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협소설④-요시카와 에이지편


일본의 경우 중국과 같은 무협소설이란 개념이 없었고 또한 찬바라란 일본 고유의 사무라이+닌자류의 소설이 50년대부터 이미 인기가 있었기에 한국처럼 중국풍의 무협소설이란 것이 크게 성행한 적이 없었다고 설명드린바 있습니다.


일본에서 무협소설과 유사한 느낌의 소설이라면 일본의 전국시대나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소설(혹은 시대소설)중에서 칼싸움이 나오는 분야(즉 찬바라 소설)을 무협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본에서 무협소설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가 있다기 보다는 역사 소설가가 전국시대나 에도시대의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면 역사소설이 되고 닌자나 ,(실존인물이 아닌)사무라이를 주인공으로 하면 찬바라 소설(무협소설)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 김용의 녹정기를 보면 청나라 강희시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그의 다른 무협 소설처럼 장풍이나 내공같은 신비한 무술이 주를 이루가 보다는 실존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교묘히 섞여서 마치 한편의 역사소설을 읽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 소설가인 요시카와 에이지(생몰 1892년 8월 11일~1962년 9월 7일, 향년 70세)도 한편으로 본다면 무협소설가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그의 역사 소설로는 유명한 중국의 삼국지가 있고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주인공으로 하는 신서태합기(동서 대망시리중 일부/진국기로 번역)을 들 수 있습니다.


그외에 역사소설보다는 무협물의 성격의 강한 미야모토 무사시(실제 무사시에 대한 현실적 고증보다는 전설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됨)를 들 수 있습니다.


에이지의 작품중 역사적 사실과 무협물이 혼합된 작품을 들라면 아마도 나루토 비첩(1926~27년 연재)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판 나루토비첩>


나루토란 말을 들으니 나루토가 나오는 이야기인가 착각 할수 있는데 에도 시대 말기, 존왕파 영주인 아와 번의 하치스카 시게요시와 막부 세력 간의 갈등과 암투를 다루면서 막부 전복 계획이 담겨있는 나루토 비첩을 손에 넣기 위해 아와국에 침입을 시도하는 허무승 차림의 미검사 노리즈키 겐노죠와 여자 소매치기의 대가 미카에리 오츠나가 에도에서 오사카 이와를 거치면서 둘을 노리는 막부의자객들및 닌자들과  혈투를 벌이는 스파이 액션과 러브 스토리가 펼쳐지는 일종의 무협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작품입니다 .

<전형적인 무협물 주인공답게 꽃미남 검사가 나옴>


나루토 비첩은 6권으로 완결된 작품인데 특이하게 국내에서는 종이책으로 출간되지 않고 전자책으로 번역되었습니다.

혹 궁금하시다면 전자책으로 일독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요시카와 에이지는 초기에는 검난여난(1925~26년),나루토비첩(1926~27)같은 무협풍의 오락이 가미된 전기소설을 썼으나 이후 구도적 취향으로 기울어 지면서 보다 진지한 미야모토 무사시(1936~39)를 쓰게 되고 이후에는 <신헤이케(新平家) 이야기>(1950∼57) <사본태평기(私本太平記)>(1958∼62) 등 시대의 흐름이 살아 있는 인간상을 추구하는 역사소설가로 변신하게 되고 사후 그의 이름을 딴 요시카와 에이지상이 제정되기도 합니다.


한편 국내에 현재 알라딘에서 보이는 작품들(삼국지,대망,진국지,미야모토 무사시,나루토 비첩)외에 오래전에 번역된 작품들이 있습니다.

무협지(60년대 나온 책으로 무사시를 번역한 책임)

대비검

천지비검


이 책들은 구글에서 요시카와 에이지의 무협소설이라고 간략하게 뜨고 있는데 실제 원제는 무엇인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없습니다.다만 이 소설들이 구글에서 검색되는 것은 모두 중고책 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 책들의 내용이 어떤지 무척 궁금해 지는데 아무런 정보가 없어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추가:위 3권의 작품중 무협지란 작품은 60년대 미야모토 무사시를 번역한 작품으로 아마도 당시 한참 유행했던 홍콩/대만의 무협지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서 당시 출판사가 대놓고 무협지라고 제목을 지어서 출간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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