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시대를 듣다
정윤수 지음 / 너머북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지금은 손을 놓고 있지만 어렸을 적에 한때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을 때가 있었다.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클래식이라가 보다는 클래식 음악을 듣기 위한 Hi-Fi 음악 기기에 빠졌던 것이다.돈은 없지만 항상 음악 잡지와 Hi-Fi 음악 기기 잡지를 읽으면서 고수들이 말하는 음악적 세계에 빠져 들곤 했다.
굉장힌 비싼 고가의 프리,파워 앰프와 그 기기에 물리는 턴 테이블과 CD플레이어,그리고 웅장하고 멋스러운 스피커의 사진들을 보면서 저런 기기로 음악을 들은다면 천상의 소리를 들을거야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고 언제가는 저런 맥캔토시,첼로나 방앤올슨의 오디오 기기를 기필코 장만하리라는 꿈에 부풀던 때도 있었다.
그때를 위해서라면서 한동안 클래식 CD를 좀 모우기도 했고,아버지가 사두고 봉인조차 뜯지 않았던 LP판등을 아주 소중히 간직하기도 했다.
나름 친구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야기-주로 LP판에 곁들어진 설명서-를 친구들에게 해주면서 나름 클래식에 대해 아는 척을 하기도 했지만 사실 클래식에 대한 지식은 전문했고 또 그것을 체계적으로 알려줄 만한 책도 주변에 없었다.
그런 때 자주 읽던 잡지에서 클래식에 대한 글을 읽을 적에 종종 등장한던 사람이 바로 클래식을 읽다의 저자 정윤수다.

이제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멋진 집에서 방음실을 갖추어 놓고 고가의 하이 파이기기에서 나오는 선율에 심취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도 마음 한 구석에 갖고 있기에 정윤수의 클래식을 읽다를 살며서 펼쳐 보았다.
클래식을 읽다라는 제목만 본다면 이 책은 음악의 역사에 대해서 즉 고전주의는 어떻고 낭마주의는 어떻하며 그 시대 활동하는 음악가는 누가 있고, 대표작은 무엇이 있는등 시대별로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내용을 상상하면 절대 안된다.작가 역시 서문에서 이 책은 그런 친절한 책이 아니라고 스스로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클래식을 읽다는 기존의 음악과 관련된 책들이 음악가 혹은 그들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클래식음악을 소개하였다면 이 책에는 유명한 음악가들인 비발디, 모짜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바흐,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등등 적어도 중 고교 시절 음악시간에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 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음악가들을 한 장씩 분류하면서도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풀어놓기 보다는 오히려 해당 음악가가 살고 있던 시대의 사회와 사람, 문화와 정치들로 가득차 있는 것이 특징이다.다시 말해서 음악가들의 음악에 대한 설명만 있는게 아니라 시대와의 관련성이 잡다하게 실려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당대의 음악가들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상황과 철학,문학을 포괄적으로 짚어 나가면서 음악사에 찬란히 남을 대가들이 '어떻게' 또는 '왜 그렇게' 자신의 예술혼을 불살랐는지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어쩌면 이것 저것 잡다한 내용들이 많이 있어 원래 취지를 벗어날 것 같지만 의외로 10년이상 음악 칼럼을 쓴 저자의 내공덕분인지 책 내용이 산으로 가지는 않는 것 같다.

클래식을 듣다는 클래식 음악을 만든 장본인, 작곡가들이 살던 시대의 사회적 지위와 그 시대의 철학, 미술을 함께 이야기하며 음악을 이해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데 단순한 클래식 음악의 이해를 돕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들으면서 당대의 서양 역사와 철학에 대해 함께 알수 있는 교양 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마치 서양의 미술,철학,역사에 대해 약간씩 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에게 그 모든 분야를 종합해서 이해하게 해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음악외에 다른 여러가지의 지식을 함께 함양해 줄수 있는 좋은 책이지만 아쉽게도 거장들의 살던 시대와 음악이 태어난 사유들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는 있지만 그들의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알 수가 없다.아마 클래식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애호가나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면 책속에 있는 음악에 대해서 과연 %나 알 수 있을까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하다.그리고 개인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책인데 책속의 작곡가와 관련된 음악 CD하나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책은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음악의 역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기에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과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당대의 역사와 에피소드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라고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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