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스터리 하우스에 실린 글로 저자는 '노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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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이렇게 써라 - 추리소설의 십계 (2)
노 원 (한국추리작가협회 고문)
2.
작가는 가장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를 독자에게 사건의 발단에서 명확하게 제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발단의 불가사의성은 추리소설의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게르하르트 슈미트, 더글러스 톰슨, 시릴 헤어, 반 다인, 로널드 녹스, 서덜랜드 스콧).
1. 추리소설이란 독자의 이지(理智)에 호소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그 어떤 종류의 지혜로운 수수께끼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2. 작가는 독자에게 제공하는 최고의 메뉴인 불가사의한 수수께끼를 식탁에 제일 먼저 올려놓아야 한다.
3.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이후, 수수께끼는 인간의 지혜에 던져지는 영원한 매력이므로 수수께끼는 본질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불가사의한 것이 아니면 안 되며 가능한 한 난해(難解)해야 한다. 그 난해성을 ‘불가능 흥미’라고 한다.
4. 수수께끼에 대한 호기심은 최종적으로 만족되어지지 않으면 안 되며, 하나의 소설에서 두 개 이상의 수수께끼를 동시에 포함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일관성이 있는 목적의 단일성이 결여되면 혼돈을 초래하기 때문이다(지금은 수수께끼의 논리적 해결을 주축으로 한 추리소설은 크게 후퇴하고 있으며 범죄 로망으로 발전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3.
사건은 논리적인 추리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우연의 힘을 빌어서도 안 되며, 초자연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도 안 된다(반 다인, 오스틴 프리먼, 로널드 녹스, 서덜랜드 스콧, 런던 탐정 클럽 서약문).
1. 추리소설은 일종의 이지적인 게임인 까닭에 범인을 결정하는 것은 논리적인 귀납법(歸納法)에 의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그 논리에 오류가 없어야 한다. 추리소설을 합리주의 문학이라고 하는 연유가 여기에 있다.
2. 탐정은 우연의 힘을 빌어서는 안 되며, 단순한 일치라든가 아무 동기도 없는 자백에 의해 범인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3. 언젠가 적중할 불가사의한 직감을 지니는 것도 용서되지 않으며, 하늘의 계시, 최면술, 독심술, 강령술(降靈術), 수정점(水晶占) 같은 초자연적인 방법을 도입해서도 안 된다.
독자는 지적인 모험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지 영계(靈界)나 4차원 세계의 여행을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4.
페어플레이를 위해 작가는 단서를 양심적으로 독자에게 제공하여야 하며, 극단적인 비밀주의는 용서되지 않는다(반 다인, 서덜랜드 스콧, 앤소니 바우처, 오스틴 프리먼, 시릴 헤어, 리처드 헐, 도로시 세이어즈, 마리 F.로델, 딕슨 카, 로렌스 트리트).
1. 작가는 독자에게 사건과 연결되는 범죄의 흔적, 즉 단서를 양심적으로 제공해서 독자가 탐정과 평등한 기회를 갖게끔 공명정대한 테크닉을 구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단서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링에 올라간 복서에게 눈을 가리게 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독자가 화를 내도 변명할 길이 없다.
2. 고의로 허위의 진술이나 오해를 초래할 진술을 해서는 안 되며 고의로 기만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이것은 작가의 엄격한 행동 규범이다.
3. 제공되는 단서는 전문 지식에 합치되는 정확한 정보라야 한다. 이 세상에는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독자가 많은 까닭에 금세 거짓말이 탄로 나게 되면 그들은 지적인 흥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4. 단서는 모두 범인을 지향한 것이라야 하며, 그렇게 부합된 것이 아니면 안 된다. 그리고 단서는 결말에 이르기 전에 제시되어야 한다. 이야기가 끝날 때쯤 해서 중요한 사실을 제시하는 것은 독자에게 공정하다고는 할 수 없다.
5. 진부한 단서를 마련해서는 안 된다.
유행에 뒤떨어진 망가진 커프스 버튼, 암호문, 담배꽁초, 손수건 등에 비밀의 통로와 비밀의 방 같은 것이다(E.M.롱은 예술의 법칙이 예술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탐정은 도를 지나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비밀주의를 지키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5.
추리의 기능을 담당한 탐정이나 경찰관을 등장시키고자 한다면, 그는 한 사람이어야 하며, 공익의 대변자임이 전제되어야 한다(반 다인, 시릴 헤어).
1. 독자의 추리 경쟁의 상대가 되는 탐정은 한 사람이어야 한다. 두 사람 이상의 탐정이나 하나의 팀이 등장하면 독자는 혼자서 릴레이 팀의 선수 전원을 상대로 싸우게 될 것이다. 범인의 입장에 있어서도 범죄의 나폴레옹은 탐정의 웰링턴과의 한판 승부를 원할 것이다.
2. 탐정은 윤리적인 면에서 공적인 대표자이어야 하며, 그 범죄에 있어 잘못해서도 혐의가 걸리는 일이 없는 전혀 국외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3. 탐정은 남다른 개성을 지녀야 하며, 그의 매력은 주로 지적인 것이며, 가장 색채가 풍부한, 그러면서도 독창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
만능의 사립탐정은 1930년대부터 유행하지 않게 되었으며, 어느 사이 스코틀랜드 야드의 도버 경감이나 파리 경찰의 메그레 경감이 주역이 되었다. 요즈음은 우리와 같은 지능을 지닌 형사의 머리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심지어 우리와 비슷한 모습의 이웃이나 형제에 의해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의 고도로 발달한 경찰 시스템도 추리소설에 도입되어 경찰소설이란 장르를 형성하고 있다.
부알로와 나르스자크가 지적한 것처럼 탐정은 필요 불가결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번거로운 존재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하드보일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미국에서는 여전히 사립탐정이 오늘날의 수퍼 히어로로 화려하게 활동하고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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