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연대기-탄생에서 르네상스까지는 SF평론가 강수백님이 2003년 GE메디칼 시스템 코리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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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분기점
<어메이징 스토리즈>는 룩셈부르그 출신의 이민자인 휴고 건즈백이 미국에서 발행한 세계 최초의 상업 SF잡지이며, 대중문학 장르로서의 과학소설은 이 잡지가 창간된 1926년 4월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참고로 건즈백 이전의 고전 SF는 보통 프로토[原] SF라고 지칭된다. 프로토 SF란 글자 그대로 SF의 프로토타입을 의미하는 비평적 용어이며, 후세에 나온 여러 SF소설의 테마 및 원형(元型)을 제공했던 작품들을 가리킨다. 흔히 ‘SF의 아버지’로 불리곤 하는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 영국의 H. G. 웰즈와 아서 코난 도일, 프랑스의 쥘 베른 등은 서로 미묘하게 다른 문학적 성향과 방법론을 구사한 프로토 SF소설들을 발표함으로써 건즈백이 지향했던 과학 계몽주의적 SF에 큰 영향을 끼쳤다. 프로토 SF는 SF와 판타지가 아직 완전히 분리되지 않았던 시절의 활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세련되고 극도로 세분화된 21세기의 현대 SF에서조차 이들 19세기의 작가들의 영향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SF사(史)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40년대~50년 황금시대
1930년대 말 미국은 뉴딜 정책의 성공에 힘입어 기나긴 대공황의 늪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었고, 펄프 잡지를 중심으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던 SF계에서도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자극받아 고전에 해당하는 걸작들이 속속 빛을 보고 있었다. 신기한 아이디어의 확장에만 주력했고, 문학적 정체성 따위는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던 30년대의 건즈백류(流) SF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사람은 SF잡지 <어스타운딩 스토리즈>의 편집장으로 취임한 존 W 캠벨 Jr.였다. 켐밸은 SF소설의 중심이 되는 아이디어가 신기함 뿐만 아니라 과학적/사회적인 정합성(整合性)을 가지고 있을 것을 요구했고, 많은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수많은 아이디어를 직접 작가들에게 공급했다. 과학에 대해 경이감 뿐만 아니라 이지적이고 현실적인 접근 방법을 택했다는 점에서 그의 접근방식은 현대 SF의 초석이 되었으며, 외삽법을 통해 현실 세계의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하려고 했다는 점에서는 쥘 베른의 정신적인 후계자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발굴한 시어도어 스터전, 아이작 아시모프, A. E. 밴 보그트, 클리포드 시맥, L. 스프레이그 디 캠프, 잭 윌리엄슨 등 1940년대를 풍미했던 거장들 모두가 이 ‘캠벨 스쿨’의 졸업생들이고, 하인라인과 아시모프는 이들 중에서도 우등생의 이름에 걸맞는 뛰어난 작가였다. 이 두 작가에 과학자 출신의 영국작가 아서 C. 클라크를 합쳐서 황금시대의 ‘3대 거장(Big Three)’이라고 부른다.

(출처:www.gehealthcare.com/krko/webzine/2003_fourth/human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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