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 - 노동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드는가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 이가람 옮김 / 이매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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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동자 하면 보통은 화이트 칼라,블루 칼라라는 말을 한다.뭐 요새는 골드 칼라가 되자는 말들도 많이 하지만,이 두 부류를 하이트 칼라는 정신노동을 하는자 블루 칼라는 육체노동을 하는자라고 보통 2분법적으로 나누곤 한다.

하지만 예전에 아이들 검사를 할적에 IQ(Intellence quotien) – 지능지수)하나만 검사하면 그만이었지만 요새는 EQ(Emotional quotient–감성지수),MQ(Morallity quotient –도덕성지수), PQ(Personality quotient–열정지수), DQ(Digital quotient-디지털에 대한 이해력 지수), GQ(Grobal quotient–글로벌지수), SQ(Social quotient-사회성지수), CQ(Creativity quotient –창조성지수)등등 다양한 지수가 있듯이 노동도 정신노동,육체노동외에 감정 노동이라는 분류가 생겼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사회학과 교수 앨리 러셀 혹실드는 델타 항공기 승무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승무원 입사 면접과 연수 장면을 지켜보고 연구했는데 대부분 승무원이 웃어넘기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고,승객들에게 여급 취급을 받거나 불유쾌한 행동을 받아도 화를 내지는 못한다고 호소했는데 스튜어디스들이 극한 상황에서도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진심이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입사 면접을 볼 때부터 긍정적이고 사교적인 성격을 적극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합격했기에 회사로부터 미소를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앨리 러셀 혹실드 교수는 여기에 노동조합 관계자, 성 문제 치료 전문가, 연수센터 강사 등 다양한 관련자들과 다양한 직업에서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난 결과까지 모두 모아 이 책 《감정노동》을 썼다.

육체노동(physical labor)이 예전부터 단순히 몸을 사용하여 일을 하는 전통적인 노동이라면 정신노동(mental labor)은 근대에 생겨난 머리나 신경을 써서 제 일을 처리하는 것인데 반해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말 그대로 감정과 기분, 느낌까지 조절해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일로 서비스업이 생겨난 고대부터 있었지만 서비스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조직적으로 설계돼 위로부터 철저히 관리되어 노동자들에게 감정 조절까지 요구하게된 70년대 이후 생겨났다고 보면되는데 정확히는 이 책의 출판이후 감정노동이란 것이 인정받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음식점 종업원이나 대형 마트 직원,혹은 백화점 직원등이 딱딱한 말씨를 쓰거나 불친절한 태도를 보일 때면 "이런 서비스를 받으려고 내가 돈을 내는 줄 알아?"라며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처음부터 우리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물건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돈으로 사고파는 곳이 자본주의 시장의 속성상 회사가 이를 철저히 상품화 시켜 고객에게 이를 각인 시켰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이 퇴조를 보이고 서비스 업이 증가됨에 따라서 고객을 상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감정이 상품화됨에 따라 개인적 차원에서의 이루어지던 감정 서비스는 공적 체계로 변화되고 감정노동자가 많은 회사(저자는 항공사를 주 예로 들었다) 는 자체적으로 감정관리를 교육하게 된다.예를 들면 항공 회사의 경우 스튜어디스 연수 등에서 화를 식히는 법, 좀더 진심으로 웃는법, 고객을 가족으로 상상하는 법 등 감정관리법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감정 노동자에게는 힘든가 하고 새삼 깨닫게 된다.
한 젊은 사업가가 승무원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미소를 짓지 않죠?" 그 승무원은 남자를 보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그쪽이 먼저 미소를 보이면, 저도 웃겠어요" 그 사업가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좋아요" 승무원이 대답했다. "이제 그 상태로 열다섯 시간을 계세요" -165p

나는 비행기를 탈 때 상냥하고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고 불편한 점이 없는지 묻는 여승무원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어쩌다 불쾌한 일이 생겨도 미소를 짓고,승객이 웨이트리스 취급을 해도 화를 내지않는 그녀들을 볼때마다 그야말로 '하늘의 천사'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그 모든 모습이 회사의 엄격한 교육의 결과로서 15시간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그녀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고통일까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 감정 노동자들에게는 판매를 위해서라면 정말 감정이라는 것이 없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들의 하나인 연예인의 경우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려고 늘 긴장하며 자기 감정을 관리해야 하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감정 노동의 압박감에 그 스트레스를 풀려고 마약을 하거나 우울증에 빠져 극단적으로 자살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부모가 돌아가신 와중에도 TV 가요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른 가수나,가족이 아파 걱정이 되도 다른 이들을 웃겨야 하는 코메디언,배우 박중훈처럼 부친상을 당해 장례식장에 있다 잠깐 사우나에 갔는데 사람들이 사인을 해 달라, 사진을 같이 찍자며 해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는 것들이 바로 감정 노동자들의 가장 힘든점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남자의 자격이 김성민이 히로뽕을 투약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김성민은 몇 년몇년전 우울증을 앓았다고 하고 이번에 여자 친구와 헤여진 괴로움에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하는데 마약을 투약한 김성민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대표적인 감정 노동자인 연예인 김성민의 자신의 괴로움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웃음을 가장하며 속앓이를 하다 마마약 손댄 것이 아닌가해서 한편으로 불쌍하기도 하다.

나도 예전에 의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웬 진상 손님이 와서 7일전에 산 옷이 오늘부터 세일인데 이야기를 안 해주어서 손해를 보았다면 한참을 입은 옷을 환불해 달라고 가게에서 생 난리를 치기에 다른 손님에게 폐가 될것같아 사장한테 말하고 환불해준 경험이 있었다.그때 그 진상 여 손님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나갔는데 안녕히 가시라고 미소를 띄면서 인사했지만 정말 가서 한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은 적이 있다.내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감정 노동자들의 감정은 서비스란 대의 명분에 부딫져 가슴 한 구석에 꽁꽁 싸매여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는 책 속에서 감정노동자들이 위와 같은 사례에 부딪치다 보니 결국 '자아 재정의'나 '직업과의 자아 분리'를 통해 자신을 지키려 한다는 점을 발견했는데 상황을 객관화해 직장에서 '연기하는 자아'가 '진짜 나'는 아니라고 믿고, 직장에서 손님과 자신을 분리한 상태에서 직업적 능력을 보여주면서 '직업상 필요하므로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존감을 지키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노동자들은 이런 '자아 재정의'에 실패하면 계속 상처를 받게 되고, '직업과의 자아 분리'에 성공하더라도 거짓 자아를 유지해야 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정신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서비스 산업 종사자 실태조사(2007년) 결과를 보면, 국내 백화점 노동자 중 56.2퍼센트는 우울증과 스트레스 질환을 앓고 있다고 조사되어 있다.

현대 사회는 매우 복잡해서 직장인은 수 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기 때문에 굳이 서비스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갑 을이라는 관계가 존재하는 이상 일하는 현대인은 누구나 어떤 면에서든 감정노동자라고 할수 있다.
저자가 책속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감정의 상품화'가 이미 퍼질 대로 퍼졌다는 점이다. 누구나 쉽게 "저 사람은 친절해야 해, 그게 직업이니까!"라고 말하며 사람의 감정과 기분을 물건 취급한다고 말하고 있다.
육체노동은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다 보니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파업등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쟁취하려는 경우가 많고 대중들도 이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감정노동에는 스트레스가 따르지만 회사는 감정 노동자들이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인식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 비겁한 전략을 쓰고 있다.기업은 감정 노동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기업의 목적에 맞게 바꾸도록 교묘한 전략을 구사하는데 항공사나 백화점이나 기타 고객을 접객하는 경우가 많은 회사에서 주로 하는 CS교육이 그것으로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자아는 쉽게 무너져 버리고 심각한 질병을 앓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정 노동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고 감정 노동자들을 교묘하게 학대하고 착취하는 기업들에 대해 분노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대의 모든 직장인들은 다 감정 노동자이기에 언제 어느때 다른 이들의 불평 불만에 대해 미소로써 응대할 수 밖에 없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 책을 읽은 다면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은 “저 사람들은 친절해야 돼. 그게 저 사람들 직업이니까!"에 대해 우리가 부지 불식중에 아무 생각없이 내 뱉는 이말을 다시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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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2-0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흥미로운 걸요.
저도 감정노동자여서 그런가?^^

현대직장인들은 모두 다 감정노동자일 거예요~!!!

카스피 2010-12-07 19:41   좋아요 0 | URL
넵,모든 근로자는 감정을 감추고 사는 라보타에요ㅜ.ㅜ
(라보타는 슬리브 계통어로 일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이게 영어로 가면서 로봇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