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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세트 - 전10권 ㅣ 삼국지 (민음사)
나관중 지음, 이문열 엮음 / 민음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 리뷰에 이문열 삼국지가 떠억 하니 들어있다.삼국지는 중국에서도 그 판본이 여러 종류인데다 국내에서 번역된 것만 해도 해방이후 수 십 종류가 되는 작품이다.게다가 그 양도 어마 어마하게 많기에 리뷰를 한다는 것이 사실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국지는 어느 한 출판사가 아닌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기 때문에 굳이 어느 한 출판사의 작품을 선정해 리뷰하라는 것도 약간 공정성에 어긋나는 면이 있다.
알라딘에서만해도 삼국지라고 치면 대략 1,400권의 책들이 나오는데 소설만 해도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가 절판된 황순원 삼국지,김구용 삼국지,삼국지 붐을 타고 다시 재간된 월탄 박종화 삼국지,김동리 삼국지,월북 작가 박태원 삼국지며 90년대에 앞다투어 이문열,황석영,김홍신등도 삼국지를 번역한바 있고 요 근자에 국내 삼국지 전래 사상 최초로 가장 확실한 저본을 통한 정역이라고 주장하며 출가된 정역 삼국지며,스스로 새로운 판본이라고 주장하는 장정일 삼국지,전유성의 구라 삼국지,무협 소설가 검궁인이 쓴 삼국지까지 그 수자는 어마 어마하게 많다고 할수 있다.번역자의 주장에 따르면 작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투자하여 쓴 작품이라고 하니 가히 삼국지의 인기가 하늘을 치 솟는다고 할수 있겠다.
그럼 삼국지 리뷰를 굳이 이문열 삼국지에 한정했을까?
아마도 그것은 이문열의 삼국지는 1988년에 발행된 초판, 1993년에 선보인 신조판에 이어 십여 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고 제1권의 경우, 2002년 2월까지 초판 19쇄와 신조판 81쇄를 합하여 총 100쇄를 발간했을 정도로 그만큼 <삼국지>는 한국 출판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부수가 1,700만부라 하니 한국 출판사의 기록으로 과연 그 어떤 책(성경을 제외)이 이 기록을 깰까 무척 궁금해 진다.
사실 삼국지를 리뷰하라는 알라딘의 생각은 어떻게 보면 어처구니 없을 수 있다.10권이라는 어마 어마한 분량의 삼국지를 어떻게 쉽게 리뷰할 수 있을까? 알라딘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이 10권짜리 책을 선정했을까? 설마 판매 마케팅 떄문에….
이문열 삼국지는 이미 오래전에 읽은바 있는데 아마도 초판본인 것으로 기억된다.워낙 광고를 많이 때리고 이문열 삼국지를 읽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설치던 때(한때 이문열 삼국지가 대학신입생들의 필독서,수능대입 논술 필독서가 될때가 있었다.아마 그때가 이문열 전성시대로 지금처럼 문학계에 크게 매도 당하지는 않았던 떄였다)가 있어 다시금 삼국지를 읽게 되었다.
삼국지를 여러 판본으로 10번 읽었네 60번 읽었네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처럼 한 두번 읽은 사람은 솔직히 시간이 지나면 그 판본이 그 판본처럼 여겨질 뿐으로 그 무슨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사람에 따라서는 각 삼국지별로 글자 하나 하나 따지는 분들도 있으시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럴 필요까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이문열 삼국지의 특징은 책 소개에 나와있듯이 어려운 한문투 문장을 우리말로 쉽게 풀었다,뜻풀이가 어려운 대목을 보충하기 위해 단어나 문장을 삽입했다,되도록 한자를 쓰지 않았다,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접속 관계를 명확히 하고, 말투와 존칭을 바꾸었다로 한 마디로 그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기 책을 썼다는 점으로 아마 이런 장점 때문에 그의 삼국지가 1,700만부나 팔려 나갔을 거로 추측된다.
이문열 삼국지의 또다른 특징은 '평역 삼국지' 라는 점이다. 평역이란 말 그대로 평을 집어넣은 번역을 가리키는데 이야기를 그대로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자 자신의 주관이 담긴 해석과 의견을 집어넣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번역과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의 주관이 실린것에 대해 독자들의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것으로 생각된다.개인적으로 이문열의 주관이 실린 평역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문열의 평역 삼국지가 이전의 번역본들과 다른 점은 천하의 간웅으로 미움받는 조조의 이미지를 나름 정사 삼국지에 있는 긍정적인 조조의 모습으로 대체했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이문열 삼국지는 여러 면에서 비판 받을 면이 많이 있는데 특히 초판본의 경우 이문열스스로 재미가 덜하고 긴박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략했던 제갈량 사후를 이야기를 비판이 일자 개정판에서 약 2장(章) 분량(약 200매)으로 되살리면서 "이제 문장은 더 이상 손볼 필요가 없다"고 자화 자찬하는 점일 것이다
하지만 이문열 삼국지는 조선족 작가인 리동혁의 삼국지가 울고 있네에서 조목 조목 비판 받고 있다.이 책에 의하면 이문열 평역 삼국지의 오류는 한자 오독(개인적으로 항상 느끼는 건데 실제 이문열이나 기타 번역자들이 실제로 원문 한자를 읽을 능력이 있는지 항상 궁금한 편이다), 일부 내용 누락, 앞뒤가 맞지 않을 설정 등과 중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몰 이해등을 조목 조목 지적하고 있는데 이문열의 오류를 읽게 되면 과연 이런 책이 엉터리로 번역한 책을 읽어야 되나 하는 충격을 느끼게 될것이다
이문열 삼국지가 여러 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을 사실이자만 이 책의 장점은 우리말로 쉽게 풀어써 한자어 및 고문체에 약한 현대 독자들에게 삼국지를 보다 더 쉽게 읽게 해준 점이라 할 수 있다.사실 아주 옛스러운 고어체의 성경보다야 현대체로 쉽게 번역된 성경이 더 읽기 쉬운것과 마찬가지다.
처음으로 삼국지를 읽게다고 결심한 사람들에게 이문열 삼국지는 좋은 대안이다.왜냐햐면 한번 손을 잡을면 쉬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보다 더 정확한 삼국지를 읽겠다면 비록 중국 조선족이 번역하여 약간 읽기에 생경한 감은 있지만 리동혁의 본 삼국지를 추천하는 바이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