근사해요, 치니님!!

치니 2009-07-26 20:3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근사하다고 하시니 정말 근사한 것 같잖아요! 헤헤.
다음에는 시간 되심 놀러오세요 ~

프레이야 2009-07-2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나비님 서재에서 일년 전의 동영상을 먼저 봤어요.
저 블로그로 가보기 전 먼저 댓글 써요.
기타 치는 하린군에 대한 페이퍼는 전에 본 적이 있는데 노래까지 멋지게!
공연, 늦게나마 축하드려요.
하린군의 열정에 박수 보내요~~~

라로 2009-07-26 21:39   좋아요 0 | URL
하린군의 열정이란 말이 딱 맞는 말이에요!!!!
열정이 없이 저렇게 할 순 없어요!
그리고 열정 없인 오래 가지도 못하고,,,
하린군의 총명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멋진 청년으로 자랄거에요,,,우리 계속 기대해 봅시다!!!ㅎㅎ

푸하 2009-07-27 02:1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멋진 칭찬이에요. 하린군이 보면 좋아할 듯...ㅎ~

나비님, 혹시 가셨던거에요? 저도 하린군을 보고 싶어요.^^;

치니 2009-07-27 11:08   좋아요 0 | URL
하린이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 열정이 저절로 따라오는게 아닌가, 요즘 아이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합니다. 때로 나는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게 안타깝기도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나와 같지 않게 자라나게끔 도와야한다는 사명감도 들구요. ^-^;;
프레이야님, 박수 감사합니다 ~
푸하님, 나비님이 멀리서부터 와주셔서 얼마나 고마왔는지 몰라요. ^-^

라로 2009-07-2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유투브에 올리면 안돼?????지난 번 처럼?????

치니 2009-07-27 11:08   좋아요 0 | URL
하린군에게 해보라고 할게요 ~ ^-^

마노아 2009-07-2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에요. 아, 감동 그 자쳅니다. 지금 노래 들으면서 댓글 달아요. 더 들을 게 있다는 게 기뻐요.^^

치니 2009-07-27 11:10   좋아요 0 | URL
아앗, 이승환처럼 노래를 잘하는 뮤지션을 좋아하시는 마노아님이 감동하셨다니, 제 어깨가 막 으쓱해질려구 해요.
테크닉이 아니라 마음으로 노래하는 뮤지션이 되었으면 하는게 제 작은 소망. ^-^

니나 2009-07-26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초초절정 간지 소년 하린군이예요!
간간히 초초절정 간지 엄마 치니님도 비치시고요 :-)
못가봐서 너무 아쉬웠어요.
곧 뵈어요. 여름이 한창일 때! ^^


치니 2009-07-27 11:11   좋아요 0 | URL
아흑, 제 얼굴은 왜 찍었는지, 창피 -
니나님 다음에 꼭 와서 우리 수다 떨면서 구경해요 ~

웽스북스 2009-07-2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자식을 낳아서, 내 자식이 Across the Universe를 부르는 모습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어요.

흑. 저도 못가서 너무 아쉬웠어요.

치니 2009-07-27 11:12   좋아요 0 | URL
처음에 하린군이 비틀즈를 부를 때는 저도 실감이 잘 안났어요. 이렇게 좋아할 거라고는 미처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근데 이제는 만성이 되어서 ㅋㅋ 주로 지적질하는 엄마.

2009-07-27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7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07-27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상 잘 보았어요,
사실은 치니님께서 얼마전 올린 포스트를 보고 26일을 기억해놓고
몰래 갔다가 살짝 돌아오려고 했는데,
어째 일정이 맞지 않아 못가게 되었네요.
너무 아쉬워요.
그리고 너무 자랑스러우시겠어요!!
그리고 제가 만일 하린군이라면 엄마가 너무 자랑스러울것 같기도 하고요!

치니 2009-07-27 11:17   좋아요 0 | URL
앗, 괴물님이 살짝 오셨다면 제가 알아봤을까 궁금해지는군요. ^-^
자랑스럽다는 감정보다는 너무 재미있다는 감정이 더 커요.
아이들이 커가는 건 때로 마법 같아요. ^-^

rainy 2009-07-27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봐도 마구 마구 설레인다.
측근이라는 것이 몹시 뿌듯하다는 ㅋㅋ
여러분~ 저 동영상에서 카메라 들고 돌아댕기는 1인이 바로 저랍니다 ^^
(마구 주책스런 자랑질^^)

푸하 2009-07-27 02:14   좋아요 0 | URL
아니 오셨었군요? 그럼 갔어야 하는데...ㅠㅠ. 아쉬움이 넘 커지는걸요.

치니 2009-07-27 11:18   좋아요 0 | URL
흐흐, 측근 중에서도 가장 편안한 지지대이자 음악적 교감이 되는 측근이지 ~
여러분, 돌아댕기는 1인 유심히 봐주셔요. ㅋㅋ

푸하님, 다음을 기약해요 ~ ^-^

무해한모리군 2009-07-2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지다 너무 멋지다~~
왜 내 아이가 아닌데 내가 자랑스러운걸까요 도대체 ㅎㅎ

치니 2009-07-27 11:19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 휘모리님.

rainer 2009-07-27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멋진하린 ^^Y

치니 2009-07-27 11:19   좋아요 0 | URL
오시라고 하고싶었는데, 너무 멀다 싶어서 말씀 따로 안드렸어요.
다음에 혹 가까운데서 하면 오실 수 있길 ~ ^-^
(그러면서 술 한잔 ! ㅋㅋ)

또치 2009-07-2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아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면 좋겠다는 망상을 하고 있는 또치씨...
치니님 진짜진짜진짜 부럽삼 ㅠㅠ

치니 2009-07-28 11:19   좋아요 0 | URL
또치님, 음악을 좋아하시는 또치님이 어떻게 들으셨을까 궁금해요.
아직 너무 미숙하지만서도, 음악에 대한 애정도는 또치님과 비슷할 듯. ^-^

Forgettable. 2009-07-2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어제 집에서 동영상 하나 하나 보면서 부러웠습니다. 아들님이;;
다들 이런 아들이 있어서 부럽다고들 하시는데! 전 이렇게 키워준 치니님을 엄마로 둔 하린님이 더 부럽군요-
(그렇다고 제가 우리부모님을 원망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성공에 대한 채찍질보다는 가능성과 재능을 믿어주시는 부모가 부러운건 사실이에용)


치니 2009-07-28 13:20   좋아요 0 | URL
아이를 키우다보면, 어느덧 내가 키우는게 아니고 이 아이 덕분에 여전히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고맙다 생각 들고, 고맙다 생각하면 채찍질은 커녕 그저 안 아프기만 해도 다행이다 하게 되니까, 다 같이 그랬으면 참 좋겠다 생각을 하기도 해요.
아이 뿐 아니라 이 세상 사람들 다 - ^-^; 역시 철 없는 엄마죠.

2009-07-31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31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기서 하린군이 기타 한 대 달랑 들고 공연할 예정입니다.  

날짜는 7월25일 토요일 저녁 7시반이에요. 혹시 그날 심심하시면 삼청동에 놀러오세요 ~ ^_^

상세 정보는 여기 http://blog.naver.com/harin0211/140074553665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웽스북스 2009-07-13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기타 한대 달랑 들고 공연이라니 멋져요. ㅋㅋ. 엄마 닮아서 멋진건가봐요. 우훗. 그런데 치니님 네이버 블로그가 제목만 뜨고 내용이 안뜨고 있는중. 혹시 동접폭주? 흐.

치니 2009-07-13 09:38   좋아요 0 | URL
어제 집에서 mac으로 적느라고 이미지 업로드 귀찮아서 네이버 주소 적었더니 ㅋㅋ 뭔가 맥이라 안되는 게 있었나봐요.
지금 수정하였습니다. :)
웬디양님도 니나님이랑 놀러오시게 되면 연락주세요 ~

웽스북스 2009-07-14 00:31   좋아요 0 | URL
힛 ^-^

네꼬 2009-07-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읏흐~ 기대되어요!!

치니 2009-07-13 13:15   좋아요 0 | URL
^-^ 네꼬님이 와주시면 영광이겠사옵니다.

라로 2009-07-13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스케쥴에 포함 시킵니다!!!넘 멋져요, 하린군!!!!!첫 공연인가요????ㅎㅎㅎ

치니 2009-07-13 21:35   좋아요 0 | URL
앗, 나비님 댁이 멀지 않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 감사 ~
밴드로는 해봤지만 솔로로는 첫 공연입니다.
혹시 공연에 실망하셔도 다방에는 만족하실 거니까 과감히 놀러오세요 ~

2009-07-14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4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4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때때로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는 화살처럼 우리 마음속으로 곧장 날아든다. 그리하여 신체의 조성(組成)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그럴 때면 마치 자신이 다시 열일곱살로 돌아가, 다시 한 번 격렬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그러나 그렇게 멋진 체험은 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몇 년에 겨우 한 번 정도 일어날까 말까 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적적인 해후를 바라며 우리는 콘서트홀이나 재즈 클럽에 다닌다. 비록 실망하고 돌아오는 일이 많을지라도."

- <비밀의 숲>중에서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비밀의 숲>을 약간 우습게 보았던 초반과는 달리, 오늘 점심시간에 중반을 읽을 즈음에는 항복한 기분이다.
그래 이 사람이 괜히 하루키냐, 이래서 하루키지, 뭐 그런 마음?

일찌기 (라고 해봐야 H군의 당시 나이 14세), H군은 저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하고자 아래와 같은 짧은 표현을 했다.
"엄마, 엄마는 무슨 음악을 듣다가 막막 찌릿한 적이 있었어?"
있다고 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런 '막막 찌릿한' 감정을 느낀 음악은 자기에게 최고로 편안한 마음을 가져다 주는데,
그 문제의 '막막 찌릿한' 감정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에게 말해봐야 도무지 못 알아먹는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혹시 하고 물어봤는데,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엄마가 그 감정을 안다는 것에 아주 크게 안도한 것이다.

하루키의 적확하고 아포리즘에 가까운 저 문장에 비해 H군의 표현은 거칠고 어리지만,
둘이 말하고자 하는 지점은 같다고 본다.
그래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척 보면 서로 통하는 무언가가 (정말로!) 있다.


댓글(8) 먼댓글(1)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또 점심시간에 만나는 하루키
    from 음... 2009-08-27 16:36 
     지난번에 <비밀의 숲>을 점심시간 마다 야곰야곰 읽는 재미를 잠깐 페이퍼에 끄적인 뒤로, 일주일이면 3-4번 가던 그 커피전문점에 한 2주 뜸하게 안갔더니 다 읽지도 못했는데 그예 책장에서 사라져 있더라.  그래서 다른 책은 없나 하고 빈곤한 - 잡지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소설은 두 권, 미술이나 디자인 관련 책 두 권이 꼴랑 꽂혀 있다 - 책장을 들여다보자니 소설 두 권 중에 한 권은 역시 하루키다. (이 쯤에서 이 집
 
 
다락방 2009-07-0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은 뭐죠?

분명히, 분명히 제가 가지고 있는 하루키의 에세이집들과 겹치는 이야기들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의 숲』이라는 이 책은 제가 가지고 있질 않으니, 저는 이 책을 지르겠어요. 지르고 말겠어요!!


저는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 둘다 사랑해요. 하루키의 소설에도 유머는 넘치니깐요! :)

치니 2009-07-06 14:10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던 책인데, 다른 하루키 책에 비해 홍보가 덜 된 책 같아요.
그냥 수수하게 회사 근처 커피숍에 뷰티 잡지들이랑 같이 꽂혀 있더라구요.:)

하루키가 장기간 어떤 신문에 게재한 칼럼들을 모은 것이니까, 다른 에세이집의 내용들과 겹치는 거 있을 거에요.
다락방님, 하루키 팬이시구나. ^-^

라로 2009-07-0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루키의 표현보다 H군의 표현이 더 원초적이라 좋아요!!!!
저와 H군은 막막 친해질거 같다는~~~~YAY

치니 2009-07-07 11:02   좋아요 0 | URL
ㅋㅋ 더 원초적이긴 해요.
nabee님이랑 H군은 잘 어울릴 것 같은 예감이 막막 드네요.

2009-07-08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8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9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09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