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의 창 노블우드 클럽 6
존 딕슨 카 지음, 임경아 옮김 / 로크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요 근래에 들어서 존 딕슨 카의 작품이 반갑게도 다수 번역되고 있다.아무래도 추리 소설이 많이 번역되다보니 카의 소설도 많이 번역되는 것 같은데 70년대 동서추리문고나 삼중당에서 나왔던 카의 책들이 다시 동서 DMB로 재간되긴 했으나 이미 출간된 책들이어서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고려원과 로크미디에서 새로운 카의 작품을 출간하고 있어 매우 즐겁게 추리 고전을 읽고 있다.

존 딕슨 카는 대체로 영국에서 활동하였기에 영국 작가라고 생각되지만 실제는 미국 출신으로 미스테리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나 미국 본격 황금 시대의 거장 앨러리 퀸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본격 추리 소설 황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중의 한 사람이다.
카의 작풍은 상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범죄를 주제로 삼은 수수께끼풀이와 같은 걸작이 많은데 지적이면서도 공포를 자아내는 그의 탐정소설들은 이 장르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그 작풍은 본격중의 본격파로서 「불가능 범죄의 거장」, 「밀실의 카」등 도저히 깨질 것 같지 않은 불가능 범죄 및 밀실 트릭을 취급한 작품이 대부분으로 <누가 했는지〉보다〈어떻게 했는지〉에 중점을 두는 작가라고 할 수 있는데 괴기적인 취미를 곁들인 작품이 많기는 하지만 중심은 어디까지나 트릭과 수수께끼 풀기로서 앨러리 퀸이 시대와 함께 작풍을 변화시킨 것에 반해 카는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본격 미스터리에만 계속 집착했다.

카는 1년에 6권꼴로 평생 70권이 넘는 작품을 썼는데 유다의 창은 에드워드 D. 호크가 불가능범죄 앤솔로지 『All But Impossible』(1981)을 편찬시 밀실 미스터리 장편을 뽑는 인기투표에서 5위에 오른 작품이다. (참고로 『 세개의 관』(동서 DMB)과 『구부러진 경첩』(고려원 북스)이 1위, 4위에 선정되었다).

유다의 창은 부유한 청년 제임스 캐플런 앤스웰은 미래의 장인 에이버리 흄의 초대를 받아 약혼녀의 집을 방문후 예비 장인이 권한 위스키를 마시고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심장에 화살이 박힌 채 시체로 변한 장인과 단둘이 방 안에 남겨져 있게 된다.창도 문도 안에서 잠긴 밀실, 두 사람의 몸에 남은 격투의 흔적, 무엇보다도 살인 흉기에 뚜렷하게 찍힌 그의 지문은 앤스웰을 피할 수 없는 유죄 판결의 심판대에 서게 하는데 무죄를 주장하는 그의 편이 되어 변호해준 사람이 바로 헨리 메리베일 경이다.

80년대 자유추리문고에서 나온 흑사장 살인사건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헨리 메리베일경,통칭 H.M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9대째 준남작으로, 1차세계대전 동안 정보부를 이끌면서 육군정보부의 상부에서 활동했던 거물로 나오는데 흑사장 살인 사건을 보면 법정변호사와 의사 자격도 있어선지 유다의 창에서는 왕실 고문 변호사직을 수락하고 피고의 변호인으로 법정에서 당당한 변론을 전개하면서 검찰 측과의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다.
체중은 90킬로그램이 넘어서인지 배가 나온 비만한 체격에 커다란 머리는 대머리인 헨리 메리베일 경은 안경을 쓰고 외출할 때에는 빅토리아 여왕이 하사했다고 하는 실크햇과 린네르의 파나마모자를 쓰는 독특한 인물인데 책속에서는 극단적으로 게으르고, 잘난 척을 하며, 제멋대로인 성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의 개성과 매력을 발산하는 탐정이라고 생각된다.

본격 추리 소설시기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유다의 창은 드물게 법정 추리물이다.이 당시 대부분의 작품들은 범죄가 발생하게 되면 탐정이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는 것으로 끝은 맺는데 반해서 이 작품에서 H.M경은 완벽하게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을 변호하기 위해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간의 불꽃튀는 공방을 펼치며 화려한 언변으로 앤스웰의 무죄를 주장하며 결국 진범을 밝혀낸다.
법정 스릴러물이라고 한다면 대체로 페리 메이슨 시리즈를 떠올릴 테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파계 법정과 더불어 법정 추리물의 진수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밀실 트릭의 작품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 방법이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질 않는데 아마도 그것은 영국의 건축물을 전혀 알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독자들이라서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가능했다면 이 부분을 출판사에서 해설로 제세히 설명을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30년대의 영국의 독자라면 제목인 유다의 창에서 바로 힌트를 얻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지만-무슨 말인가 하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나오는 빨간 청어와 비슷하다-아마도 유다의 창이라고 한다면 국내 독자들은 예수를 죽인 롱가루스의 창을 연상하는 함정에 빠질 지도 모르겠다.유다의 창에 대한 진정한 의미는 책을 읽으면 자연히 알게 될것이므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겠지만 영어권 독자가 아닌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바로 유다의 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계속해서 존 딕슨 카의 작품이 국내에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Good:밀실 미스터리의 걸작
Bad:밀실 트릭이 국내 독자가 알아맞추기에는 문화적으로 너무 힘들다
Me:카의 작품이 계속나온다면 계속 사모을 테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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