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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전집 1 - 소크라테스의 변론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 2017년 개정판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플라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7년 4월
평점 :
고대 세계에서 이른바 성인들이라고 불리우는 인물들이 말과 사상을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알수 있는 것은 그들의 언행을 기록한 책들이 있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부처님의 말씀이 담긴 불경이나 예수님의 말씀이 담긴 신약성경이 있는가하면 공자의 말씀이 담긴 논어등이 있다.
그런데 부처나 예수 혹은 공자들이 실제 불경이나 신약성경 논어등을 저술하진 않았다.대부분 그들의 제자들이 스승의 언행을 기억했다가 후일 이를 기록하여 책으로 만들고 후대에 걸쳐 그 언행을 전수했기에 지금의 우리가 그분들의 가르침을 받을수 있는 것이다.
그리스의 대철학자로 악처 크산티페의 남편으로 더 유명하며-실제 크산티페가 악처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과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고 한다-, 아테네 시민들에 의해 기원전 399년에 고소되어 사형을 당해 독배를 마시면서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소크라테스 역시 살아 생전 단 한권의 저술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소크라테스란 철학자를 기억할수 있는 것은 소크라테스의 수제자 플라톤이 스승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스승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여 대화를 주도하는 25편의 대화편과 스승이 변론하는 장면을 기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출판했기에 그를 알수 있었던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이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은 이성 우위의 전통을 가진 서양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서양의 2000년 철학은 모두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철학자 화이트헤드),"철학은 플라톤이고, 플라톤은 철학"(시인 에머슨) 이라 평가받는데 살아생전 35편의 대화편과 13편의 서간을 남겼다고 하는데 국내에 상당수 번역되었다.
그의 저작중 가장 중요한 것은 흔히 플라톤의 4복음서라고 전해지는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파이돈,향연으로 모두 초기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아테네 시민에게 고소당한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으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 무지를 깨우쳐 주었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선다.델포이 신탁 "소크라테스가 첫째가는 현자이다"에 대해 그는 사람들에게 무지를 깨우치는 일이 신의 뜻이라 믿고 저 유명한 산파술로 사람들에게 자신의 무지함을 일깨워 주고 용기나 정의 등에 관한 윤리상의 개념을 설교하고 다녔는데 그 과정에서 앙심을 품은 사람에게 고소당해 결국 독배를 마시고 죽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제 떠날 때가 왔다. 나는 죽기 위하여,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그러나 그 어느 것이 더 행복한가에 대해서는 신 이외에 아는 자는 없다." 이것이 이 글의 마지막 구절이다.
<크리톤>
크리톤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쓴 짧지만 중요한 대화편인데 이 책에도 역시 소크라테스가 등장하여 사형전에 부유한 친구인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에게 인간적이고 친구의 도리로 탈옥을 권유하자 소크라테스는 그 권유에 대해 정의와 법의 관점에서 반박논변을 펼치면서 국가와 법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한다.이 편에선 정의와 법 사회계약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후 서양의 일반 철학과 법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다.
<파이돈>
파이돈은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 중 하나로서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사형 집행전을 다루는데 소크라스테의 제자중 한명인 파이돈이 소크라테스 최후의 날의 상황을 친구인 에케크라테에게 들려 준다는 내용이다.
소크라테스는 영혼은 육체라는 어둔운 유리를 통하여 보기에 진리를 정확하게 알수없으므로 참다운 지를 사랑하는 자는 살아생전 육체를 정화해야 되는데 죽음은 영혼이 감옥인 육체를 떠나는 것이므로 슬퍼할 필요가 없다며 태연히 톡배를 마신다.
파이돈에는 영혼의 불사론을 다룬 플라톤 고유의 이데아론이 등장한다.
<향연>
향연은 플라톤의 중기 대화편 중 하나로서 파이돈에 이어 써졌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역시 소크라테스외 8명이 등장하여 각자가 에로스를 찬미하는데 소크라테스는 에로스는 처음에는 육체의 미, 다음에는 정신의 미, 그리고 최후에는 미 자체의 세계로 사람들을 들어가게 하여 사람은 참다운 덕을 낳고 불멸하면서도 행복하게 추구하게 만들기에 에로스를 찬미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하는데 이는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린 플라톤의 '연애론'이라고 여겨진다.
플라톤이 저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론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은 플라톤의 4복음서라고 불리울마큼 플라톤 철학의 핵심을 이루는 저서인데 이 4편에 모두 소크라테스가 주요 화자로 등장한다.
그래선지 읽다보면 마치 성경의 예수님 말씀처럼 책속의 내용과 주장이 실제 소크라테스가 살아생전에 주장한 것을 플라톤이 그대로 적은것인지 아니면 플라톤의 자신의 주장과 철학을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 말한것인지 아리송하다.둘다 서양 철학사에서 그 비중과 위치가 엇비슷할 만큼 위대한 인물들이라 어느 한사람의 주장이라고 단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변론 / 크리톤 / 파이돈 / 향연은 사실 몇천년전에 지어진 책이다.그러니만큼 21세기 현재에 과연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이 책들은 현대 서양 철학의 근본을 이루고 인문학의 가장 기초적인 고전인기에 자신의 인문학적인 소양을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봐야 될 책이 아닌가 싶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