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존 딕슨 카(John Dickson Carr)
〔별명 카터 딕슨 (Carter Dickson)〕
-끝까지〈본격 추리〉에 집착한 불가능 범죄의 거장
■작가 소개■
미국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영미파 추리소설 작가.
미스테리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나 미국 본격 황금 시대의 거장 앨러리 퀸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본격 추리 소설 황금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미국 출생 작가이지만 그의 작품의 대부분은 영국이 무대가 되고 있어 그리고 카 자신도 영국 생활이 길었고 영국인 여성과 결혼한 것등에서〈영미 작가〉라고도 일컬어지고 있다.
카는 펜실베이니아주 유니언타운 출생으로 변호사이며 하원의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법률에 뜻을 두었지만 저널리스트 지망으로 바꾸어 파리에 유학중 역사소설만 습작하다 귀국하게 된다.
첫 작품인 장편추리소설 《밤에 걷다(1930)》은 학생시절에 유학하고 있던 파리를 무대에 프랑스인 탐정 앙리 방코란의 활약하는 것으로 이후 방코랑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를 몇작품 더 발표하게 된다.
그 후 결혼하고 영국으로 이주한 후에는 영국을 무대에 영국인 탐정의 기데온 펠 박사나 헨리 멜빌경(H•M경) 이 활약하는 작품을 많이 발표하게 된다.
카의 작풍은 상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불가능한 범죄를 주제로 삼은, 수수께끼풀이와 같은 걸작이 많은데 지적이면서도 공포를 자아내는 그의 탐정소설은 이 장르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그 작풍은 본격중의 본격파로서 「불가능 범죄의 거장」, 「밀실의 카」등 도저히 깨질 것 같지 않은 불가능 범죄 및 밀실 트릭을 취급한 작품이 대부분으로 어느 쪽인가하면〈누가 했는지〉보다〈어떻게 했는지〉에 중점을 두는 작가이다.
괴기적인 취미를 곁들인 작품이 많기는 하지만 중심은 어디까지나 트릭•수수께끼 풀기로서 앨러리 퀸이 시대와 함께 작풍을 변화시킨 것에 반해 카는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본격 미스터리에만 계속 에 집착한다.카는 1년에 6권꼴로 평생 70권이 넘는 작품을 썼지만, 모두가 사실적이고 흥미롭다.
만년에는 역사 미스터리에 많은 관심을 갖고「에드먼드 고드프리경 살해 사건」이나 「빌로드의 악마」등의 작품을 집필하는 등 역사 미스터리 장르의 선구자가 되게 되는데 빌로드의 악마(1951) 무렵부터 점차 역사소설의 색채가 짙어지며 괴기•연애•모험 등 역사적 낭만에 수수께끼를 담은 본격적 탐정소설의 새 경지를 열었다.
카는 코난 도일의 연구에도 관심을 많이 가져 2년간 작가 생활을 일시 중지하고 유족과 도일의 평전인 〈아서 코난 도일 경의 생애 The Life of Sir Arthur Conan Doyle〉(1949)을 집필했으며 이때 알게 된 도일의 막내 아들 도일의 에이드리언과 함께 쓴 작품으로서 도일이 창조해낸 명탐정의 활약상을 그린 〈셜록 홈스의 활약 The Exploits of Sherlock Holmes〉(1954)도 성공을 거두었다..
카는 장편만으로 70권도 넘게있지만 크리스타나 퀸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몇편밖에 번역되지 않은편으로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절판이나 입수 곤란한 작품이 많은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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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딕슨 카
(John dickson Carr, 미국, 1906.11.30-1977.2.27)
카터 딕슨, 로저 페어밴
불가능 범죄, 역사 미스터리, 소극(farce), 아서 코넌 도일의 평전에서 서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했다. 미국이 낳은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 가운데 한 명. 엘러리 퀸과 같이 많은 본격파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다.
펜실베이니아 주 유니언타운에서 민주당 하원의원도 지낸 지역의 유력정치가 우다 니콜라스 카의 아들로 태어났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고, 프랭크 바움의 ‘오즈’ 시리즈, O 헨리, 코넌 도일, 나중에 그의 문학상의 우상이 되고, 펠 박사의 모델이 된 G. K.체스터턴, 『생각하는 기계』의 자크 푸트렐, 『노랑 방의 수수께끼』의 가스통 르루, 미국 단편 미스터리의 달인 멜빌 포스트, 토머스 W. 핸슈(Thomas W. Hanshew)의 해밀턴 클리크(Hamilton Cleek) 시리즈, 캐롤린 웰즈의 밀실 작품 등을 읽었다. 역사소설과 모험소설, 특히 알렉산더 뒤마의 『삼총사』를 좋아했다.
세 살 때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모두 암기할 정도로 영리했던 카는 고등학교 학생이었던 1921년에 이미 첫 밀실 미스터리 단편 「람세스의 루비(The Ruby of Rameses)」를 교지에 발표했다. 그 다음해에는 ‘존 D 카 3’세의 필명으로 지역 신문에 자신의 고정 칼럼을 갖고 60회 연재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하버포드대학에 진학한 카는 교지 <하버포디언>을 편집하며, 여기에 역사소설과 미스터리 단편을 발표했다. 대학시대의 친구로 시인 프레더릭 프로코슈가 있고, 일곱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벵콜랭 시리즈 연작 단편 『The New Canterbury Tales』를 카와 합작했다.
1927년 8월, 카는 전부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유럽행 배에 오른다. 파리를 중심으로 3개월 유럽에 머물렀다. 그 사이에 역사소설을 썼는데, 카는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태워버렸다고 한다. 미국으로 돌아 온 카는 파리를 무대로 한 벵콜랭 시리즈의 중편「그랑 기뇰(Grand Guignol)」을 써서 <하버포디언>에 익명으로 발표했다. 25,000단어로 된 이 작품은 첫 장편 『밤에 걷다』(1930)의 원형으로 <하버포디언>에 두 달에 걸쳐 연재될 때에는 ‘문제’ 편과 ‘해결’ 편으로 나누어진 ‘범인 맞추기’의 형식이다. 제목은 벵콜랭이 용의자들을 자신의 사무실에 불러 놓고, 어두운 방에서 사건을 재현한 ‘그랑 기뇰’ 연극을 보이는 것에 의해 범인을 자백시키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따온 것이다. 카는 이 「Grand Guignol」을 70,000단어로 다시 쓰고, 대형출판사 ‘하퍼 앤 브라더즈’에 보냈다. 곧바로 출판이 결정되고 1930년 2월에 『밤에 걷다』로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출판되었다. 『밤에 걷다』는 미국에서 두 달 사이에 7쇄를 할 정도로 판매가 잘 되었다.
카가 묘사하는 세계는 미국인이 쓴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영국적이다. 이것은 그가 1933년에 영국으로 간 이후, 그곳에서 많은 기간을 보냈고, 많은 애정을 가졌기 때문이다. 카의 작품은 당시 미스터리 서평의 일인자였던 도로시 세이여즈에게 인정받아(이 서평의 일부는 더글러스 그린의 『존 딕슨 카 - 기적을 푸는 남자』의 권말 부록에서 볼 수 있다), 디텍션 클럽에 미국인으로서 처음 입회를 한 영예도 갖고 있다. 역시 같은 클럽의 회원이었던 존 로드와 합작한 장편 『엘리베이터 살인사건』(1939)도 있다.
그는 1931년 영국 여자 클라리스 클리브스(Clarice Cleaves)와 결혼하고 영국에서 살며 세 아이를 낳고 키운다.
1933년에 ‘카 딕슨’ 명의로 『The Bowstring Murder』를 발표한 후, 1934년부터는 카터 딕슨 명의로도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고, 1939년 말부터는 라디오 드라마라는 새로운 분야에 진출, BBC 방송을 위해 유럽의 점령지구의 저항운동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의 작가로서 일했다. 1940년대 전반 BBC에서 방송 된 「공포와의 계약(Appointment with Fear)」은 전 영국의 청취자의 피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 당시 BBC의 거물 프로듀서로서 이 프로그램을 맡은 사람은 미스터리 작가 발 길거드였다. 카는 그 후에도 미국의 CBS 라디오의 「서스펜스(Suspense)」「B13호 선실(Cabin B-13)」등 75편의 대본을 써서 모두 호평을 받았다. 이 대본들은 “쉽게 쓴 것으로 런던 공습으로 두 번이나 집이 파괴되었을 때도 나는 안에서 집필했다.” 고 카는 말했다. 프랜시스 네빈스 주니어는 <암체어 디텍티브>에 발표한 글에서 “라디오 드라마 「서스펜스」의 대본은 지금까지 라디오 방송용으로 써 진 것 중에서는 최고의 미스터리였고, 거의 35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훌륭하다.”라고 했다.
카의 가족은 2차 대전이 끝난 뒤, 물자부족과 식료품 제한이 계속되고 있던 영국을 1947년 크리스마스 즈음 떠나 미국으로 돌아왔다. 마마로네크에 거처를 정한 카는 바로 이웃에 살고 있는 클레이턴 로손과, 그때까지 편지를 교환했던 프레더릭 더네이와 가까이 지냈다. 1949년에는 코넌 도일의 유족의 의뢰로, 코넌 도일의 노트와 편지 등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기초로 공인된 평전『코넌 도일』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들어갔다. 1954년에는 이 평전을 집필하는 동안 친해진 도일의 아들, 애드리언 코넌 도일과 패스티시 『셜록 홈즈의 공적』을 합작했다.
1950년대에 들어와서는 역사의 흥미와 수수께끼 풀이 요소를 조합한 역사 미스터리의 저작이 눈에 띠게 늘어나, 카는 이 분야에서도 개척자적인 역할을 했다. 1960년대 말에는 소설 쪽에는 필력이 약해지지만 1969년부터 1977년 사망하기 직전까지에 연재한 서평 칼럼 ‘배심석’에서 높은 감식안을 보여 주었다. 루스 렌델과 피터 러브지라는 신인의 재능을 재빨리 간파해 따뜻하게 격려하기도 하고, 때로는 디텍션 클럽 시대의 추억을 이야기한 이 칼럼에는 도로시 세이여즈, 프랜시스 아일즈, 안소니 바우처와 나란히 미스터리 역사상 최고의 서평으로 가득 차 있다.
절묘한 스토리텔링, 서스펜스의 연출, 기사도 정신 등의 로맨티시즘과 회고취미(역사소설에는 특히 이 점이 많이 보인다), 페어플레이와 「밀실강의」등, 독자에게 왕성한 서비스 정신이 있기 때문에 매혹적인 작품들이 태어난 것이다.
그는 오랜 시간 열심히 집필했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하루 18시간 작업한 일도 있었다.
카가 처음에 창조한 탐정은 <하버포디언>에 발표한 단편으로 데뷔한 앙리 벵콜랭으로, 단편에서는 파리 경찰의 서장인데, 장편에서는 예심판사로 설정이 바뀌었다. 벵콜랭은 외모도 성격도 악마를 연상시키는 비정한 인물로, 사람들을 체스의 말 처럼 움직이고, 이용하고, 괴롭힌다. 그 대표적인 사건은 『밤에 걷다』이다. 부유한 살리니 공작은 아름다운 루이즈 로렌과 결혼하게 되어 가장 행복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는 결혼식 파티 중에 감시하고 있던 방에 들어간 후, 칼로 목을 잘린 모습으로 발견된다. 루이즈 로렌의 전남편 라울은 정신병원을 탈출해, 그들의 결혼식 후 루이즈를 칼로 공격한다. 중심 되는 트릭 자체는 흔한 것이지만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소설을 연상시키는 기분 나쁜 분위기의 연출이 뛰어나고, 매혹의 도시 파리의 이국적인 분위기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유머라고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고, 인간미도 없는 이 벵콜랭이 시리즈 탐정의 자리에 계속 앉아있었다면 카는 그 후의 명성은 얻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이 벵콜랭은 네 작품으로 모습을 감추고, (1937년 『The Four False Weapons(네 개의 흉기)』로 다시 한 번 부활한다), 그 대신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호한 기디언 펠 박사가 등장한다. G. K. 체스터턴의 ‘예의와 친절’을 모델로 했다는 펠 박사는 체중 125킬로그램이 넘는 거구로, 둥글고 붉은 얼굴에 수염을 기르고, 검은 리본을 단 안경 너머로 가는 눈이 장난스럽게 빛나고 있다. 머리에는 목사가 쓰는 검은 모자(shovel hat)를 쓰고, 검은 헐렁헐렁한 위에 텐트 같은 커다란 망토를 걸치고, 지팡이를 두 개 갖고 다닌다. 철학박사, 법학박사, 왕립 역사학협회회원으로 스코틀랜드 야드(런던경찰청)의 고문으로 해들리 경감을 돕는다. 수수한 집에 살고 있으며 공권력과는 연관은 없다. 박사의 탐정법은 기본적으로는 직감하는 형태로,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와도 공통되고 있다.
펠 박사가 처음 등장하는 『마녀의 은신처(Hag's Nook)』(1933)는 팬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높은 작품으로 Hag's Nook은 링컨 주 채터햄 교도소의 단두대를 가리킨다. 스타베스 가문의 3대의 걸쳐 남자들이 목을 다쳐 죽었다는 전설의 진상이 밝혀진다. 고문서, 신비적인 의식이라는 오컬티즘과 회고취미에 젊은 남녀의 로맨스에, 인상적인 라스트 신도 합쳐서 전체로서 아주 정리가 잘된 작품이다. 엉뚱하고 비만하고 맥주를 마시는 기디온 펠은 네로 울프의 선구자로 보인다.
『세 개의 관』(1935)은 에드워드 D. 호크가 불가능범죄 앤솔로지 『All But Impossible』(1981)을 편찬할 때(여기에도 카의 단편 「The Shadow of the Goat」가 수록되어 있다), 행해진 밀실 미스터리 장편을 뽑는 인기투표에서 1위에 오른 작품이다. (그밖에는 『구부러진 경첩』(1938)과 『유다의 창』(1938)이 4위, 5위, 『공작의 날개』(1937)가 10위에 선정되었다). 『세 개의 관』은 두 개의 불가능범죄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트란실바니아 출신의 샤를르 그리모 박사가 마술사와 말다툼 후, 자택의 서재에서 사살되고 범인은 마치 투명인간처럼 사라진다. 서재 밖에서는 박사의 비서가,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키고 있었다. 피에르 그레이라는 남자가 찾아올 테니 주의를 하라고 박사가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변두리의 뮤직홀에서 마술을 하고 있던 그레이도, 눈으로 덮인 캐글리오스트로 가의 길 한가운데서 사살된다. 현장에는 피해자 이외의 발자국은 없고, 경관을 포함한 세 명의 목격자들은 속삭이는 소리는 들었지만 범인의 모습은 보지 못했다.
『세 개의 관』에는 카가 고안한 몇 개의 트릭 중에서도 가장 복잡하고 교묘한 것이 사용되었고, 이것이 트란실바니아의 흡혈귀 전설, 생매장의 공포, 그리모 박사가 서재에 갖고 들어간 호신용 그림의 비밀 등의 부차적인 수수께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 17장 「밀실강의(Locked Room Lecture)」는 독자에 대한 서비스, 가는 곳마다 숨어있는 복선과 서술 트릭 등, 모두가 밀실 소설의 최고 걸작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것이다.
『아라비안나이트 살인(The Arabian Night Murder)』(1936)은 카의 작품에서는 조금 이색적인 판타스틱 소극(笑劇 farce)이다.
밤, 황량한 웨이드 동양미술박물관에서 경비원이 전시된 마차의 문을 열자 시체가 굴러 떨어진다. 시체의 가슴에는 페르시안 단검이 꽂혀 있고, 가짜 수염을 달고 있고, 손에는 요리책을 들고 있었다. 해들리 경감과 그 상사인 암스트롱 부 경찰청장, 바인 스트리트 경찰서에 근무하는 캐루더스 형사 세 명이 교대로 자신들이 경험한 이 기상천외한 사건을 안락의자에 편히 앉아 있는 펠 박사에게 설명한다. 아라비안나이트의 환상과 안개 낀 런던의 현실이 교차하며, 독특한 정취를 느끼게 한다.
세이여즈에게 헌정한 『구부러진 경첩』은 실제로 일어난 유명한 아서 오튼 사건을 모델로 하고 있다. 켄트 주의 명문 판리(Fairnleigh) 가의 유산 상속자가 한 명 더 나타난다. 25년 전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구조된 소년이 가짜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속자와 새로 나타나 자기가 진짜라고 주장하는 남자. 이 두 사람의 진위의 감별이 끝나기도 전에 집 주인이 정원의 낮은 생나무울타리로 둘러싸인 장소에서 살해된다. 그러나 현장부근에서는 범인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첫 부분에는 기술(奇術)의 안내에서, 미스디렉션으로 이끄는 장면이 인용되고, 자동인형 등, 19세기의 기술에 사용된 소도구도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력적인 수수께끼와 시추에이션, 전편에 넘치는 강렬한 서스펜스, 다그치는 듯한 이야기 전개 등,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이야기성과 이미지네이션이 넘친다.
『녹색 캡슐의 수수께끼(The Problem of the Green Capsule)』(1939)도 미스디렉션을 앞에 내 놓은 장편으로 앞 작품에도 등장했던 엘리엇 경감이 다시 펠 박사와 콤비를 이룬다.
독이 든 초콜릿이 케이크 점에서 팔리고, 아이가 희생되자 마저리 윌스는 아이를 독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사건을 조사하러 소드버리 크로스 마을에 온 엘리엇 경감은 조사 중에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마저리의 삼촌 마커스 체즈니는, 이 사건에 관해 목격자의 증언이 얼마나 신용할 수 없는지를, 영화카메라를 아용해 입증하려고 한다. 그러나 실험 중에 검은 안경으로 변장한 범인에게 독으로 살해된다. ‘심리학자를 위한 살인사건’이라는 서브타이틀이 있듯이, 독살자의 심리를 실제의 예를 들어 분석한 펠 박사의 독살에 관한 강의(제 18장 독살이란 -)와 인간심리의 맹점을 찌른 트릭이 뛰어나다. 엘리엇 경감은 『The Man Who Could Not Shudder』(1940) 『The House at Satan's Elbow』(1965)에도 얼굴을 보인다.
1940년대에 들어서 역시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추에이션이나 대규모 장치는 그림자를 감추었는데, 스토리텔링과 서스펜스는 한층 세련되어졌다. 스코틀랜드의 옛 성을 무대로 탑 위에서 불가해한 추락사건이 계속되는 『연속살인사건』(1941), 주인공에게 그의 피앙세가 독살마라고 알린 남자가 밀실에서 독살된 서스펜스 가득한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1944) 등이 대표적인 장편이다. 『속삭이는 그림자』(1946)는 작가의 전후 최고 걸작이 된 것으로 프랑스에서 흡혈귀의 의심을 받고, 런던으로 도망 온 여성의 주위에 다시 불가사의 한 사건이 일어난다. 어둠속에서 속삭이는 것을 둘러싼 매력적인 수수께끼, 서스펜스, 범인의 의외성이 뛰어난 작품.
카터 딕슨 명의의 장편의 대부분에서 활약하는 헨리 메리베일 경은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9대째 준남작으로, 육군정보부의 상부에서 활동했던 거물이다. 『The Plague Court Murders』를 보면 법정변호사와 의사 자격도 있어, 대표작 『유다의 창』에서는 법정에서 당당한 변론을 전개한다. 체중은 90킬로그램, 배가 나온 비만형으로 커다란 머리는 깨끗하게 벗겨져 있다. 부처와 비슷한 얼굴에 별갑(鱉甲) 안경을 쓰고 외출할 때에는 빅토리아 여왕이 하사했다고 하는 실크햇과 린네르의 파나마모자를 쓴다. 학구적인 펠 박사에 비해 호방한 행동형 인간으로 그려져 있고, 풀에서 사람이 사라진 사건을 해결하는 『묘지임대(A Graveyard to Let)』(1949)에서는 전 프로야구선수 투수와 대결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공을 날려 보낸다. 추리작가 필모어는 ‘가장 재미있는 탐정’이라고 했고 킹슬리 에이미스는 에세이 「내가 좋아하는 탐정들」에서 그를 ‘위대한 셜록 홈즈의 후계자’라고 했다. 이야기에서도 메리베일 경의 성격에 어울리는 슬랩스틱 코미디 스타일의 작품이 많고, 『펀치와 주디(The Punch and Judy Murders)』(1937)『He Wouldn't Kill Patience』(1944)『푸른 수염의 신부』(1946) 이후의 장편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두꺼운 종이로 틈새를 밀봉한 밀실에서의 살인을 다룬 『He Wouldn't Kill Patience』에서는 메리베일이 뱀에 쫓겨서 도망가는 유머러스한 모습이 걸작이다.
『The White Priory Murders(하얀 승원의 살인)』(1934)은 런던 근교에 있는 ‘하얀 승원’이라는 유서 있는 건물의 별관에서 할리우드의 인기 여배우 마셔 테이트가 살해된 것이 발견된다. 눈이 쌓여 있는 별관의 주변에는 범인의 발자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순하지만 맹점을 찌른 해결이 훌륭해서, ‘발자국 없는 살인’ 미스터리 가운데서도 상위에 랭크된다.
『The Red Widow Murder(기요틴 살인)』(1935)는 불가능범죄 테마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것의 하나, ‘사람을 죽이는 방’의 수수께끼를 다루고 있다. 150년 동안 이상하게 죽은 사람이 네 명이 나왔다는, 프랑스 혁명시대의 사형집행인의 집. 맨틀링 경의 저택의 ‘Red Widow Chamber(기요틴의 방)’에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는다는 기괴한 전설이 있다. 맨틀링 경의 제안으로 카드를 뽑아 그 방에 들어가기로 한다. 스페이드 에이스를 뽑은 사람이 방안으로 혼자 들어가고 방문을 잠그지만 나중에 시체로 발견된다. 이 테마의 작품에는 기계적인 트릭을 사용하는 것이 많은데 역시 카는 달인의 솜씨를 보여준다.
『일각수 살인사건』은 미스터리 팬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여러 가지 취향이 응축된 역작으로, 카에게는 추억이 많은 프랑스를 무대로, 변장한 명탐정과 괴도의 대결이 펼쳐지고 큰비로 고립된 성에서 일각수의 짓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불가능 살인이 일어난다. 일반적인 후더닛과 하우더닛의 즐거움에 더해, ‘탐정 찾기’와 ‘괴도 찾기’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는, 아주 호화스런 장편. 카의 특기인 로맨스와 요란스러운 양념도 가득하다. 메리베일이 자기가 다룬 사건 중에서 가장 이상한 사건이라고 한다.
『유다의 창』은 에필로그와 프롤로그, 이외의 본편은 법정 장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메리베일이 변호를 맡게 된 피고 앤스웰 은 피앙세의 아버지 에이버리 흄을 방문해 술을 마시고, 그 안에 들어있던 약 때문에 의식을 잃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옆에 에이버리 흄이 심장을 화살에 찔려 죽어 있었다. 방은 안에서 잠겨있었고, 앤스웰 이외의 사람의 짓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법정에서 변론에선 메리베일은 ‘유다의 창’이란 출입구의 존재를 논점으로 앤스웰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한다. 독자를 완전히 끌어들이는 도입부도 좋고, 계속해서 전개되는 법정에서의 스릴 넘치는 장면도 좋은 걸작.
카는 「지상 최고의 게임」이라는 평론에서 뛰어난 추리소설의 특질로서 해결에 필요한 단서를 미리 독자에게 알려주는 페어플레이, 작품의 구성의 긴밀함, 플롯의 독창성이라는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 원격살인을 테마로 한 『The Reader Is Warned(독자여 속지마라)』(1939)는 그것을 실천한 작품이다. 염력(텔레포스)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독심술사 허만 페닉의 예언대로, 불가사의 한 죽음이 이어지고, 피해자에게는 외상도 독약의 흔적도 발견되지 않는 불가능상황이 제시된다. 작품 곳곳에 ‘독자여 속지 말라’로서 각주가 있고, 독자에 대해 도전하는 형식이 되어 있다. 이 취향은 카 명의의 『아홉 개의 해답』(1952)에서도 반복된다.
시리즈에서 유일한 단편(중편은 「제 3의 총탄」이 한 작품 있다)인 「고블린 숲속의 저택(The House in Goblin Wood)」도 주목할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메리베일의 눈앞에서 열쇠가 채워진 집 안에서 젊은 여성이 사라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평소의 슬랩스틱 대신 블랙 유머가 전편에 흐르고 있고, 메리베일의 밝히는 진상에도 놀라게 된다.
그 밖에 단편에서 활약하는 시리즈 탐정은 스코틀랜드 야드의 마치 대령이 있고, 불가능범죄를 중심으로 한 기묘한 범죄 수사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시리즈 탐정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은 『화형법정』(1937)과 『황제의 코담배 갑』(1942)이 대표작으로 모두 명작에 드는 장편이다.
『화형법정』에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가 17세기의 독살마와 똑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라는 편집자 에드워드 스티븐스의 주변에서 계속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사건을 그리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스티븐스의 집 가까이에 사는 마일즈 데스퍼드 노인의 이상한 죽음으로, 데스퍼드 가의 하녀는 사건 날 밤, 오래된 의상을 걸친 여자가 벽을 빠져 사라진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데스퍼드 노인의 사체가 자물쇠가 채워진 납골당에서 사라진다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스티븐스는 무서운 의혹에 괴로움을 당한다. 과거와 현재의 사건과의 교차, 반전 도형을 보이는 거 같은 반전이 이 장편의 특징으로, 카의 모든 저작 가운데서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 『황제의 코담배 갑』은 애거서 크리스티도 경의를 표시했다는 심리적이 트릭이 뛰어나다. 1957년 영국에서 'That Woman Opposite' 라는 타이틀로 영화화 되었다.
딕슨 카가 남겨 놓은 또 하나의 위대한 공적이 역사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장을 개척한 점이다. 역사 미스터리는 미해결의 역사적 사실의 진상을 추리하는 것과, 사실을 어느 정도 살려 독자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두 가지 형식이 있는데, 카는 두 분야 모두 선구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을 썼다. 앞에 해당하는 것이 나폴레옹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한 『에드먼드 고드프리 경의 살해』(1936)로 이 작품은 다른 작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자극했고, 그 결과 릴리언 데 라 토레의 『사라진 엘리자베스』(1945) 와 조세핀 테이의 『시간의 딸』(1951) 같은 명작이 태어났다. P. C. 도허티(Paul Harding Doherty)가 첫 작품 『The Death of a King』으로 여기에 도전하고 있다. 한편 후자에 속하는 첫 장편이 로저 페어밴 명의로 발표된 『Devil Kinsmere』(1934)로, 이것은 30년 후의 『Most Secret』의 원형이 되었다. 1950년에 『뉴게이트의 신부』이후는 이 종류의 작품이 카의 저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그가 소년시대부터 계속 갖고 있던 역사에 대한 흥미를 미스터리와 결합시킨 것이었다. 현대물에 보이는 트릭과 서술은 사라지고 기사도 정신과 회고정신, 로맨티시즘이 넘치는 것이 되었다. 이 분야의 대표작에는 뉴게이트 감옥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주인공 앞에 교만한 여성이 명목상의 결혼을 하러 방문하는 인상적인 장면으로 막을 올리는 『뉴게이트의 신부』, 캠브리지 대학의 역사학 교수가 3세기 전에 일어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악마에게 혼을 팔아 타임 슬립 하는 『비로드의 악마』(1951)(이 책의 판매는 다른 책들을 압도했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통치하의 프랑스를 무대로 의외의 범인이 성공하고 있는 『Captain Cut-Throat목 잘린 대장』(1955) 등이 있다.
『The Hungry Goblin』(1972)에서는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윌키 콜린즈를 탐정역으로 그리고 있다.
모처럼 역사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개척하면서 그 가운데 시리즈 탐정을 활약시키지 않은 것은 유감인데, 그 때문에 역사 미스터리의 붐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역사와 수수께끼 풀이의 흥미를 조합해서, 때로는 그 가운데 불가능 범죄를 집어넣은 카의 정신은 현대를 대표하는 역사 미스터리 작가의 한 명인 P. C. 도허티가 이어 받고 있다.
1963년 뇌졸중으로 몸의 왼쪽이 마비되고부터는 한손으로 타이핑해서 원고를 완성했다고 한다.
1977년 2월 27일, 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그린빌에서 폐암으로 세상을 뜬다. 이미 80편에 이르는 소설을 출판한 뒤였다. 그가 쓴 작품에 대해 로제 마르땡은 “어느 하나 나쁜 것 없고, 대부분은 뛰어난 작품들”이라고 했다.
(출처:하우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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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파일■
-출신지:미국 펜실베니아주 유니온타운 출생
힐 스쿨,대학 중퇴 후 파리에 유학. 귀국후는 전업 작가로 활동
영국 체재가 길었으며 부인인 클라리스 크리브스가 영국인등 영미 작가라고도 말해짐
(만년은 미국으로 돌아온 )
-생몰:1906년 11월30일 ~1977년 2월27일(암으로 사망,70세)
-경력:어릴 적 변호사이며 애서가인 아버지 장서(홈스,르르타비유,브라운 신부,사고 기계) 를
읽고 장래 직업으로 작가를 희망
1930년 파리 유학 후,당시 파리 생활에서의 경험을 살려 「밤에 걷는다」를 간행.(24세)
1932년- 결혼후 다음 해 영국으로 이주.이후 16년간, 제2차 대전중을 제외하고 영국에서
집필 활동
1933년- 카터 딕슨 명의로 「 The Plague Court Murders」을 발표
1950년- 미국으로 귀국.이후는 주로 역사 미스터리의 집필.
1963년- 미국 탐정 작가 클럽(MWA) 상의 거장상을 수상
생애 주로 두 개의 펜 네임을 이용했으며 1972년에 「피에 굶은 악귀」로 소설이후 절필할
때까지 장편70권,단편집 3권 내외를 발표.
-시리즈 탐정:
기디온 펠 박사 (Dr. Gideon Fell)
헨리 멜빌경(H•M경) (Sir Henry Merrivale)
앙리 방코란 (Monsieur Henri Bencolin)
마치 대령 (Colonel March)
패트릭 버틀러 변호사
-대표작 :
논시리즈-「화형 법정」 「황제의 코담배갑」
펠 박사-「모자 수집광 사건」 「세 개의 관」 「구불어진 경첩」
헨리 멜빌경-「유다의 창」「기적을 푸는 남자」(단편)
국내번역작:
연속살인사건/동서
해골성/일신(품절),동서
황제의 코 담배갑/삼중당(품절),동서
마년의 집/삼중당(품절)
세개의 관/동서
화형법정/삼중당(품절),동서
모자수집광살인사건/동서
흑사장살인사건/자유(품절)
밤에 걷다/풍림(품절)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