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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 ㅣ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평점 :
이 책 역시 조카를 위해 사준 책이다.전에 사준 달님 안녕이 너무 촌스러워서(솔직히 그림이나 내용 모두 마음에 안들었는데 그 책을 그 가격으로 샀다면 바가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일본 작가 작품이라 로열티가 붙어서 그런가……하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조카가 넘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조카에게 미안한 감이 들어 다음에 사줄때는 좀 제대로 이쁜 책으로 사주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산 책이 바로 무지개 물고기다.
그래서 교보 문고에 가서 아동 서적을 꼼꼼히 살피다가 선택된 것이 바로 이 무지개 물고기다.일단 처음 산 안녕 달님과 달리 표지가 너무 화려하고 특이하다는 생각에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책 속의 그림도 괜찮고 특히 무지개 물고기의 비늘이 반짝 반짝 빛나는 것이 안녕 달님과 비교해서 환상적이고 고급스런 색이 일반 아동 도서보다 한차원 높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 정말 선물용을 딱이란 생각을 아주 강하게 들게 해준 동화책이다.
내용을 읽어보니 반짝이는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가 처음에 반짝이는 자신의 비늘을 친구들에게 맘껏 뽐내고 다니다가 반짝이 비늘을 하나만 달라는 작은 물고기의 부탁을 거절한 후 따돌림을 당하다가 물고기들에게 자기의 비늘을 한 개씩 나누어 주면서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되고 나중엔 사이좋게 서로 잘 지낸다는 지극히 아이들에게 교훈이 되는 이야기여서 내용도 마음에 들어 얼른 조카에서 선물한 바 있다.
조카도 이 책의 내용보다는 무지개 물고기의 화려한 색상과 특히 반짝이 비늘에 마음이 뺏겨 이 책을 손에서 안떼었다는 소리를 듣고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무지개 물고기는 그 나이 또래에 자기것을 강조하기 시작한 애들에게 일종의 교훈을 주는 내용의 책이다.일종의 나눔의 미학을 강조한 책인데 남을 도와줌으로써 행복을 느낀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사실 양보는 어른들도 하기 힘든 매운 어려운 일이다.특히 요즘은 형제가 둘 이상인 아이들이 드믄 외동 아들,외동 딸이 많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자기밖에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하니 더더욱 많은 아이들에게 읽혀야 될 책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비딱하게 보이는 구석도 있다.사실 무지개 물고기가 자신의 비늘을 다른 물고기에게 나누어 줄 필요는 없다.작은 물고기는 무지개 물고기에게 너는 반짝이 비늘이 많으니 하나만 주라고 강요하고 이를 들어 주지 않는다고 다른 물고기에게 얘기해서 무지개 물고기가 왕따(?)를 당하게 하고 있다.무지개 물고기는 양보라는 미명하에 이들의 압력에 굴복하여 결국 자신의 반짝이 바늘을 강제로 내놓게 되고 스스로 행복하다고 자기 최면을 걸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김장훈이 월세에 살면서 50억을 기부했다고 유재석이나 박명수한테 너희는 왜 김장훈처럼 기부하지 않냐고 윽박지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된다.기부나 양보는 남이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왕따가 성행하고 있는데 그건 다수가 약자인 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으로 아주 비겁한 일이다.흔히 왕따하는 애들은 왕따당하는 애들이 잘못이 있기 때문에 괴롭히는 것이라고들 변명하며 자신은 정당하고 아무 잘못이 없으며 오히려 왕따당하는 애들이 나쁘다고 한다.이런 세태를 어른들은 바로 잡지 못하고 오히려 쉬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동화속 내용도 마찬가지다.비롯 무지개 물고기가 자신의 반짝이 바늘을 자랑하고 있지만 남에게 아무 피해도 입히지 않고 있다.하지만 작은 물고기가 반짝이 바늘을 하나만 달라고 강요하고 이에 응하지 않자 다른 물고기와 합세하여 왕따를 시킨다.이에 상담을 청한 불가사리리 아저씨는 이런 물고기들의 왕따행위를 야단쳐야 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문어 할머니는 고작해야 니 반짝이 비늘을 주어라하는 피해자를 더 어렵게 하는 조언을 해준다.우리 현실의 모습과 얼마나 같은가!
무지개 물고기는 양보의 미덕을 말하고 있지만은 사실 그 양보는 강요된 양보이고 거기서 얻는 행복은 나눔의 참 행복이 아니라 자기 최면으로 얻은 행복일 뿐이다.이 동화는 유럽의 전통 동화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그림 형제등의 유럽 동화는 사실 매우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나타낸 동화로 현실의 어두운 모습을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매우 아름답게 포장해서 현재 우리 아이들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무지개 물고기가 양보의 미덕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왕따에 의한 강요된 양보가 아니라 작은 물고기가 솔선수범해서 양보의 미덕을 보이고 이를 본 무지개 물고기가 감동을 느껴 자신의 반짝이 비늘을 다른 친구 물고기들에게 나누어 주어여 진정한 나눔의 미학을 실천한 아름다운 동화가 됬을 것이다.
비딱하게 봐서 그런진 몰라도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무지개 물고기는 절대 아이들에게 읽게 해서는 안될 동화이며,정 읽는다면 부모님들의 철저한 지도가 필요한 동화일 것이다.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