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추리작가협회보 3호에 실린 글로 저자는 '이가형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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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맞는 ‘大衆의 히어로’를
이가형 (전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장)
추리소설은 경제가 성장하고 언론이 자유로운 민주선진국에 걸맞는 소설 장르라는 인식은 한국의 경우에도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고도성장한 경제 대국일수록 범죄가 대형화하고, 지능화하고, 나아가 병리적 현상마저 띠게 된다.
현실적으로 개인이나 사회의 범죄는 경찰이 다룬다. 그러나 때로는 경찰의 힘이나 두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출간되고 있는 추리소설들이 경찰수사물로 되어 가는 것도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때문에 추리소설의 경우는 경찰소설 내지 경찰수사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바꿔 말하면 경찰이라는 막강한 공기관이 직접 수사에 나서는 셈이다.
종전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명탐정 뒤팽이라든가 홈즈라든가 에르퀼 푸아로, 엘러리 퀸은 위대한 두뇌를 소유한 독불장군이었을 뿐만 아니라 제각기 특징을 가진 개성들이었다. 말하자면 매력을 지닌 사립탐정이었다.
하긴 경찰 탐정들도 있다. 옛날에는 르콕, 프렌치 등이 있었고 요즘에는 카렐라, 마르틴 벡크 등 쟁쟁한 명탐정들이 있다. 하지만 경찰 수사관은 공권력과 과학수사연구소를 등에 업고 팀워크를 하기 때문에 ‘비정파’로 대별되는 개성 있는 사립 수사관에 비하면 아무래도 유형화(類型化)되기 쉽다.
추리작가란 거대한 근대 사회에서 무력화되어 가고 있는 대중의 꿈을 대변하는 로맨티스트가 아닌가 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우나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는 이러한 ‘대중의 히어로’들이었다.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은 그 역사가 짧다. 따라서 ‘본격파’와 ‘비정파’의 단계를 뛰어넘어 현재 경찰소설의 단계에 와 있는 셈이다.
우리의 추리작가들도 우리나라 ‘대중의 히어로’를 만들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추리작가협회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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