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을 - 시험 잘 보며 세상 바꾸기
버텔 올먼 지음, 김한영 옮김 / 모멘토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한때 마르크스란 말이 국내에 금기시 되던 때가 있었다.지금 한창 종북 논란으로 소란스러운 통합 진보당의 이정희 전대표나 이석기 의원이 대학을 다니던 시절인 80년대에 특히 그러했는데 군사 독재 정부 시절이라 그런지 마르크스의 마 자만 나와도 학생들이 잡혀가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폭압이 난무하던 시절에도 지식에 대한 목마름에 가득찼던 이들은 마르크스의 원서를 읽던지 아니면 당시 연변에서 출간된 마르크스 전집등을 몰래 가져와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해체되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더 이상 군인 출신 대통령이 나오지 않게되면서 자본론등 마르크스의 책들도 하나 둘씩 정상적으로 번역되었지만 과거와는 반대로 그의 책들은 더 이상 읽혀 지지 않게 된다.

 

마르크스의 책이 어떻게 보면 오래된 화석 같은 책이란 느낌이 들어 젊은 독자들이 안 읽으려고 할 수도 있지만 내용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기에 아무나 쉽게 읽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나 역시도 자본론을 읽고자 도전해 보았지만 백과사전 두께의 5권짜리 책을 보는 순간 그만 오금이 저려 읽는 것을 포기했을 정도다.

게다가 21세기에 사는 현재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젊은이들은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면서 취업에 필요한 스펙 쌓기에 전전긍긍하고 있기 때문에 150년전에 나온 마르크스의 이론을 살펴볼 여력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른바 신 자유주의 여파가 전 세계 경제에 어떤 나쁜 영향을 끼쳤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자본주의 과실을 만끽한 일부 부유층들의 모략에 의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 세계의 많은 서민층들이 돌아가 직장을 잃고 가정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본주의 모순점을 150년전에 간파한 사람이 바로 마르크스이지만 그의 이론에 다시금 귀를 기울이고 분노해야 될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신 자유주의 말석에라도 끼기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수많은 시험 준비를 하면서 스펙 쌓기에 연연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인 것이다.

 

이런 부조리하면서도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저명한 마르크스주의자이며 미국 뉴욕대 정치학 교수인 버텔 올먼는 한가지 재미있는 제안을 한다.

“나는 학생 시절에 시험을 수백 번 봤고, 교수로 재직한 35년 동안 그보다도 많은 시험을 출제했다. 그러는 사이 시험에 대해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런 것들을 가르쳐줄 마음이 별로 없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자본주의, 즉 우리 사회의 부를 생산하고 분배하는 체제가 어떤 건지를 여러분에게 알려주는 것인데, 그 주제에 끌리는 학생은 별로 없을 테다. 하지만 시험에 관한 나의 도움말은 듣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래를 하자.여러분이 나의 자본주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준다면, 시험을 최대로 잘 보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점들을 말해주겠다. 이 책은 우리의거래가 될 것이다. 약속하건대, 여러분은 사실상 모든 과목에서 성적을 틀림없이 올려줄 요령을 얻게 된다. 그 대가로 내가 정말로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문제에 대한 장황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가급적 딱딱하지 않게 이야기할 테니 읽는 것만으로는 그리 고생하지 않을 것이다.”  

<ㅎㅎ 학생들에게 시험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즉 저자는 학생들이 학점을 따기위해 꼭 필요한 시험에 좋은 성적을 올리는 방법을 공개할 테니 바로 자본주의 문제점에 대해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학점과 스펙 쌓기에 혈안이 된 학생들의 입장에선 불감청이언정 고소언이 아주 귀가 솔깃한 제안이 아닐수 없다.하지만 버텔 올먼 교수의 시험을 잘 보는 노하우만 읽고 머리 아픈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이론 따위는 그냥 휙 던져 버릴 요량이었다면 큰 오산이다.

 

교수란 직업이 학생의 머리 속을 훤히 꿰뜷고 있다 보니 저자는 각 장마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와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교묘하게 배치해서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근데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을 가한 책이지만 예전에 읽다 포기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처럼 읽는이로 하여금 질리게 만드는 그런 책은 전혀 아니다.

글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삽화와 유머스러운 일화도 있어서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가 나서 마지막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도록 하는데 저자의 오랜 대학 강의 실력탓인지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은 매우 쉽고 재미읽으면서도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가지고 있는 모순점들을 하나하나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간 마르크스 관련 도서들을 수박 겉 핧기 식으로 읽은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상당히 어려워 쉽게 이해가 가질 않았는데 이 책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은 노동자들의 현실이나 자본가의 속성드에 대해 여러 예를 들면서 설명해 주기에 보다 쉽게 마르크스의 이론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 생각된다.

 

"자본가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디까지 나아가는거? 그건 얻어낼 수 있는 이익이 어느 정도인지에 달려 있다. 마르크스는 일찍이 150년 전에 이렇게 언급했다. "적절한 이윤이 보이면 자본은 아주 용감해진다. 10%의 이윤이 보장된다면 자본은 어디에든 투자된다. 20%가 보장되면 자본은 활기를 띠며, 50%라면 대담무쌍해진다. 100%면 인간이 정한 모든 법을 짓밟을 용의가 있으며, 300%가 되면 망설일 범죄가 없고 무릅쓰지 못할 위험도 없어서 자본주가 교수대에 설 위험까지 불사할 것이다. 많약 소란과 분쟁이 이윤을 가져다준다면 자본은 거리낌 없이 소란과 분쟁을 부추길 것이다."

<이 그림을 보니 우리나라 재벌들이 생각는 것은 왜일까??>

책속에 이런 내용이 있는데 마르크스가 150년전에 지적한 내용들이 현재 대기업이 동네 상권까지 차지하려고 덤벼드는 우리 현실임을 깨닫는 순간 자본주의 속성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박당선인이 비판했듯이 땅에 투자하는 대기업의 행태나 재벌 2~3세들이 부모의 도움으로 쉽게 돈을 벌려고 동네에 빵집까지 여는 행태와 같이 중소 업종에 마구 진출하는 것은 돈을 벌려면 무슨짓이든 한다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르크스와 함께 A학점의 저자는 자본주의의 불편한 속성을 학생들에게 가리키기 위해 시험을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켜 준다.근데 전혀 관게가 없을 것 같은 두 이야기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서로 불가분의 관계임을 깨닫게 되는데 자본주의의 모순이 시험제도의 모순과 일맥 상통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요즘 화두가 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우리 사회의 자본주의 모순을 한두개가 아님을 누구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확실히 현재의 자본주의 불확실하고 모순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 그 모순을 개혁할 사람들은 누굴일까? 이번에 새로 당선된 대통령 당선인일까?

아니 그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서 뜨거운 열정을 표출했던 20~30대들이 아닐까 싶다.이 책은 바로 그 사람들이 읽어야 될 책이 아닌가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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