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이나 말한적이 있지만 국내 SF시장은 매우 협소합니다.그래선지 타 장르보다 팬덤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편이지요.지금은 대다수가 활동하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이 아닌 PC통신시절에는 굉장히 대단했다고 하더군요.
나름 번역도 하고 동인지도 만들고 정크SF가 하는 인터넷에서 회원들간 진검승부도 하고………뭐 그러더니 불꽃이 연소하듯 사그러 들었지만,가끔씩 휘리릭하고 행책이나 조이 SF게시판에 나와 내공을 발휘할 때가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새책이 나올 때 가끔씩 나오는데 대부분이 SF 골수 팬이다보니 웬만한 책들은 원서로 읽는 실력들이죠.그래선지 번역이 형편없으면 여러 사이트에서 난리가 나는데 몇 년전인가 어느 여성 번역자가 SF번역을 제대로 못했다고 하는 것을 번역자가 보고 반박을 하다 완전히 박살난적이 있을 정도죠.
사실 SF소설은 그간 아동이나 읽는 공상소설이란 편견이 심해서 일반용도 여기저기 난도질 당해서 아동용으로 번역되기 일쑤였습니다.그러다 보니 번역자들도 그런 편견이 있어선지 대강 대강 번역한 것이 사실이죠. 게다가 SF소설은 SF소설나름의 특유의 단어들이 있어 SF소설에 대한 이해가 없는 번역자가 번역하면 뭔가 이상한 글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선지 팬덤의 고수들은 원서를 읽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도 번역의 질을 떠나서 워낙 국내에 소개되는 책들이 적어 가끔 영어 원작으로 찾아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지면 영어실력에 급 좌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선지 많은 SF독자들이 번역이 발 번역이라도 나오면 무조건 사주마하는 마음들인데 가끔보면 제목부터 엉성한 경우가 있습니다.
일전에 더크 잰틀리의 성스로운 탐정사무소가 맞는 번역이야???라는 글을 올린적이 있지요.
해리슨 포드 주연의 블레이드 러너라는 컬트 영화가 있지요? 그 영화의 원작인 필립 K.딕
의 작품이 바로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입니다.국내에선 94년도인가 글사
랑에서 안드로이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였다가 영화가 나오면서 블레이드 러너로 번역된바 있습니다.
근데 이책이 황금가지에서 다시 재간되어서 많은 독자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한바 있습니다.
<위가 황금가지고 아래가 글사랑본입니다.글사랑본은 표지와 제목만 틀릴뿐 나머진 동일>
메이저 출판사인 황금가지에서 환상문학 전집이란 이름으로 SF를 출간해서 좋긴하지만 황금가지의 번역이 부실하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위의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의 국내 번역 제목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인데 사실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이지요.별거 아닌 것 같아도 작은 실수지만 이 두 문장은 엄격한 차이를 지닌다는것이 문제라고 할수 있고 이런 실수를 버젖이 제목에도 저질르고도 고치지 않는 무신경이 더 큰 문제죠.
예전같으면 이런 실수를 가지고 말들이 많을텐데 아마도 영어를 읽을 수 있는 고수들은 차리리 원서를 읽자고 할테고,보통 팬들은 나와준것만 해도 어딘데하는 것 같고,일반 독자들은 그게 뭔데? 하는 생각인 것 같네요.
이런 번역상의 실수들은 단순히 번역자의 실수라기 보다는 현재 국내 SF시장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좀 씁쓸하면서 웬지 역시 내가 영어를 문제없이 읽고 이해하기를 바라는게 빠를거같다는 생각이 드네요.근데 영어 공부를 다시 해야 될까요 ㅡ.ㅜ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