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소울 1 블랙 캣(Black Cat) 6
가키네 료스케 지음 / 영림카디널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카기네 료스케의 와일드 소울은 막 일본 추리 소설들이 번역되기 시작하던 즈음인 2005년도에 처음 국내에 선보인 작품이다.
대체로 국내에 번역된 일본의 추리 소설들은 요코미조의 긴다이치 시리즈와 같은 고전 소설이나 이른바 신 본격 작가의 작품들이나 혹은 사회파 작가들의 작품들이 주로 번역된것에 비해서 이 작품은 굳이 분류하자면 국내에선 드문 편인 하드 보일드 계열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책 내용을 소개하자면 1960년대 초반 일본은 경제난을 덜기 위해 자국민을 브라질로 이민 보내는 정책을 펴는데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일본의 몇 배나 되는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은 집을 팔고 돈을 만들어 이민선에 오르지만 예상과 달리 브라질은 낙원의 땅이 아닌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비가 오면 아마존 강이 범람해 모든 것을 휩쓸어 가버리고 많은 일본 이주민들은 본국의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지만 외면당한채 머난먼 타국에서 죽어 간다.그리고 40년이 지난후 아마존 오지에서 태어나 콜롬비아 마피아 두목의 양자가 된 마쓰오, 에토의 양자 케이, 에토의 친구 야마모토. 각각의 사연을 지닌 이들은 치밀한 계획 하에 일본 정부를 향한 복수를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웬만한 추리 소설을 리뷰하기가 무척 힘든데 좀 자세히 리뷰를 하다보면 스포일러(영어: Spoiler)가 될 수 있어 책을 안 읽은 분들한테 상당한 욕을 먹을 각오를 해야하기 때문이다.예전에 좀 의욕을 가지고 리뷰를 하다보니 이런 말을 들어서 상당히 의기 소침 한바가 있는데 이 책 와일드 소울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으니 좀 마음이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전반부에 있는 브라질에 이주한 일본인들의 처참한 생활상이 정말 실제 였는지는 솔직히 국내 입장에선 알 도리가 없지만 와일드 소울이 2004년에 제6회 오야부 하루히코 상, 제25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휩쓸며 일본 문학 사상 최초로 3관왕에 올랐고, 2005년에는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로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나름 작가가 분명히 충분한 취재를 거친 후에 작품을 썼을 거란 생각을 갔게 한다.
그리고 실제 1980~90년대에 일본에서 외국 근로자들의 손이 필요할 때 일본에서 동남아 근로자들 대신 브라질의 일본인 2세들을 많이 초빙했다는 점과 이들의 범죄로 많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됬다는 것에서 브라질의 일본인 2세들이 매우 힘들게 살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와일드 소울은 뭐 트릭 퍼즐 미스터리가 아니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주인공들의 분노의 복수의 여정을 뒤 따라가면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감정 이입이 되어 자국의 국민들을 죽음의 사지로 몰아 넣은 이른바 엘리트 공무원들에 대해서 정말 분노가 끓어오르면서 주인공 3인방의 아주 통쾌한 복수극에 박수를 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아무튼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고 액션 스릴러 소설인 와일드 소울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일본 현대사의 불행한 한 단면을 보여준다.
범인이나 범행 방법에 대해서 독자가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기에 본격 추리를 선호하는 분들이 보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지만 국민을 무시하고 내팽게 친 국가에 대한 통렬한 복수는 일반 추리 소설에서 느낄수 없는 쾌감을 선사한다고 감히 말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Good:시원한 액션 스릴러
Bad:독자가 추리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Me: 카기네 료스케는 이 작품이후 침체라는데 아쉽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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