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오류는 매우 단순한 가설을 제시한다. 누군가의 뇌에서 일부를 제거하여 감정만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IQ와 다른 기능은 모두 그대로 유지된다. 이것은 지능과 감정을 분리하는 일종의 통제 실험이다. 이제 느낌이나 감정의 방해를 받지 않는 순수하게합리적인 인간이 등장했다. 다마지오의 보고에 따르면, 완전히 비감정적인 사람은 아주 단순한 결정조차 내릴 수가 없었다. 아침에 침대에서일어날 수도 없었고, 이리저리 재기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했다. 충격적인 결과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 모든 면에서 정면으로 배치된다. 감정이 없으면 인간은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학 문제를 풀때도 똑같았다. 뇌의 크기는 같지만, 많은 변수를 놓고 최적화 작업을수행할 때 아주 단순한 판단을 내리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간단한 방법이 필요했다. 감정이 이런 시간 낭비를 막아준 것이다.
허버트 사이먼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가? 감정이 바로 이런 역할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을 ‘이성을 돕는 윤활유’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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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부를 보존해두면,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을 덜고서 다른 일로 삶을 채우며 나아갈 수 있다.

희석된 고통은 직면한 고통과 결코 같지않다. 술과 자신감의 방정식, 술과 불안의 방정식도 마찬가지다.
칵테일 파티에서 마티니로 얻은 세련됨은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힘겨운 작업을 거쳐서 내면으로부터 얻은 세련됨과 결코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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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은 내 친구 같고 내 자신 같다. 아마 당신도 그럴 것 같다. 당신이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수줍음이 많고, 가족에 대해 불가해한 죄책감이 어렴풋이 있고, 우정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특히나 좋아하고, 자신의 어두운 면과 과잉된 면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걸 잘 다스릴 수 있게 되기까지 방기와 고투를 반복해왔다.
면, 가끔은 자신이 정말로 미친 것은 아닐까 흠칫 놀라고, 평범함을 지극히 사랑하고,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들에 자기 경험을 겹쳐두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누가 알아주든 아니든, 자신이 명랑한사람임을 잊지 않고 있다면, 이토록 명랑한 사람의 마지막 저서 속에서 나는 실컷 웃었다. 웃고 나서야 알았다. 캐럴라인에게 내가 강렬한우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인생은 그 자체로 우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김소연 시인

60세 이후 삶에 관한 에세이를 모은 《시간의 마지막 선물TheLast Git of Time》에서 작가 캐럴린 하일브런은 자신이 삶에서 달성하고자 평생 애써온 이상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사적인공간이 충분하되 지속적인 교유가 있는 상태다. 하일브런에게 사적인 공간은 시골의 작은 집이라는 형태로 실현되었고, 교유는 가족과 소규모의 친밀한 친구들로 충족되었다. 하지만 하일브런의글을 읽다 보면, 이 조합은 우정으로 조절된 프라이버시 - 물리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넘어선 일이라는 느낌, 그 조합을 키워내는일은 오히려 주로 감정적인 작업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자신에게는 시골의 작은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집을 찾아내는일, 또한 공감해주는 남편과 친밀한 친구들과 심장과 영혼을 모두사로잡는 일을 찾아내는 일, 이것은 가공할 만한 작업이고, 종종평생 추구해야만 하는 작업이며, 하일브런도 60세를 훌쩍 넘기고서야 비로소 적절한 균형을, 혼자 있는 시간과 남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적절한 혼합을 달성했던 것이다.- P23

수줍어하는 사람들은 나보다 편안하니까 그들이 나를 봐줘야 해,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은 좀 헷갈린다는 이웃의 말을 듣고 보니 좀 까다로운 의문들이 떠올랐다. 수줍어하는사람들이 비록 부지불식간이기는 해도 특수한 형태의 힘을 휘두르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 어떤 사람의 수줍음을 본인만 경험하는게 아니라 그의 주변 사람들도(수줍음을 타는 안 타든) 경험하는 게아닌가 하는 의문.

고독은 종종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배경으로 두고즐길 때 가장 흡족하고 가장 유익하다.- P48

깊은 사랑은 이토록 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어른이 된뒤 대부분의 기간에 이런 강렬한 감정에 따르는 위험을 피하려고만 꽁지 빠져라 애써왔다는 사실을. 나는 내 개를 사랑한다. 따라서 개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 봐 두렵고, 개가 내게 주는 깊은 즐거움이 언젠가 그만큼 깊은 고통으로 바뀔까 봐 두렵다.
이게 무슨 새로운 통찰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오랫동안 스스로가 이 깨달음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아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의미에서, 개가 내게 일으키는 복잡하고 어둡고강박증적인 감정들을 나는 뭐든지 환영한다. 개는 사람에게 진정한 애착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기회를 준다. 비교적 안전하지만 진실된 방식으로,-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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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림법: 기준점 효과

오늘 아침 나도 실증 분석을 시행했다. 호텔 접수계 직원에게 공항까지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었다. 내가 "40분 걸리나요?"라고 묻자,
직원은 "35분 정도 걸립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프런트 여직원에게 공항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는지 물었다. 여직원은 "아니요, 약 25분걸립니다" 라고 대답했다. 내가 소요 시간을 재보니 31분이었다.
바로 이런 기준점 효과 때문에 사람들은 순자산 총액 대신 어떤 기준 금액으로부터의 증감에 반응한다. 경제학자들은 어떤 사람이 50만달러를 보유했을 때보다 100만 달러를 보유했을 때 더 만족한다고 주장하므로, 이런 기준점 효과는 경제학 이론과 중대한 갈등을 일으킨다.
앞에서 우리는 존의 재산이 1,00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로 줄어드는모습을 보았다. 그는 재산이 줄어 100만 달러가 남았을 때보다 무일푼에서 시작하여 50만 달러를 모았을 때 더 행복했다.-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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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을 제시하는 사람과 그 사상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다르다는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다만 흥미로운 행태만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는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상을 좋아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일은 즐기지않는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아주 최근에야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인간은 유전적으로 합리적인 사고나 행동이 어려운 존재다. 인간은 다만단순한 환경에서 유전자 전달 확률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졌을 뿐이다), 역시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극단적으로 자기 비판적인 조지 소로스가 오히려 포퍼보다도 더 포퍼답게 살고 있다.-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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