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 하우스는 생겨난지 얼만 안된 신생 출판사인 것 같은데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북스피어에 있던 분들이 따로 나가 독립한 출판사인 것 같다.
그래선지 아직 제대로 된 홈피는 없는 것 같고 블로그로 대신하는 것 같은데 페이퍼 하우스는 자신의 출판사를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페이퍼하우스는 김내성 선생님의 장편추리소설 <마인>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작 코넬 울리치의 <검은 옷을 입은 신부>, 해리 터틀도브 외 걸출한 작가들의 단편을 모은 <장르라고 부르면 대답함>까지 추리, 판타지 작품이 위주가 된 단행본을 출간하는 출판사입니다.
이 작은 출판사가 꿈꾸는 문화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인간의 삶에서 정신적으로나 행위적으로,그 어떤 형식으로든지 반영되어 나타나는 문화라는 폭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앞으로 어떤 가치를 일구어 갈 수 있을지,어떤 방식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페이퍼하우스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장담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모습이 되리라, 확고히 약속할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방향을 둘러보기를 주저하지 않고,자칫 그 모습이 좌충우돌하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서슴없는 시도와 모험을 통해 일단 한번 부닥쳐보고자 합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시작'하는 우리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을 듯 합니다.
페이퍼하우스의 줄기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추리, SF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소설작품은 물론이고, 좀더 다채로운 분야로도 관심을 기울여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
페이퍼 하우스는 추리, SF등의 다양한 소설 작품을 소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 그 포부중의 하나가 고전 추리 걸작선이다.
현재 두 작품이 발간되었는데 세계 최초 장편 추리 소설인 에밀 가보리오의 ≪르루주 사건≫과 코난 도일의 첫 장편 소설 ≪주홍색 연구≫,를 번안한 붉은 실 이다.
모두 고전의 반열이 들어선 두 작품중 에밀 가보리오의 ≪르루주 사건≫은 수십년전에 국내에서 번역된후 절판된 작품이라 재 출간을 적극 환영하지만 도일의 주홍색 연구는 이미 많은 출판사에서 번역된 작품이기에 다소 아니한 기획이 아닌가 싶었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두 작품 모두 색다른 기획 작품이다.
이 두 작품은 모두 현재 새로 번역된 작품이 아니라 우리나라 근대 문인들의 손끝에서 재탄생한 작품들로 안회남은 ≪르루주 사건≫을 원작 그대로 충실히 번역해냈으며,천리구 김동성은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를 번안하여 ≪붉은 실≫이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한다.
즉 페이퍼 하우스에선 위 두작품을 현재 번역가 번역한 것이 아닌 과거에 번역,번안된 작품을 발굴해서 다시 편찬한 것이다.
이 경우 출판사에선 번역비나 저작권료등을 지불하지 않고 책을 만들수 있기에 상당히 경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뭐 생각에 따라서는 비난의 요소도 상당히 많다),경제력이 약한 신생 출판사에선 어떻게 보면 좋은 전략이란 생각이 든다.하지만 단점이라면 45년 이전에 발행된 추리 소설들의 경우 현재까지 남아있는 책들이 별로 없어서 이를 발굴하는 것이 커다란 문제점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 두 작품은 1920년대 후반 이후 창작 추리소설의 등장 이전까지 대중들의 근대적 서구 문화에 대한 갈망과 추리소설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던 것은 번역• 번안 작품들로서 현대의 독자들에게 20년대 이전의 옛 문체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페이퍼 하우스의 고전 걸작선 시리즈는 현재의 추리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데 고전 걸작선 시리즈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지만 위에서 말한대로 과거 작품들의 발굴 여부에 따라서 시리즈가 존속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
독자의 입장에서 신생 출판사인 페이퍼 하우스에선 아마 버거울지 모르겠지만 고전 추리 소설 걸작선이란 타이틀대로 1930~40년대 이전의 추리 소설을 새로이 번역해서 출간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