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를 좋아해서 자주 읽는 편이다.추리 소설을 좋아해서인지 만화도 추리 문화를 좋아하는 편이데 예를 들면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 같은 책들은 상당히 장편임에도 재미있게 보고 또 소장용으로 드물게 사모우기도 하는 편이다.

그리고 항상 집에서 라면만 끓여 먹는 신세다 보니 맛있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가 있어선지 이른바 요리 만화도 상당히 즐겨보는 편인데 맛의 달인이나 아빠는 요리사,초밥왕 같은 만화역시 대여점에서 빌려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몇 년전부터 주로 읽은 만화들은 허영만 화백의 식객을 제외하곤 거의 일본 만화가 아닌가 싶다.어렸을적에 만화방에 가서 만화를 보면 그래도 한국 만화가들의 작품-예를 들면 이현세,허영만,황재등등-을 다수 볼수 있었는데 일본과의 문화개방이후 일본 만화가 봇물치듯 밀려들면서 한국 만화가들대신 일본 만화가들의 작품이 대세를 이루게 된 것 같다.
일본 만화의 경우 우리보다 역사가 오래되었고 우리와는 달리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을 다수 선보이고 일본인의 특성답게 한 우물을 파는 전문적인 만화가가 많다보니 아무래도 재미라는 측면에서 우리 만화보다는 일본 만화가 더 어필하지 않았나 싶다.물론 여기에는 일본문화의 소재나 내용을 베낀 우리 만화가들의 잘못도 있는데 우리 만화이줄 알고 보았던 작품중에는 나중에 일본 만화를 베낀 것이 있어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아무튼 일본 만화의 대 공습과 대본소 만화시장의 쇠퇴,그리고 만화를 나쁘게 보는 사회적 시각탓에 우리 만화시장을 급속도록 위축되었고 만화가들의 작품을 발표할 공간이 줄어게 되는데 이는 기존의 만화가뿐 아니라 만화를 사랑하기에 만화계에 뛰어는 신진 만화가에게는 더욱 더 치명적인 타격을 주게 된 것 같다.

이처럼 창작 공간이 줄어들게 되자 대부분의 신예 만화가들은 인터넷 공간에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게 되는데 이를 흔히 웹툰이라고 하는데 웹툰(webtoon)은 웹(web) 카툰(cartoon, 만화)의 합성어로, 인터넷에 출판되는 형식의 만화를 의미한다.

웹툰을 그리는 만화가들은 기성세대처럼 만화책 자체의 수익창출로 이익을 얻기 보다는 대체로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급여를 받으면서 원고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생활한다.무슨 말인가 하면 웹툰 자체는 무료 컨테츠이기에 만화자체로 돈을 벌수가 없기에 포털은 포털은 작품의 흥행여부, 상품가치 유무를 확인하고 작가의 원고료를 산출하여 분기별로 돈을 주기에 웹툰을 하는 작가들의 수익은 현저히 낮은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웹툰 만화가들 중에서도 스타는 나오는 편인데 아마 가장 유명한 사람이 강풀이 아닌가 싶다. 순정만화,아파트,그대를 사랑합니다, 바보등 많은 작품을 발표한 강풀은 그의 작품이 영화화 된 것도 상당수 있을 정도로 웹툰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할 수있다.
강풀외에도 트레이스(고영훈),신과 함께(주호민)등도 유명 웹툰 작가인데 이들과 함께 유명세를 함께하는 작가가 바로 미생의 저자 윤태호가 아닌가 싶다
.

웹툰을 잘 보지 않는 분들이라면 미생의 작가 윤태호가 누규?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니 영화 미끼의 원작자로 한다면 아하 그 영화를 원작인 미끼의 만화가라고 아실분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
이끼를 본 사람이라면 알수 있듯이 다른 웹툰 작가들이 주로 세련되고 감각적인 기법으로 국적 불명의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다면 윤태호는 현대적이면서도 현실감이 있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끼와 같은 강한 임팩트를 독자들에 준 그림은 그린 윤태호 작가는 미생에서는 다소 부드럽다면 부드러운 소재인 직장인의 생활을 가지고 다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하지만 이끼에서 보여준 내공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생은 웹툰 연재 내내 네티즌 평점 1위를 계속 고수하고 있고, 얼마 전에는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부문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미생은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하고종합상사의 인턴사원으로 들어가 좌충 우돌하며  상사들에게 일을 하나둘씩 배워나가 결국에는 계약직이지만 정식 사원증을 목에 건다는 성공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프로기사 입단 시험에 떨어진 주인공의 눈물이 애처롭다.프로기사에 뜻을 둔 이들중에는 학업을 중퇴한 이들도 있기에 기사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운동선수가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운명이다>
 

바둑 연구생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그런지 아니면 작가가 바둑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특이하게 책 처음에 조훈현 9단과 섭위평 9단이 맡붙었던 1988년 제 1회 응창기배 바둑대회(우승상금 40만불)을 다룬다.

지금이야 한국바둑이 세계 바둑을 호령하고 있지만 88년에는 일본 바둑이 세계를 호령할때고 중국에선 섭위평이 나와 일본 바둑의 대가들에게 11연승을 거두어 바둑 종주국 중국의 위상을 높이던 때였던 반면 한국은 바둑의 변방으로 취급받던 떄였다.

미생은 응창기배 결승전 5번 대국의 기보를 하나씩 다루면서 책을 시작한다.

 

 

미생은 개인적으로 허영만의 미스터 Q이후로 재미있게 본 샐러리맨을 주인공으로 한 만화다.물론 샐러리 맨 만화의 레전드라고 할수 있는 시마과장-이후 시마과장의 성공이후 시마씨는 사원부터 사장까지 각 단계별로 작품이 나왔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본의 직장생활과는 다른 한국의 직장생활을 매우 현실적이며, 우리네 평범한 직장인의 삶과 애환을  밀접한 그리기 때문인데 아무 이 작품을 읽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할 거란 생각이 든다

실제 미생을 보면 상당히 회사 업무에 정통하지 않으면 그리지 못할 내용들이 있는데 실제 회사 생활을 하지 못한 작가가 어떻게 이리 잘 알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보니 실제 몇 명의 종합상사원과 소통을 하며 작품을 그렸다고 하니 실감이 날수 밖에 없단 생각이 든다.

 

미생은 이처럼 현실감 있는 내용을 만화로 그리면서 직장인들이 공감을 샀기에 네티즌의 평점 1위를 받았고 이처럼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처럼 좋은 작품이 현실적인 작품을 내놓을 마땅한 지면이 없어 웹툰으로 선보이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
웹툰은 결국 무료 서비스이기에 이를 보는 사람들이 웹튠은 무료라는 인식을 갖게되어 비록 단행본으로 나와도 판매율이 저조할수 있기 떄문에 작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해 수많은 재능있는 만화작가들의 창작력을 꺽기 때문이다.

미생을 보면서 이런 좋은 작품들이 웹툰이 아닌 다른 지면에서 만나고 독자들도 작가들의 정당한 노력에 비용을 지불하는 마음 자세를 갖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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