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사람들이 환경에 의하여, 또는 자기 의지에 의하여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예전에는 나도 그렇게 믿었지만). 작가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질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나 소설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 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면 이런 책을 쓴다는 것부터가 시간 낭비일 것이다.

    2024-04-08 17:45:10
  • 글 쓰기에 대한 책에는 대개 헛소리가 가득하다. 그래서 이 책은 오히려 짧다. 나를 포함하여 소설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에 대하여 그리 잘 알지 못한다. 소설이 훌륭하거나 형편없다면 그것이 무엇 때문인지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책이 짧을수록 헛소리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2024-04-08 17:43:49
  • 우리는 작가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느냐고 묻는 일은 절대로 없다. 자기 자신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2024-04-08 17:42:44

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내가 처음으로 두 건의 기사를 제출하던 그날, 굴드는 그 밖에도 흥미로운 조언을 해주었다.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자기가 할 이야기의 내용을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 ─ 어쨌든 자기 능력껏 올바르게 ─ 써놓으면 그때부터는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비판도 그들의 몫이다. 

역시 좋은 글이란 사람을 취하게 하는 동시에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바위처럼 침착한 사람들도 미친 듯이 성교에 몰두할 수 있다면 ─ 적어도 성교 중에는 정말 얼이 빠져버린다면 ─ 글쟁이들이 제정신을 유지하면서 살짝 돌아버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글쓰기는 외로운 작업이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굳이 믿는다고 떠들지 않아도 좋다. 대개는 그냥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가 그렇듯이 작가도 처음에는 등장 인물에 대하여 그릇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이에 버금가는 깨달음은, 정서적으로 또는 상상력의 측면에서 까다롭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작품을 중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점이다. 때로는 쓰기 싫어도 계속 써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형편없는 작품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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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4-04-1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자기가 알려준 일기 (?) 가끔씩 읽어. 거기다 댓글을 달아도 되는지 몰라서 그냥 읽고만 오는데 넘 좋더라. 자기 올린 거 보면서 먹고 싶은게 많아져서 문제지만. 제주도도 넘 가고 싶어지고.ㅎㅎㅎㅎㅎㅎ 하린이는 예상대로 멋진 어른이 되어 흐믓하고. 하린이 음악은 어렵지만.^^;; 암튼 오늘 나도 뭔 바람이 불어서 알라딘 왔다가 손녀 사진 하나 올렸어. ㅋㅋ 할머니 같은 짓을 하고 있지.^^;;

치니 2024-04-14 19:24   좋아요 1 | URL
앗 통계를 가끔 보면 글 하나에 읽은 회수가 열 번도 안 되게 나오는데 그중에 언니가 있었군요! 😂
잊지 않고 들러주셔서 고마워요 🙏🏼 만날 그렇고 그런 일기라 ㅎㅎ 그야말로 기록 차원에서 적는 거지만 블로그에 적는 건 기본적으로는 교류를 원하는 맘을 깔고 적는 거라, 언제든지 편하게 댓글 주시면 저야 기쁘죠! 😍
언젠가 제주도 오셔서 함께 맛난 거 먹으면 참 좋겠다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