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사이버펑크Cyberpunk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1982년에 내놓은 영화 {비디오드롬 Videodrome}은 사이버 펑크 장르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사이버펑크Cyberpunk란 무엇인가?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펑크Punk의 합성어로 만든 단어인 사이버펑크란 컴퓨터 문화 시대의 새로운 형태의 하위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 시대의 펑크문화인 셈이다. 사이버펑크는 과학 기술이 우리의 삶을 깊숙히 지배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반항 문화를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수학자인 위너가 제창한 사이버네틱스는 자동 제어와 통신을 통해 외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고, 펑크는 1970년대말의 반항적인 메세지와 강력한 비트를 가진 록음악( 섹스 피스톨즈가 그 대표적인 그룹 )을 뜻하는 말로 사이버펑크는 최첨단 하이테크를 상징하는 말과 사회 문화적 반항이나 이단을 나타내는 말의 융합인 셈이다.
이 사이버펑크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캐나다 출신의 SF작가인 윌리엄 깁슨이 1984년에 <뉴로맨서>라는 소설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SF평론가인 가드너 조도이스는 윌리엄 깁슨과 브루스 스털링, 루 샤이너, 루디 러커, 존 셜리, 팻 캐디건등을 가리켜 '사이버펑크'소설 작가라고 칭했는데, 이 '사이버펑크'라는 단어는 브루스 베스케의 소설인 <사이버펑크>에서 그가 따온 것이었다. SF문학 사조로서의 사이버펑크장르를 여기서 자세하게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고 다시 영화로 설명을 돌리기로 한다.
{비디오드롬}은 인간의 의식과 TV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팬이라면 반드시 감상해야할 작품으로 많은 SF영화 애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TV가 제공하는 가상 현실과 진정한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상태로 빠져드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근미래의 사이버펑크족들의 현실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는 <뉴로맨서>에 나타난 미래 사회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2019년, 화려한 네온 간판과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의 미소가 빌딩 숲의 꼭대기를 장식하고 좁다랗게 놓인 골목길에서는 인조 인간들의 부속품을 뒷거래하는 암시장이 있다.
거대 도시의 뒷골목은 사이버펑크소설들에서 많이 그리고 있는 불안정하고 암울한 미래상의 전형적인 모습인 듯하다.
{코드명 J Johny Mnemonic}은 바로 윌리엄 깁슨의 동명 소설인 <조니 네모닉>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주인공인 조니는 정보를 두뇌 속의 메모리 칩에 저장하여 밀수하는 일을 하는 콘솔 카우보이로 정보를 독점하려는 기업이 기밀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보낸 암살자들과 대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원작과는 다소 다른 편이다.
{론머맨 The Lawnmower man}도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묘사가 뛰어난 영화이다. 가상 현실을 다룬 본격적인 영화인 셈이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사이버 섹스장면이 나온다.
일본의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만화 영화인 {아키라 Akira}는 사이버펑크적인 미래가 감각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 SF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무대는 제3차 세계 대전으로 핵전쟁이 발발한 이후의 폐허가 된 일본의 수도 네오 도쿄이다.
네오 도쿄는 가정과 학교라는 존재가 이미 붕괴한 지 오래고 소년들은 흉폭해져서 거리를 싸움터로 만들며 파괴를 일삼는다. 여기 나오는 데츠오라는 소년은 군부가 추진하는 '아키라'라는 정신 감응 연구의 희생양이 되어 괴물로 변하고 폭주조고 소년 카네다와 엄청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만화 영화의 매력은 살인, 폭력, 데모, 테러로 얼룩진 도쿄의 모습과 그 속에서의 젊은이들의 반항과 허무, 파괴와 재건으로 이어지는 사이버펑크적인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장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