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영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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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김영하는 시내의 대형서점에서 두 명의 고등학생이「위대한 개츠비」책을 집어 들고는 ‘졸라 재미없다’고 표현한 비난에 대한 반감으로 저자를 변론하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다고 한다. 팟 캐스트에서 김영하의 책 읽어주는 시간을 통해 가끔 접했던 그의 조분 조분 이야기하는 목소리와 책에 대한 해설은 이해를 쉽게 한다.

 

이 소설은 능란하게 짜여진 플롯에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대결하는 흥미진진한 로맨스다. 문체는 절제돼 있지만 유머도 잃지 않는다‘고 그가 이야기한 것처럼 고전 읽기의 어려움 중 하나인 다양한 등장 인물,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난해함이 전혀 없으며 데이지와 개츠비로 압축된 로맨스 소설이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부담 없는 고전문학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에서 '개츠비를 세번 이상 읽은 사람만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겠지'라고도 했다. 얼마 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개봉 하자마자 극장에서 보았는데, 원작의 흐름을 따른 영화에 대한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책으로 먼저 읽고 영화로 보니 화려한 파티, 리드미컬한 찰스턴 댄스, 웅장한 저택을 보는 즐거움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황금 모자를 써라, 그것으로 그녀를 움직일 수 있다면. 그녀를 위해 높이 뛰어라. 그럴 수만 있다면. 그녀가 이렇게 외칠 때까지. 오, 내 사랑, 황금 모자를 쓴, 높이 뛰어오르는 내 사랑이여, 내가 당신을 차지하리라.’ 책의 서문에 적혀 있는 이 글은 1920년대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물질 만능주의가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이 책 전체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데이지의 친척 오빠로 개츠비의 옆집에 살면서 그들의 삶에 관여하게 된다. 평생을 데이지만 사랑한 개츠비는 가난과 신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진 후 5년 동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굉장한 부자가 된다. 개츠비는 데이지 집의 초록색 불빛이 바라보이는 반대편에 살면서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열고, 데이지도 개츠비의 집에 초대되어 오지만 정작 그녀의 관심을 끄는 건 개츠비의 영국제 셔츠들이다. 셔츠 더미를 보고 감동으로 흐느끼는 데이지를 바라보면서 개츠비도 자신의 사랑은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나 그 사랑을 끝까지 이어가고 결국 데이지를 대신해 허무한 죽음을 맞이한다. 밤마다 파티를 열어 늘 사람들로 붐볐던 파티장과는 달리 친구 닉과, 아버지, 우체부 등 소수의 사람들만 장례식에 참여 한다. 데이지는 자신의 죄를 대신한 개츠비의 죽음을 알면서도 도망치듯 남편과 먼 여행을 떠난다.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자리들’ 이라는 김영하의 한줄 요약은 개츠비와 데이지의 어긋난 사랑의 결말을 이야기 하고 있다. 평생 한 여자와의 사랑에 목숨을 걸었던 개츠비를 순수하다고 해야 할까?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결혼한 여자가 자신에게 돌아오리라 믿는 개츠비의 무모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데이지를 두고 바람을 핀 톰의 도덕성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 책에는 개츠비의 삶을 통해 1차 세계대전의 대 참사가 끝난 후 혼란스러운 미국의 시대상도 함께 투영하고 있다.

 

사람을 잘 이해하고 서로 소통하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인문학을 쉽게 접하는 방법은 세계 고전 문학 읽기라고 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개츠비와 데이지가 추구하는 불안한 삶의 목표, 서로 다른 사랑, 소통의 방식, 자기 방식대로 재해석하는 무한한 긍정을 통해 삶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사이에 두고 데이지의 남편인 톰 뷰캐넌과 격돌하던 뉴욕 5번가 플라자 호텔은 지금도 건재하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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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5-0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츠비가 매일 밤 파티를 연 까닭은 오직 하나, 보고 싶은 데이지가 파티에 참석할 거라는 가능성 때문이라 것.
이것에 공감할 수 있다면 이 작품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듯해요. 아마 짝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이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죠. 그러나 이런 절실한 사랑을 공감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재미없는 작품이 될 수 있겠죠.
중요한 건 공감이죠.

저도 상실의 시대에서 개츠비를 언급한 부분을 읽었고,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게 되었는데, 그리 흥미롭게
읽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 읽으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ㅋ
오히려 개츠비에게 '위대한'을 붙인 피츠제럴드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군요.

그런 피츠제럴드를 생각한다면 이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세실 2013-05-06 09:05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처음 읽은건 결혼전! 이번에 다시 읽으니 확실히 다른 느낌입니다.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할까?
마치 <안나 카레니나>처럼요. 주위에 개츠비같은 순정남이 있다면 행복할 듯. 스토커 같아서 섬뜩하려나요? ㅎ
요즘 세계문학을 한권씩 읽고 있는데 아 이래서 고전이구나, 가치가 있구나 하는 느낌입니다.
단순한 러브스토리 보다는 당시의 시대상까지 반영하니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님도 이 기회에 다시 읽어보시면 좋을듯^^ 목요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프레이야 2013-05-07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하 번역으로도 읽어보고싶어져요. 퐁당^^ 다음주 목요일이죠?! 학수고대중ㅋ 디 카프리오의 개츠비를 비롯해 인물들이 썩 잘 연출될 거 같아요. 기대가 너무 크면 안 되는건데ㅠ

세실 2013-05-08 14:49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럼 프레이야님은 달이랑 이 책도 함께 가져갈게요^^ 원서까지~~~
그쵸? 같이 보면 얼마나 좋을까지만 기다리기엔 지쳐서 전 목욜 가려구요.
확 오전에 외출달고 가서 볼까? ㅋ
이번주 고령화 가족도 기대됩니다. 둘 다 내 스타일이야~~~

프레이야 2013-05-09 15:57   좋아요 0 | URL
어므낫, 고마워요, 세실님.
장바구니에서 그럼 빼야겠어요.^^
저도 개츠비 개봉일에 가서 볼 거에요.
말까지 못 기다려요 ㅋㅋ
고령화가족 오늘 개봉이네요.
몸살 어여 나으시길~~~

세실 2013-05-09 16:07   좋아요 0 | URL
호호호 당연히 빼셔야죠~~~~ 그날 가지고 갈게요^^
아웅 오늘 고령화 가족 개봉하는데 선약이 있어서 내일이나 봐야할듯요.
영화 기다리는 것도 맘을 설레이게 합니다.
우리 참 감성적이야~~~ ㅎㅎ
후배가 할머니처럼 기침한다고 구박해요. ㅠ
난 오공주에게만 사랑받는거 같아........ㅋㅋ

다크아이즈 2013-05-07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긴 하지 않고 댓글 썼다가 다 날려 먹었어요.ㅠ
학생들이 위대한 개츠비 읽고 '졸라 재미없다'고 반응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ㅋ
제목이 주는 기대치가 있는데 아무리 읽어도 위대한 개츠비는 없고 (그들이 보기에) 찌질하기만 한 개츠비만 있는데다
스토리가 임펙트 강한 게 아니고 밋밋하니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배경도 알고 개츠비에 대한 애정이 좀 전제된 상태에서 읽어야 제 맛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초등생, 중학생 논술 교재로 다 활용해봤는데 아그들 표정이 '이게 뭐야' 하는 것 있지요.
자꾸 읽을수록 괜찮은 책이라는... 해서 세실님 가정처럼 영화 안 봤는데도 전 본 듯한 착각이.
진작 개봉날 영화관 가면 두 번 보는 듯한 느낌일 것 같아 두렵사옵니다.

댓글 집에 오자마자 달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놀러와 이제 보내고 댓글달기 운동하고 있어요.
오공주 중에 세실님이 요즘 제일 잘나가 ㅋ

세실 2013-05-08 14:59   좋아요 0 | URL
그쵸?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개츠비가 좀 답답하기도 하겠지요.
결혼 적령기부터 좋겠죠? 환상을 품을수도....
나름 위대하잖아요? 한 여인을 위해서 그렇게 평생을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한편으로는 데이지가 부럽기만 한걸요. 대신 죽기까지 했으니.....
저두 영화보고 다시 읽을까 생각중입니다. 하루키가 세번 읽어야 친구가 될수 있다고 했으니 세번은 읽어야겠죠? 하루키랑 친구하고 싶으다~~~ ㅋ
이 글 6월 신문 서평에 올릴거라 가설을 적어 놓았고, 수정할 예정이랍니다.
저 못나가요. ㅠㅠㅠㅠ 으앙!!!!!! ㅋㅋ

라로 2013-05-07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보았다는 줄 알앗짆아요!!!ㅎㅎ 한참을 생각했었다우~~~ 처음엔 '가설'이라는 글이 없엇지요???? 응???? 꼭 알고 싶다요~~~~ㅋㅋ
그리고 영화는 담주 개봉이 아니던가요??? 저는 딸아이와 그 영화보기로 약속했어요~~~ 세실님처럼 딸아이도 요즘 고전 읽기에 빠져든듯~~~~~
아리따운 세실님이 보고싶은 요즘이야요~~~~함께 달달한 것도 찾아 먹우러 가고싶공~~~ 아이폰으로 댓글다니까 오타는 이해하삼~~~^^*

세실 2013-05-08 15:0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요즘 머리가 텅 비어버린 느낌입니다. 저두 기억이 잘 안나요~~~~~~~
호호호~ 6월 신문에 낼 글이라 한번 적어보았답니다.
담주 개봉! 이번주엔 고령화가족 개봉! 나두 보림이랑 보러 갈래요. 신랑이랑 가면 재미 없을꺼 같어...ㅎㅎ
패셔니스타 시아님이 나도 보고 싶어요. 특히 오늘같은날.......내 슬픔(?)을 나누면서 시아님의 기를 받고 싶어요. 난 스마트폰으로 댓글 잘 못달겠던데. ㅎㅎ
시아님 아이폰 댓글 다는 정성은 정말 눈물겨운데.....ㅋㅋ
아이폰 활용도 100점!
오타 오늘 하나도 없었고요, 오타 백개라도 전 다 이해해요. 사랑하는 시아님 글만 보여주면 되어요^^
 
안나 카레니나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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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저작에 앞선 몇 해 동안, 그리고 이 장편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톨스토이는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철학에 매달렸다. "철학적 문제가 올 봄 나를 사로잡고 있습니다"라고 1873년 그는 스트라호프에게 말하고 있다. 가장 톨스토이의 주의를 끈 것은 플라톤, 칸트,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스피노자의 저작이었다. "칸트에서 그는 기본적인 윤리 문제의 제기를 특히 높이 평가했다. 톨스토이는 "철학이란 개인적인 의미에 있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의에 대한 문제에서 가장 훌륭하고  실제적인 대답을 주는 지식이다'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톨스토이의 이러한 관점은 레빈의 성격과 <안나 카레니나>의 전반적 구상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p.3권 467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에서 추천한 책. 이 책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준다기에 불혹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라 메모 해 놓고는 요즘 읽고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 안나 카레니나. 첫 장을 넘기니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는 유명한 글이 눈에 들어온다. 불행한 가정의 이유는 천차만별로 다양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겠지.

'난 당신하고라면 온 세계를 두루 여행하고 다녀도 지루하지 않을 거 같아요. 세상엔 얘기를 나누든 가만히 있든 같이만 있으면 마음이 즐거워지는 사랑스러운 부인들이 있는데, 당신이 그런 분 가운데 한분이예요

 

안나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한 브론스키 모친의 말처럼 아름답고 품위 있는, 무엇하나 부러울것 없는 사교계의 여왕 안나에게 찾아온 치명적인 사랑 브론스키. 안나와 브론스키는 처음 만나는 순간 서로에게 빠져들고, 불꽃처럼 위태로운 사랑을 하게 된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 과거의 남자는 추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걸까? 능력있고 듬직했던 남편은 갑자기 귀가 못생긴, 바라보면 짜증나는 그런 사람으로 바뀌어간다. 모스크바로 떠난 안나와 브론스키는 나름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지만 불완전한 사랑으로 늘 불안해하는 안나의 눈에는 브론스키의 사랑마저 믿지 못한다. 기차역에서의 설레이던 첫 만남은 기차에 몸을 던진 안나의 죽음으로 그들의 사랑도 끝이 난다. 사랑을 대하는 여자와 남자의 관점의 차이가 그들의 사랑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 것은 아닐까? 여자에게 사랑은 전부인 반면에 남자의 사랑은 일, 사교와 비중이 비슷한 것일수도. 한편으로 안나의 사랑은 집착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음이 온순하며 따뜻한, 귀여운 여인 키티에게는 사랑하는 남자 브론스키가 있다. '준마는 낙인으로 알고 사랑을 하는 젊은이는 그 눈동자로 알 수 있도다.' 처럼 키티는 그 남자를 생각하면 귓볼이 빨개지고, 가슴이 설레이며 눈동자는 그 남자만 바라보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남자 레빈이 싫지는 않지만, 브론스키에 대한 사랑으로 레빈의 청혼을 거절한다.

브론스키와 당연히 결혼을 할 것이라 생각했던 키티는 안나를 따라간 브론스키에 대한 충격으로 병을 앓게 된다.

브론스키에게 키티는 어떤 의미였을까? 부친의 말처럼 그저 키티를 유희의 대상으로 생각한 것일까?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라는 안나의 현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브론스키는 안나와 새로운 삶을 살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결국 키티는 레빈과 결혼하고, 시골에서 편안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키티와 브론스키가 만났더라면 과연 행복했을까? 키티가 레빈과 처음에 만나 결혼했다면 과연 시골에 살았을까?

유달리 겸손한 인간으로 여겨지고 싶다거나 겸손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 나오는 것이 결코 아니라 완전히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스스로를 낮추는 리보프의 태도에 그는 언제나처럼 감동하였다. p.259

키티의 언니 나탈리와 결혼한 리보프를 보는 레빈의 생각이다. 레빈은 이 소설에서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톨스토이의 사상을 가장 잘 반영한 레빈은 지주임에도 농부들과 함께 직접 농사를 짓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도입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묘사된다. 무신앙에 대한 갈등도 하면서 힘든 순간에 종교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단순한 러브 스토리가 아닌 러시아의 농노 해방과, 러시아 혁명을 다룬 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세권을 읽는 동안 지식인들의 정치 이야기가 거의 반을 차지하는지라 긴 호흡으로 읽어야 했지만, 읽고 나니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뿌듯해진다. 당분간 기차역을 보면 안나의 충동적인 죽음이 떠올라 먹먹해 지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연한 먹빛이 되겠지. 한번 뿐인 삶 충동에 이끌리기 보다는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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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3-01-2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민음사거로 읽었는데 제가 읽기에는 책의 비중이 처음에는 안나에게 있다가 점점 레빈에게 가고 있는 것 같드라구요. 레빈 이야기를 읽을 때 아주 좋았구요. 암튼 가끔 기차를 타면서 안나를 생각했어요. 그럴때마다 얼마나 슬프던지,,,더구나 안나가 죽는 걸 모샤하는 톨스토이의 글은 더,,,암튼,,,,저도 읽었다는 티 내고 갑니당,,ㅋㅋ

세실 2013-01-27 10:03   좋아요 0 | URL
나비언니 반가워요~~~ 그쵸? 2권에는 레빈의 일상이 자세히 나오네요. 지극히(?) 도덕적인 톨스토이가 분신으로 생각했던 레빈 ㅎㅎ
여자는 사랑앞에 참 무모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남자는 가정을 지키려고 하지만, 여자는 가정을 버린다는...
그나저나 프레이야님 담주에 여행 가시고 우린 언제 만나야 하는겨 대체. 담주 화욜이면 규환이도 돌아오는데......에구 보고싶어라!!

프레이야 2013-01-2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동 거로 읽었어요. 이월에 키이라 나이들리가 안나로 분한 영화가 온다니 기대중이랍니다. 즐거운 일욜 보내세요.^^

세실 2013-01-27 10:05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영화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화 시작되면 아마 도서관 책도 남아나지 않을거예요~~~
요즘 레미제라블 책 인기거든요.
님 짐은 다 꾸리셨어요? 아 나도 따라가고 싶어라~~~
잘 다녀오세요^^

프레이야 2013-01-27 15:52   좋아요 0 | URL
짐은 아직도 안 꾸렸어요. 뭐든 닥치는 대로 벼락치기ㅎㅎ
구정 지나고 나비님이랑 다들 시간 맞춰볼까요? 우리^^

세실 2013-01-28 09:31   좋아요 0 | URL
콜!
프레이야님 여행 잘 다녀오시고,
설 지나고 만나요.
나비님 놀아요~~~~
우리가 부산으로 가야겠어요.
곧 해운대 동백꽃도 피겠죠? 제주도는 피었더라구요.

수퍼남매맘 2013-01-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읽어서 생각이 거의 안 나네요. 영화가 나온다니 반갑네요.

세실 2013-01-27 11:52   좋아요 0 | URL
그쵸? 예전에, 특히 결혼 전에 읽은 기억이라 가물가물....
님도 영화 개봉하기 전에 읽어보시면 좋을듯. 술술 읽고 있어요~~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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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두목, 당신이 읽은 책 그 많은 책 말인데...... 그게 뭐 좋다고 읽고 있소? 왜 읽고 있는 거요?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이 책에 없다면 대체 뭐가 쓰여 있는 거요? (중략)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어디 그 이야기 좀 들읍시다. 요 몇년 동안 당신은 청춘을 불사르며 마법의 주문이 잔뜩 쓰인 책을 읽었을 겁니다. 모르긴 하지만 종이도 한 50톤 씹어 삼켰을 테지요. 그래서 얻어 낸 게 무엇이오?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었다. 사서 초임시절 의무감에 이 책을 읽었을때는 조르바의 자유 분망함이 다소 부담스러웠고, 그저 고집 센 노인에 불과한 그에게 왜그렇게 열광하나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를 곰 씹으며 천천히 읽다보니 삶의 혜안을 보여주고, 그의 거침없는 통쾌함에 희열을 맛보는 느낌도 받은걸 보니 난 조르바에 빠졌나 보다. 

책 읽기는, 특히 문학작품 읽기는 타인의 삶을 통해 내 삶을 재조명하고, 보다 풍부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힘을 얻는 것이리라. 단지 책을 읽는것에 그치거나, 방관하는 자세로 몇날며칠 책만 읽는다면 조르바 같은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답답함으로만 비춰지겠지. 적절한 타협이 필요할듯. 

조르바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두목(?)을 스스로 결정하였듯이 매사 주도적으로,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일과 사랑이다. 광산의 갱도에서 일할때는 마치 그 일이 자신의 과업인양 죽을것처럼 일하고, 오르탕스 부인과 질퍽거리는 사랑을 하기도 한다. 어느 날 훌쩍 떠나서 한 달 이상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여유를 부리기도 하며, 죽을 위험에 처한 과부를 구해주는 정의로움도 갖고 있다. 두목이 타인의 시선을 생각하며 실천하지 못하고 고민만 할때, 조르바는 타인의 시선에 아량곳하지 않는, 어느곳에도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아간다.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지요.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는 자신에게 묻지요. <조르바, 지금 이 순간에 자네 뭐 하는가?> <일하고 있네.> <잘해 보게.> <조르바, 자네 지금 이순간에 뭐 하는가?> <여자에게 키스하고 있네.> <조르바, 잘해 보게. 키스할 동안 딴 일일랑 잊어버리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네. 자네와 그 여자밖에는. 키스나 실컷 하게.>

두목은 카잔차키스의 실제 모습이고, 조르바도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지금의 내 모습,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윤리적, 도덕적인 두목에 가깝겠지만, 한편으로는 돈키호테같기도 한 조르바의 자유로움과 열정적인 삶을 꿈꾼다. 오늘을 즐기고, 지금 이순간을 즐기고, 더해서 마음 끌리는 대로 살고 싶다. 가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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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12-03-05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유로움과 열정은 머리 속에만 있고 몸은 무한한 안정과 편안함만을 추구하고 있네요.

세실 2012-03-05 14: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 오늘부터 학교 개강인데, '귀찮아'를 연발하고 있습니다.
요즘 왜이리 몸이 늘어지는지.....열정은 어디로 멀리 사라져 버렸어요. 내 열정을 돌려도~~~~

글샘 2012-03-0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조르바를 읽기 시작하는 건, 나이가 들기 시작하는 거라던데요. ^^

나는 자유다... 아, 얼마나 불가능한 희망사항인지요...
마음끌리는 대로 살고 싶다... 가끔은... 불가능해, 불가능해, ㅠㅜ

세실 2012-03-05 14:39   좋아요 0 | URL
어머 그래요? 그런가? ㅎㅎ
우리같이..아침에 눈뜨면 출근,....저녁에 퇴근하는 지극히 규칙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겐
자유도, 마음 끌리는 대로도...멀고먼 이야기지요. 아 슬퍼. 슬퍼....ㅠㅠ

아무개 2012-03-05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글샘...그런건가요 흠흠..
작년에 이책을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말입니다.
네..저는 이미 작년부터 늙고 있었어요 네..네...


세실 2012-03-05 14:47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안녕하세요.
ㅎㅎ 전 그렇게 따지면 처음 읽은 때가 20대 초반이었답니다.
앗 그때 이미 늙어버린건가? ㅠㅠ

글샘 2012-03-0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럼... 이제 세실 누님이라 불러 드릴까요? ㅎㅎ

세실 2012-03-06 08:51   좋아요 0 | URL
그러실래요? ㅎㅎ
앞으로 누님. ㅋ 근데 뭔가...캬바레 분위기가....=3=3=3=3=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양장)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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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처음 개설한 인문학 강좌에 80여명 가까운 수강생이 꼬박 3시간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열심히 듣고 있다. 요즘 조선후기 사상사를 다루면서 박제가, 이덕무편 강의가 있었고 다음주엔 고미숙의 박지원 강의와 채운의 이옥편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기대되는 강의는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적극 추천한 채운의 이옥에 대한 강의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는 정조의 문체반정으로 화를 입어 평생 떠돌면서 지낸 이옥과 김려의 이야기로 김려가 화자인 역사소설이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 놓고는 정리가 끝나자마자 대출해서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이옥과 김려의 아름다운 우정이야기와 그들의 주옥같은 글이 중간중간 실려 있고, 그 시대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룬 이 소설은 참 따뜻하다. 자신때문에 친구의 인생까지 망쳤다는 죄책감으로 김려의 유배지였던 부령과 진해를 찾아가 삶의 흔적들을 더듬으며 죄를 조금아나마 덜고자 애썼던 이옥의 우정을 읽는 대목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또한 일개 성균관 유생이었던 이옥과 김려의 글이 소설 문체라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옥죄었던 정조의 편파적인 시각과 시대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 지금 읽어도 이해하기 쉬우며, 소리내어 읽다보면 글속의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살아있는 글인데.....

내가 더부살이하는 점사는 저자에서 가깝다. 매달 2일과 7일이 들어가는 날에는 저자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 12월 27일은 장이 서는 날이다. 나는 대단히 심심해서, 문구멍을 통해 바깥 저자의 광경을 엿보았다. 소와 송아지를 몰고 오는 자, 두 마리 소를 끌고 오는 자, 닭을 안고 오는 자, 문어를 끌고 오는 자, 돼지의 네 다리를 묶어서 매고 오는 자, 청어를 묶어서 오는 자, 청어를 엮어서 늘어뜨려 가져오는 자, 북어를 안고 오는 자, 대구를 가져오는 자, 북어를 안고 대구나 혹문어를 가지고 오는 자, 담배풀을 끼고 오는 자, 땔나무와 섶을 메고 오는 자, 누룩을 짊어지거나 혹 이고 오는 자, 쌀 주머니를 메고 오는 자, 곶감을 끼고 오는 자, 한 권의 종이를 끼고 오는 자, 접은 종이를 손에 들고 오는 자, 대광주리에 순무를 담고 오는 자, 짚신을 늘어뜨려 들고 오는 자, 새끼로 꼰 신발을 들고 오는 자, 큰 베를 끌고 오는 자, 목면포를 묶어서 휘두르며 오는 자, 자기를 끌어안고 오는 자, 분과 시루를 짊어지고 오는 자, 자리를 겨드랑이에 끼고 오는 자, 나무로 돼지고기를 꿰어 가지고 오는 자, 오른손으로 엿과 떡을 움켜쥐고 먹는 아이를 업고 오는 자, 오른손으로 엿과 떡을 움켜쥐고 먹는 아이를 업고 오는 자, 병 주둥이를 묶어서 허리에 차고 오는 자, 물건을 짚으로 묶어서 가져오는 자, 버드나무 광주리를 짊어지고 오는 자, 소쿠리를 이고 오는 자, 표주박에 두부를 담아서 오는 자, 주발에 술이나 국을 담아서 조심스럽게 오는 자가 있다.
      
                                                                                                                                    - 이옥의 市記 중에서 -   

 

갑진년도 저물어 한 해를 마치는 이옥은 시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옛사람의 의로운 일을 삼가 본받아 글의 신의 영전에 고합니다. 글의 신이여! 내 그대를 저버린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젖니를 갈기 전부터 글을 썼으니 그대와 벗한 지도 어느덧 이십이년이 되었습니다. 내 천성이 게으른 탓에 <서경>은 겨우 사백 번 읽었고, <시경>은 일백 번을 읽었습니다. <주역>은 삼십번을, <사서>는 오십 번을 읽었습니다. 내 성품이 <이소>를 가장 사랑했지만 일천번을 채우진 못했습니다...... 하나 빼놓지 않아도 읽은 서책이라야 수레 한대도 채우지 못할 분입니다. 그러니 입에서 내뱉는 말은 거칠고, 가슴에서 뽑아내는 생각은 졸렬하여 문인의 반열에 들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오늘날 세상을 내 일찍이 깊숙이 들여다 본 적이 있습니다. 박학으로 이름을 날리는 자를 만나 질문을 해 보면 독 속에 들어앉아 별을 세는 꼴이고, 글 잘 짓는다고 소문난 자의 글을 읽어보면 남의 글을 흉내내고 훔친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중략)

바라건대, 그대 글의 신은 나를 비루한 놈이라 여기지 말고 바보 같은 성품의 나를 한 번 더 도와서 예전의 습성을 씻어 버리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 비록 어리석기는 하나 새해부터는 조심해서 그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세모입니다. 내 감회가 절로 일어 붓꽃을 안주 삼아 들고 벼루 샘물을 술 삼아 길어 올립니다. 마음의 향기 한 글자가 실낱같이 가늘고 희게 타오릅니다. 글을 잡고 글의 신에게 고합니다. 신령은 와서 흠향하소서!

이옥의 아들 우태는 아버지의 글을 백성의 삶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엿보는 듯한 방관자적 입장을 취한다고 비판하지만 이옥은 정조의 끊임없는 탄합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굽히지 않았던 강직함과 유머, 천재성을 겸비한 멋진 사람이다. 어느 문인은 이옥을 가르켜 "그의 시문에서는 기이한 생각과 감정이 마치 누에고치가 실을 토하듯, 샘물구멍에서 물이 용솟음치듯 흘러나온다"고 평가했다는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멋지다는 표현을 즐겨 썼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이옥. 친구로 인해 10년 넘게 유배생활을 했지만 원망하기 보다는 천재성을 인정하고 이옥의 글을 모아 문집으로 간행한 김려의 우정이 아름답다. 요즘 태어났더라면 둘 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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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5-05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겨우' 사백 번... 헐~

맛있는 음식,은 뭘 드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멋있는 책 한 권은 확실히 읽으셨네요^ ^

세실 2011-05-06 06:31   좋아요 0 | URL
그쵸? 이덕무 만큼이나 다독가였네요. 그 시대 참 멋진 사람 많았어요.
나두 책만 보고 살았음 좋겠다~~~

보림이가 내일부터 시험기간이라 오늘은 잠깐 나가 점심만 먹고 들어왔습니다.
안심스테이크 먹었어요. ㅋㅋ
이 책 참 괜찮습니다. 역사소설로 최고예요~~

하늘바람 2011-05-05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궁금해서
보려고요
어린이날 잘 보내셨어요?
어린이날인데 시험기간인 보림이

세실 2011-05-06 23:21   좋아요 0 | URL
요책 술술 잘 읽히면서도 재미있답니다. 요즘 강추하고 있습니다.
그냥 점심만 먹고 들어왔습니다.
내일이면 끝나니까 이번주엔 좀 쉬어야 겠죠?
태은이랑 편안한 어린이날 보내셨죠.

순오기 2011-05-06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독서가였군요. 좋은 글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군요.
이옥과 김려의 우정도 부럽고요.

세실 2011-05-06 23:21   좋아요 0 | URL
네. 이덕무 못지않은 이옥이네요. 요즘 세상에 태어났더라면 환영받을 문체예요.
몇년을 앞선거야 대체.....
꼭 읽어보세요. 님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섬사이 2011-05-06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이달의 주목신간 페이퍼에 올릴까 말까 망설였어요.
그러다가 결국 주목신간 페이퍼를 다시 수정했습니다. ^^
신간평가단 책으로 선정이 되든 안되든 어떻게든 읽어볼 책 중 한 권이군요.
세실님 쪽 도서관 인문학 강의, 정말 흥미진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박정수 선생님의 철학 강의가 거의 끝나갑니다.
마르크스 강의만 하나 남았어요.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

세실 2011-05-07 08:16   좋아요 0 | URL
올리길 잘하셨어요. ㅎㅎ
주옥같은 글들이 특히 아름다운 꽤 괜찮은 책이랍니다. 저 별다섯개는 거의 주지 않아요.
다음주 고미숙님, 그리고 채운님 강의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워낙 두분이 명강의로도 유명하시다네요. 오실래요? ㅎㅎ
마르크스라 수준 상당히 높으십니다. 벌써 끝나가는군요.
저흰 아직도...10월까지 계속된답니다.
지금까지는 거의 듣지 못했고, 이제부터 열심히 들으려고 합니다.
담당자임에도 쉽지 않아요. ㅠ

석란1 2011-05-07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서평단 모집에 신청했는데 떨어져서 사봐야 겠습니다. 관심을 확 끄는군요.^.^

세실 2011-05-07 08:16   좋아요 0 | URL
아 서평단도 모집했군요.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랍니다^*^
반가워요 석란1님!

마녀고양이 2011-05-09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이거 너무 좋네요.
인용글 읽는데, 화악 당겨요. 아 저두 인문학 강의 듣고 싶당. ㅠ
언니의 멋진 리뷰로 인해 바로 장바구니로 들어갔슴다. 이 책으로 인한 적립금이 들오면 절 생각하소서. 흐

세실 2011-05-09 20:31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 참 괜찮아요. 아이들 학습지 샘, 과외샘 드리려고 2권 구입했답니다.
당분간 홍보에 열 올릴듯 해요. 이런걸 좀 알아줘야 하는데....ㅋㅋ
인문학강좌를 듣고 있어서 더 좋은가 봅니다.
채운님 강의는 녹음해 놓을까봐요. ㅋ

양철나무꾼 2011-05-1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쟁여놓고 있어요.
박제가와 이덕무도 그렇지만...고미숙의 박지원은 완전 멋지잖아요.
이옥을 채운님이요?

늘 님이 조금씩 부러웠는데...오늘은 완전 부러운걸요~^^

세실 2011-05-11 09:51   좋아요 0 | URL
아직 안읽으셨어요? ㅎㅎ 님이랑 코드가 참 잘 맞을거예요.
오늘 고미숙의 박지원 강의가 있답니다. 꼭 들을거예요.
녹음도 할까요? (사실 스마트폰으로 녹음하는거 잘 몰라용)

이따가 후기 올릴께요.
그냥 땡땡이치고 청주로 날아오세요. 맛난 점심도 사드릴께요. ㅋ

희망찬샘 2011-05-14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곧 생길 것 같아요.(서평도서 신청했거든요.) 책 다 읽고 서평 쓰고 다시 들어와서 세실님 글 읽어야겠어요. 아무 정보없이 책을 읽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을 주더라구요.

세실 2011-05-14 12:47   좋아요 0 | URL
아 요즘 강추하는 책입니다. 우리도서관 주부독서회 토론도서로도 선정했어요.
어떤 말들이 나올지 다음달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님도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리뷰 기대할께요^*^
 
위대한 개츠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5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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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 만났던 남자가 지금까지 나를 잊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고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어쩌면 그는 아직도 나에 대한 환상과 이상속에 집착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점을 가져본다. 이 책을 전에 한번 읽었을 때는 화자(話者)로 나오는 닉 캐러웨이가 이끄는 대로 그저 페이지 넘기기에 급급했고 별다는 느낌이 없었다. 

연휴에 다시 읽게 되면서 오늘 영화 보려던 계획까지 취소하고, 개츠비가 되고, 톰 뷰캐넌이 되고, 때로는 데이지가 되어 하루를 살았다. 

소설의 배경인 1920년대는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뒤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기를 이룬 시기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개츠비가 불과 몇년 사이에 대저택을 소유하고, 매일 저녁 파티를 열만큼의 부를 축적한 배경이 된 것이다. 

자신을 버리고 부유한 남자 톰과 결혼한 데이지를 포기하지 못하고 가까운 곳으로 이사와서 과거로 돌아갈 꿈을 꾸는 개츠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 같으면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불쑥 말했다. "과거는 반복할 수 없지 않습니까."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그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아뇨, 그럴 수 있고 말고요!" 
그는 마치 과거가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집 앞 그늘진 구석에 숨어 있기라도 하듯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전 모든 것을 옛날과 똑같이 돌려 놓을 생각입니다." 그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녀도 알게 될 겁니다."
그는 과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나는 그가 되돌리고 싶은 것이 데이지를 사랑하는데 들어간, 그 자신에 대한 어떤 관념이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만약 다시 한번 출발점으로 돌아가 천천히 모든 것을 다시 음미할 수만 있다면,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었으리라......

 
   

잠시나마 데이지의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남편 톰의 정부였던 윌슨부인의 죽음으로 상황은 급반전된다. 데이지가 낸 사고는 톰의 계략으로 개츠비의 사고로 되고 개츠비는 윌슨의 권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개츠비의 집에서는 늘 파티가 열리고 많은 사람들이 파티에 초대받고 싶어 했지만 정작 개츠비의 죽음앞에서는 찾는이가 거의 없었다. 개츠비가 그렇게 평생을 사랑하고 불과 몇시간 전까지 사랑을 속삭였던 데이지 조차도..... 

문득 나의 먼훗날을  그려본다. 과연 나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먼곳에서도 기꺼이 달려와줄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닉은 개츠비의 내면에 보이는 순수함과 사랑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개츠비를 믿어주고, 자리를 지켜 주었다.    

결국 개츠비는 옳았다. 내가 잠시나마 인간의 짧은 슬픔이나 숨 가쁜 환희에 대해 흥미를 잃어버렸던 것은 개츠비를 희생물로 이용한 것들, 개츠비의 꿈이 지나간 자리에 떠도는 더러운 먼지 때문이었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려는 개츠비에게 믿음이 가지 않지만 데이지에 대한 그의 우직한 사랑만은 믿고 싶다. 5년 동안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다려주고, 데이지 앞에서는 정작 말도 잘 하지 못하는 그의 순수함을 인정해 주고 싶다.
설령 그것이 환상일지라도, 사랑의 힘은 위대함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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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9-25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5년 전이네요, 처음 읽었던 게요.
인용하신 구문은 지금 기억나지 않지만 다시 읽으니 참 좋아요.
세상에 순수하지 않은 게 있다면 어쩌면,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이겠지요.
민음사의 표지가 괜찮아 보이네요.^^

세실 2010-09-25 20:28   좋아요 0 | URL
25년전이라면 와우. 그땐 어떤 느낌 이셨을까요?
저도 아마 대학때나 갓 졸업했을 무렵 읽었을 거예요.
그때 좀 더 깊이있게 생각했더라면..... 남자들의 순수함을 믿었을텐데 말입니다. 요즘 민음사 시리즈로 서가를 채우고 싶은 욕심이 듭니다.
아이들도 훗날 읽을거라는 합리화를 하면서 말이죠.

노이에자이트 2010-09-2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장례식 장면...지금도 생각납니다.이런저런 지인들에게 참석을 부탁하지만 핑계대면서 못가겠다던 자들...영화에선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인공이었지요.

세실 2010-09-25 21:22   좋아요 0 | URL
아 영화...영화를 볼 생각은 하지 못했네요. 연극만 생각했습니다.
그쵸. 그 많던 사람들이 아무도 오지 않은 쓸쓸한 장례식.
개츠비 참 외로운 삶을 살았죠. 살아서도 죽어서도.....

반딧불,, 2010-09-25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지란 꽃을 예사로이 보지 않게 되었죠. 이 책 한 권으로...
저도 오래되어서 기억 잘 안나네요. 저도 처음 읽은게 거의 20년 됐어요.
아이들 키우면서 좋은 점은 아가들 덕분에 몰랐던 책들도 만나지만 잊었던 그런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 참 많았더랬는데..
몇 년 전에 제인에어랑 폭풍의 언덕이랑 또 제인 오스틴 작품들 다시 읽으면서 놀랐어요.
나이가 먹어서 읽는 책은 참 많이 다르더이다. 그때 그리 좋았던 것들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각각의 인물들에 대한 다른 생각도 많이 했다죠.

세실 2010-09-26 00:0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데이지꽃도 있지요. 마가렛이랑 좀 헷깔리기도 해요. 더 작긴 하지만요. 폭풍의 언덕 지금 읽으면 사뭇 다를듯. 오만과 편견도 영화보고 다시 보니 새롭더라구요. 가을엔 이런 명작들이 읽고 싶어져요.
인물에 대한 심리묘사가 참 탁월하죠.
이제 상실의 시대 읽으려구요^*^

blanca 2010-09-25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장례식 장면...그건 지금까지도 유효한 전언 같아요. 세실님 리뷰 읽으며 기억을 더듬어 봤어요. 영화 약속까지 취소하실 정도로 정말 제대로 개츠비를 느끼신 거군요. 다시 읽고 싶어지는 리뷰입니다.

세실 2010-09-26 00:07   좋아요 0 | URL
영화로 보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올듯 해요. 마지막 장례식 장면.
많은 친구보다는 끝까지 함께 해줄 친구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밤에 혼자 운동하면서 개츠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별로 행복해 보이지는 않죠. 데이지가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랑할 만한 여자인가 하는 의문도 생기구요.

비로그인 2010-09-26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전에 몇 번을 읽다가 중간에서 더이상 진도를 못나가던 책이었는데...
으음~~읽어줘야겠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부의 축적이니 난 그것조차 곱게 봐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오래된 민음사판이 있으니...지금 읽고있는 로쟈님의 책을 다 읽으면, 열어봐야 겠습니다.

세실 2010-09-26 15:21   좋아요 0 | URL
지금 읽으면 아마 느낌이 다를거예요.
개츠비에 대한 연민의 정도 느껴지고, 데이지가 참 얄밉더라구요.
윌슨부인의 비참한 최후와 개츠비의 허망한 죽음을 보니
산다는게 참 허무하네요.
지우고 싶은데 왜이리 맴도는지요......

2010-09-26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6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09-27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얘기하면 리사엉거의 '아름다운 거짓말'이 생각나요.

세실 2010-09-27 13:02   좋아요 0 | URL
아 표지만 봤습니다.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헤~~

qualia 2010-09-27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 님, 저, 윗글 마지막 단락 읽고 울컥했어요. 눈물이 핑 도네요.

세실 2010-09-27 13:08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어요. 그냥 그렇게 믿고 싶어요. 사랑하는거잖아요.
님 화이팅!

희망찬샘 2010-09-28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익숙한 책인데, 저희집 서가에 혹시 있을까 찾아보니 없네요. (제가 모르고 지내는 책도 많은지라... 제목이 유명하면 중고책으로 사는 요즘 혹시 있을 수도 있겠다 싶더니만...) 가슴 떨리는 내용인데요.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음 속에 담아 봅니다. 오늘은 날씨가 쨍~ 한데요. 왠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세실 2010-09-28 09:09   좋아요 0 | URL
명작이 은근히 로맨스 소설이 많더라구요.
가볍지 않으면서 섬세한 심리묘사가 읽는 맛을 더해줘요.
조만간 오만과 편견도 다시 읽으려구요^*^
가을엔 세계명작에 풍덩. 함께 빠지실래요?
저도 좋은 일 있을것 같은 설레임으로 하루를 보낼래요.

2010-09-28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09-29 08:36   좋아요 0 | URL
아니요..이름 넣으라고 했는데요. ㅋㅋ

2010-09-28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9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30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10-01 17:45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덕분에 아주 행복했어요.
마무리 잘 하는 것도 중요할듯.
좋은 이미지 남아야지요.
잘 하셨어요.

밀린 책도 읽고,
여행도 다니시고,
행복한 가을 맞이하세요^*^

같은하늘 2010-10-0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보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 마음 편해지는날 다시 놀러올께요.^^

세실 2010-10-01 17:49   좋아요 0 | URL
그러셨구나. 가을에 읽어보면 느낌이 다르실 거예요.
님도 곧 편안한 날 되셨으면 합니다.

희망찬샘 2010-10-03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 도서로 이 책이 보이길래 얼른 샀어요. ㅋㅋ~ 가을이 가기 전에 읽어야 할 텐데...

세실 2010-10-03 21:14   좋아요 0 | URL
가을이라 그런가 술술 넘어 가던걸요. 뭐 눈에 안들어오는 부분은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