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6
S.S. 반 다인 지음, 안동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파일로 번스 시리즈의 저자인 월리엄 헌팅턴 라이트는 앞선 리뷰에서 말했듯이 하버드대학원을 나와 예술 평론가로 맹 활약 하던 사람이었는데 병을 앓아 요양 생활을 하면서 의사로부터 무거운 주제의 책들을 독서하는 것을 금지당해 가벼운 읽을 거리로서 추천받은 추리소설을 2,000권이나 독파하고 추리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라이트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예술 평론과 관련 다수의 책을 저술했지만 평판에 비해서 수입이 적어서 추리 소설을 집필하게 되는데 앞서 말한대로 그의 책들은 현대문학계에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자기 본래이름으로 미스터리 소설을 집필했다가는 예술 평론집들의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을 두려워해 할머니의 성인 반다인(Van Dyne) Y I로 바꾸고 기억하기 쉬운 약자로서 증기선 (Steam Ship)의 머리글자를 따서 S.S.반 다인을 필명으로 쓰게된다.

반다인은 비록 수입 문제로 추리 소설을 쓰게됬지만 예술 평론가란 자부심때문인지 기존의 추리 소설에서 벗어난 새로운 구성을 짜내고 범죄사건 해결에 심리적 분석이란 추리를 적용하는 특색있는 주인공을 창조하는데 처음에는 반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세 작품만 구상했다고 한다.

첫번째 작품인 벤슨 살인사건과 두번째 작품인 카나리아 살인사건은 기존의 미국 추리 소설의 기록을 깼다고 하는데 세번째 작품인 그린 살인 사건은 1928 4월에 간행되어 나오자마자 한 달 만에 온 미국의 최고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린 살인 사건의 반년 동안의 수입은 그의 15년 동안에 걸친 문단생활의 총수입보다 훨씬 많았다고 한다.

 

반다인의 작품중 1~2위 손꼽히는 그린 살인 사건은 제목 그대로 뉴욕 한 복판, 유서 깊은 저택인 그린 집안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뉴욕의 유서 깊은 그린가에는 25년동안 그린 가에 살아야지만는 상속권을 준다는 아버지의 유언떄문에 미망인과 5명의 자녀가 함께 살고 있지만 이들은 서로 적개심을 가지며 다투는 사이다.이런 그린가에서 큰딸 줄리아와 막내(양녀) 에이더가 저격당해 줄리아가 사망하는 살인사건이 벌어지는데 큰 아들 체스터는 지방검사에 매컴에서 사건을 의뢰하지만 그 역시 살해되고 이에 번스가 개입하여 사건을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그린 살인사건은 앞선 벤슨 살인사건이나 카나리와 살인사건과는 그 스케일을 달리하는데 무려 5번의 살인과 미수 사건이 등장- 줄리아 저격 살인에이더 저격미수/체스터 살인사건/ 렉스 살인사건/에이더 독살미수/그린부인 독살사건-이 한다는 점이다.

고전기 추리 소설치고는 다수의 살인 사건이 등장해서 그런지 당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초 베스트셀러였던 그린 살인사건은 개인적으로 파일로 번스가 등장하는 반다인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사건의 반전과 진상이 놀라운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번스가 책속에서 매컴에게 말하는 장황한 인용구와 그에 대한 작가 및 역자의 주석,현학적인 문체는 여전히 책 읽는 속도를 더디게 하는데 특히 이 책에는 뉴욕의 오래된 그린가과 연관되다 보니 사건과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건축양식이나 고미술품에 대한 지루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저자가 자신의 전공인 예술분야의 지식을 마음껏 쏟안는 점이 일부 독자한테는 매우 지루한 감을 주어서 읽다가 책을 던져 버리게도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게다가 그린 살인 사건은 국내에선 오로지 동서 추리-70년대 동서 추리 번역을 21세기 동서 dmb에서 그대로 이용-에서만 나왔기에 특히 번역(일어 중역)에 다소 문제가 있어 가끔씩 ㅇ게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린 살인 사건은 본격 추리 소설이지만 심리적 분석 탐정인 파일로 번스가 등장하는 책 답게 5건의 살인 사건이 등장하지만 특별하게 놀랄만한 트릭은 없다고 생각된다.대 부호인 그린가의 상속권이란 동기가 워낙 강력해서 그린가의 상속인중에 살인자가 나올것이란 예상을 하게 되지만 작가는 독자의 그러한 예상을 교묘하게 피하며 책 말미에 놀라운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살인자가 워낙 능수능란해서-뭐 이건 작가가 너무 살인자에게 공을 들였단 생각이 드는데-증거를 남기지 않기에,탐정인 번스가 마지막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하는 부분은 증거에 기초해 범인을 압박하고 자백케 하는 본격 추리물로선 다소 아쉽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5건의 살인 사건에 사용된 트릭들이 그닥 깜짝 놀랄만한 것이 없어 다소 실망스럽긴 하지만-이 책을 꾹 참고 읽어보면 아마 무슨 말인지 알것이다-파일로 번스가 등장하는 반다인의 작품은 현란한 기계적 트릭보다는 절묘한 심리묘사와 작가의 폭넓은 지식에서 나오는 현학적 문장들이 특징이기에 추리 소설 황금기의 본격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강추하는 바이다.

 

특히 이 책에 쓰여진 살인자의 트릭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에서도 나온는 트릭인데 이 부분을 비교해서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고 특히 같은 미국인 작가인 앨러리 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y의 비극과도 상당히 유사하기에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면서 읽는것도 상당히 재미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