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매 Mr. Know 세계문학 44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말타의 매의 내용은 샘(새뮤얼) 스페이드의 탐정 사무실에 어느 날 동생을 찾아 달라며 원덜리라는 한 여자가 찾아온다. 사라진 동생이 남긴 마지막 주소를 찾갔더니 동생은 없고, 동생이 따라나섰다는 서스비란 남자만 있더라는 것. 그날 밤 서스비를 미행하던 스페이드의 동료 아처가 살해되고, 원덜리가 묵은 호텔에 들어서던 서스비마저 살해된다.
원덜리의 본명은 브리지드 오쇼네시. 애초부터 동생이란 존재하지도 않았다. 샘의 사무실로 또 다른 인물 조엘 카이로가 찾아와, 조그마한 새의 조각상을 찾아달라며 돈을 내미는가 싶더니 권총으로 위협한다. 이어 의문의 남자가 카이로와 스페이드를 쫓고, G.라는 애칭을 사용하는 거트먼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복잡하게 엮기게 된다.

말타의 매는 소설로도 유명하지만 험프리 보가트 주연의 영화로 더 유명한 작품으로 하드 보일드의 시조 더실 해밋의 작품이다.

하드보일드 (hard-boiled)란 1930년 전후에 미국문학에 등장한 사실주의 수법으로 E. 헤밍웨이나 J. 도스 패소스 등이 사용한 문체와 같이 필요없는 수식을 극도로 줄이고 스피디하고 거친 터치로 사실을 서술하는 것으로, 그것이 바뀌어 <냉혹> <비정>이라는 문학적 용어로 쓰였다고 하는데 그저 추리소설에서 하나의 유파(流派)를 가리킨 것으로만 알았는데 저 유명한 헤밍웨이등이 쓴 기법이라고 하니 새삼스런게 보인다.
하드 보일드는 삶은 달걀이란 뜻도 갖고 있는데 고독한 사립탐정을 주인공으로 한 리얼한 성격 묘사, 사건의 수수께끼 풀이보다도 등장인물의 인간관계를 중요시한 시점, 비어나 속어를 많이 사용한 스피디한 문체, 심리 분석 이상으로 효과적인 경묘한 회화를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금주법에 흔들린 1920년대 미국사회의 암흑면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스포일러 같지만 말타의 매는 단순히 말하면 순금으로 조각된 매상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암투를 그린 소설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말타의 매에서 주인공 샘 스페이드가 찾는 것은 단순한 황금매가 아니라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 개개인이 숨기고 있는 진실들을 찾아해매는 것으로 이 작품에서 사건의 발달은 의문의 살인에서 시작하기는 하지만 여기서 주인공이 파해치는 것은 범인이 누군가가 아닌 사건의 실체라고 할수 있다..

대실 해미트나 레이먼드 챈들러 같은 하드 보일드 작가들은 기존의 셜록홈즈나 아가사 크리스티 등의 소설에서 나오는 비현실적인 탐정세계 묘사를 상당히 혐오했다고 하는데 그들은 너무 추리과정에서의 반전같은 것에 집중한 나머지 범죄세계의 심각함을 간과한 것에 큰 불만을 품었고 특히 사건을 수사하는데 있어서 모든 것을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당시 현장에서의 단서를 가지고 용의자들을 심문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퍼즐적인 요소가 짙은 비현실적인 수사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하드 보일드 작품들의 경우 논리적인 추리를 바탕으로 한 범인 찾는 재미는 없지만 대신 주인공을 위협하는 악당들과 주인공을 유혹하는 팜므 마탈,그리고 이런 모든 유혹과 위협을 무릎 쓰고 범죄의 실체를 밝혀가는 탐정의 모습에서 재미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말타의 매에서 등장하는 브린지드 오쇼네시는 내가 읽어본 책중에 나오는 가장 아름답고 사악한 여인으로 주인공 샘 스페이드 못지않는 개성을 뽐내는 사랑스러운 악녀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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