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없는 사람 문학과지성 시인선 397
심보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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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를 그닥 잘 읽질 않지만 가끔씩 마음이 공허할 때 시를 읽는 편이다.이 책 눈앞에 없는 사람도 출판사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구매한 것은 아니고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책상위에 있는 시집을 살짝 가져온 것이다.친구야 미안해~~~~

 

사실 시란 것은 저자의 주관적 느낌을 독자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기에 리뷰하기가 참 뭐한단 생각이 든다.그래서 이 시집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 한귀절을 옮겨 적는다.

 

사랑은 나의 약점

 

당신은 내게 어느 동성애 운동가의 시를 읽어준다

강렬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시를

내 언어가 결코 가닿지 못한 슬픔의 세계가

밤하늘의 성좌처럼 선명한게 펼쳐진 시를

나는 고통스럽다

반은 질투심에, 반은 감화되어

그러나 나는 다만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다 참으로 오랜만에

진실된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한 명의 유순한 독자가 되어

 

시를 읽고 난 후 당신은 내게 웃으며 말한다

당신이 동성애자였다면

이렇게 좋은 시를 쓸 수 있었을 텐데

나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 당신의 유일한 약점이군요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당신의 위트 섞인 선의 아래에는

아주 날카로운 메시지가 숨어 있다

내가 중산층 이성애자 시인이라는 사실

그것은 유일한 약점이 아니라

나의 본질적인 한계가 아닌가?....

 

사랑은 나의 약점은 시의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인데 사람은 누구나 사랑에 약한 법이란 생각이 든다.하지만 저자 심보선은 사랑을 아름다운 연시가 아닌 자기 성찰로 삼는 것이 특이해서 종종 이 시를 읽으면서 과연 시인은 무슨 생각으로 이 시를 지었을까 생각해 본다.

나한테도 언제 사랑은 나의 약점이 올것인지 무척 궁금해 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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