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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목사님 ㅣ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10
로알드 달 지음, 쿠엔틴 블레이크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09년 8월
평점 :
나는 로알드 달이란 작가를 여지껏 추리 소설 작가로만 알고 있었다.그의 대표적 추리 단편집인 당신을 닮은 사람은 그가 여타 추리 소설가와는 다른 성격의 작품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로알드 달은 '에드가 앨런 포' 상을 두 차례,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을 세 차례 수상한 대단한 추리작가인데 앞서 말한 당신을 닮은 사람으로 ‘에드가 앨런 포’ 상과 전미 미스터리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의 단편집인 당신을 닮은 사람을 읽은 후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했는데 웬걸 아무리 찾아봐도 그의 다음 추리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그가 뛰어난 동화 작가라는 정보만이 나올뿐이었다.영화로도 나온 <찰리와 초콜릿 공장>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등 온통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화만 잔뜩 쓰고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론 빨강집의 비밀이라는 걸출한 추리 소설을 쓴후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후속작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기곰 푸우라는 아동소설의 걸작 동화작가로 변신한 A.A 밀른의 후계자기 된 것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무척 쓰라렸다.
그래설까 아쉬운 마음에 그의 아동 도서들을 가끔 들여다 볼때가 있는데 역시 일급 추리 소설작가답게 아동용 책들도 무척 재미있다.워낙 유명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도 무척 재미있지만 이번에 새로 출간된 거꾸로 목사님도 그에 못지 않게 재미있다.
책 내용은 로버트 리라는 목사가 어렸을 때 심한 난독증으로 고생하지만, 난독증을 치료하고 성직자 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친후 첫 임무지로 니블스윅이라는 작은 마을을 맡게 되면서 시작된다.첫 부임이라는 중압감에서 오는 불안과 걱정으로 리 목사는 자기도 모르게 가장 중요한 단어를 거꾸로 말해 버리는 ‘거꾸로 난독증’이라는 아주 희한한 병이 제발하게 되고 만다.
‘하느님(God)’을 ‘개(dog)’라고 말하는 건 기본. 포도주를 꺽꿀꺽꿀 마시지 말고 짝홀짝홀 마시라고 하질 않나, 경건한 예배 시간에도 “죄 우리를 사하여 주시옵고.”라고 기도하는 목사님의 괴상한 행동은 신앙심 깊은 마을 사람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게 되는데….
하지만 로버트 리 목사는 자신이 난독증을 치료하고 성직자 학교에 입학했듯이 이번에도 역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방법으로 난독증을 극복해 나간다.아무래도 아동용 책이니 역시 해피엔드…
로알드 달의 거꾸로 목사님은 그가 일급 스토리텔러 작가리는 것을 증명하듯 무척 재미있고 유쾌하다.게다가 삽화 역시 글 읽는 재미 못지않게 보는 재미도 주고 있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고 있다.초등학생들이 읽어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수 있는 작품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게 작가 로알드 달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이다.보다 더 많은 그의 작품들이 번역되어 나아주었으면 좋겠고,특히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는 그의 추리 단편들이 국내에서 출간되길 정말 간절히 기원해 본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