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늦은 밤, 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 옆에 두고 책 읽는 시간이 좋다. 오늘은 친정엄마가 볶아준 돼지감자 세 알을 뜨거운 물에 넣은 국산차다. 추운 겨울에는 차 소리, 사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함박 눈 내린 날의 묵직한 가라앉음이다. 모두 잠들어있는 한밤의 고요는 내게 또 다른 세상이다.   

 

정혜신 정신과 의사의 책 '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 를 읽는데 울림을 주는 구절에 울컥했다. "네가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은 너는 항상 옳다는 말의 본뜻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 편 인증이다. 이것이 심리적 생명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산소 공급이다." 

 

작은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일때 담임샘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 아이가 친구에게 맞아 아파한다고 병원에 가봐야 할것 같다고...온순한 아이고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 맞을 짓도, 싸울 일도 없던 아이였다. 그 순간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7월이었다. 나는 아이를 위로했다. 지금 생각하니 오버할 행동을 많이 했지만,  아이는 그때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꼈다.  

 

요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인기다. 상위 0.1%의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를 무대로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몸부림하는 부모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진 영재, 부모의 일그러진 교육열에 도벽을 일삼는 예빈 등 민낯도 보여준다. "엄마는 내가 왜 과자를 훔치는지 물어보지 않아" 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예빈의 모습에 먹먹해진다. 도벽이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엉뚱한 방법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따뜻한 엄마라면 아이가 왜 과자를 훔쳤을까 고민하고, 대화를 통해 진심으로 위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공감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30년간 경험한 정신과 의사의 시선으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을 치유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공감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우리 아이가 재수할 때 수시로 해주었던 '엄마는 너를 믿어. 어떤 결과가 나와도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을 주었다는 말과 연결된다.    

 

살아가면서 친구나 지인에게 어설픈 충고를 한 적이 많다. 자신의 아픈 상처를 주저하며 말할때 공감하기 보다는 무언가 결론을 내주려고 조바심했다.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는 저자의 말에 내 충고에 상처 받았을 사람들의  원망 어린 눈길이 되돌아오는 듯하다. 그저 따뜻한 눈길, 부드러운 숨길로 감싸주면 되는데.

 

책에는 기억하면 좋을 보석 같은 구절이 참 많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이 어째서 우울증인가.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사람의 불안과 공포가 왜 우울증인가. 은퇴 후의 무력감과 짜증, 피해 의식 등이 어떻게 우울증인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아이의 우울과 불안을 뇌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초래한 우울증 탓으로 돌리는 전문가들은 비정하고 무책임하다. 흔하게 마주하는 삶의 일상적 숙제들이고 서로 도우면서 넘어서야 하는 우리 삶의 고비들이다."

 

조금은 험난한 삶의 일상적 숙제들을 서로 도우면서 풀어가는 용기, 타인의 고통에 진심으로 아파하며 집중해서 들어주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이제는 주변사람이 나에게 힘들다고 손을 내밀면 묵직한 목소리로 '네가 옳다!'고 말해주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8-12-18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잘 지내고 계시죠?
아이에게 공감보다는 ‘충조평판‘ 하는 것이 마치 부모의 역할인양 착각할때가 많아요. 역할 빙자하여 특권처럼 누리고 누군가를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거죠.
‘네가 옳아‘라고,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또 저 자신에게도 가끔 토닥여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세실 2018-12-2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답글을 바로 달았다 생각했는데...이런
hnine님 잘 지내시지요. 저는 잘 있답니다^^
저도 충조평판...잘 해요. 마치 모든걸 아는것처럼...
그저 들어주면 되는데.
진심으로 공감하는 법을 알려주어 특히 좋았어요.

카알벨루치 2018-12-24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메리크리스마스 하십시오 ^^

세실 2018-12-28 13:57   좋아요 1 | URL
어머 이제 연말이 되었어요^^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 내년엔 알라딘에 자주 들어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9-01-07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어느 정도 읽으니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게 되어 다른 책으로 넘어갔는데 다시 잡고 끝까지 읽을 책입니다. 저의 뇌를 새롭게 스캔해 준 책으로 뽑습니다.

세실 2019-01-10 11:19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 읽고나니 제대로 공감하기가 어떤건지 알겠더라구요. 가끔 우리 직원들이 제가 영혼없는 대답한다고 하거든요. 심드렁하게..... 사람 마음알기는 힘들지만, 진심은 통하네요~~~

2019-01-0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0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유은경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편지가 자네 손에 들어갈 때쯤이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겠지요. 이미 죽고 없을 겁니다."

 

소설의 한 줄이 늦은 밤 정신없이 읽던 내게 훅하며 들어온다. 호흡을 고르는데 울컥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음이 참으로 어려운 일인데 겹겹이 쌓인 응어리가 어느날 폭발하였을까. 자살은 어쩌면 무책임한 회피 수단일수도 있겠다. 단 한사람이라도 믿어주고 지지해준다면 자살은 하지 않는다는데....그에게 부인, 친구는 어떤 존재였을까. 

 

얼마 전 기숙학원에서 재수하는 아이가 한 달 만에 휴가 나왔다. 아이는 마치 군대에서 휴가라도 나온듯 친구들을 모으고 밤마다 술을 마셨다. 그런 아이가 못마땅해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슬그머니 오더니 커피를 내려 준단다. 아이는 평소에 마시지 않던 드립 커피를 함께 마셔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중 한명이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자신없어 말을 못한다고 조언을 구했단다. 모태 쏠로인 아이는 그 친구에게 "네가 먼저 스스로에게 당당하도록 자존감을 키워. 그리고 당당하게 말해." 라고 했다는.

대학에 다니지만 과가 맞지 않아 방황하는 다른 친구에게는 "네가 하고 싶은 걸 찾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 라고 했단다. 나는 내심 '잘 컸네. 그래 그렇게 긍정적으로 당당하게 살으렴.' 마음속으로 웅얼거렸다.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 주변을 되돌아보게 된다. 주변 사람중에 혹시라도 힘든 사람은 없을까 생각한다. 재수하는 아이는 기대 이상으로 잘 지내고 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병으로 고생하는 몇명이 있지만 이겨내려고 노력하며 모두 잘 지내고 있다. 설 익은 충고로 마음을 다치게 하는 일은 삼가야겠다. 

 

강상중의 <고민하는 힘>을 읽고, 그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한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읽었다. 소설은 '선생님과 나', '부모님과 나', '선생님과 유서'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주인공 '나'는 열다섯살 차이가 나는 선생님을 우연히 만나 존경하며 삶의 멘토로 의지한다. 선생님은 도쿄의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많은 책을 읽은 지식인이지만 작은아버지에게 재산문제로 배신을 당하고 친구에게 사랑 문제로 배신을 주며, 세상 사람과 단절한 채 은둔자로 살아간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 나오는 대부분의 지식인이 특별한 직업이 없이 마치 한량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독특하다. 

 

과거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발을 올려놓고 싶게 만들죠. 나는 미래에 모욕당하지 않기 위해서 현재의 존경을 거부하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외로울 미래의 나를 감당하며 사느니 외로운 현재의 나를 감당하고 싶은 겁니다. 자유와 자립과 자아가 판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그 대가로서 이 외로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지요.     p. 43

 

 

나를 만든 내 과거는 안간이 겪을 수 있는 경험의 일부이자 나 이외에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얘기라서, 과거를 거짓 없이 글로 남겨두려는 내 노력은, 인간을 아는 데 있어서 자네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헛수고는 아닐 것입니다.    p.282

 

선생님은 죽기전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고 싶은 '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으라며 유서로 들려준다. 선생님은 자신의 아픈 과거를 닮은 친구 K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그를 도와준다. 하숙집에서 K와 동거하며 둘은 동시에 주인 딸에게 사랑을 느낀다. 소심한 선생님은 주인 아주머니에게, 딸에게, 친구 K에게 말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결국 당돌하고 솔직한 K는 선생님에게 먼저 주인집 딸을 사랑한다는 말을 꺼낸다. 안절부절하던 선생님은 주인 아주머니에게 딸과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아주머니는 흔쾌히 허락한다. 친구 K와의 우정을 사랑 때문에 배신한 것이다.

 

K가 나처럼 오직 혼자라는 외로움을 주체하지 못해 갑자기 자살한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p.275

 

자신은 의지가 약하고 결단성이 없어 도저히 장래에 대한 희망이 없으니까 자살한다는 말과 더 빨리 죽었어야 했는데 왜 여태 살아 있었을까라는 의미의 문구가 있었을 뿐이다.           p.289

 

 

본가와 양가 가족 모두에게 버림받은 K는 어느새 '나'에게 많은 의지를 했다. 그 상실감은 얼마나 컸을까. 선생님이 작은 아버지에게 배신당한 아픔으로 평생을 염세주의자, 냉소주의자로 살게 했지만, 가장 친한 친구 K를 배신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죄책감은 결국 그도 자살에 이르게 했다.

 

나는 윤리적으로 태어난 사람입니다. 또 윤리적으로 성장한 사람입니다. 나의 윤리적인 사고방식은 지금의 젊은이들과는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사서)는 공무원이 되기 전 사서직 채용 시험이 있다는 소식을 친구에게 들었지만, 그 친구에게 원서를 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시험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정보를 아는 사람이 유리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합격하고 그 친구는 떨어졌다. 한동안 친구에게 미안했고, 그녀는 내가 원서를 내놓고 말하지 않았음에 많이 서운해했다. 둘의 관계는 서먹해졌고 나도 한동안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 했지만, 도덕적으로 지탄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쓰메 소세키는 인간의 도리를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작가라고 한다. 고양이의 눈을 통해 인간의 게으름과 유약함, 허세를 말했듯이, 선생님의 입을 통해 윤리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친구 K의 죽음으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린 선생님은 죽음에 이를만큼 잘못을 저지른걸까? K는 친구를 잃은 상실감보다 부모에게 버림 받고, 부모를 속이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선택했지만 암울한 미래 때문에 목숨을 버린 것이다. 

 

남아 있는 부인과 '나'는 얼마나 큰 상실감으로 평생 힘들게 살아갈까? 같은 과오를 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할까? 정당한 죄값을 치르고 거듭나기는 어려울까? 교과서적으로 권선징악을 논하기에는 변수가 참 많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니... 하고 싶은 말이 있을때 주저하지 말고 말하기, 타이밍을 잘 알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8-04-02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민하는 힘>, <마음>. 역시 우린 통한다니까요. 책 취향이 비슷... ㅋ

세실 2018-04-03 08:11   좋아요 1 | URL
제 텅빈 지식창고를 채워주는 느낌?
생각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느리게 느리게~~ 참 좋았어요^^
청주 놀러 오시라니깐요^^ ㅎㅎ
 
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진로 인문 독서특강을 준비하는데 강사 섭외에 어려움을 겪는다.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관련 자료를 찾으러 우리도서관 종합자료실에 간다. 청렴도서코너에 꽂혀있는 도서 고민하는 힘(강상중 저. 사계절)’ 이 눈에 들어온다. 부피가 작고, 주제가 뚜렷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약력이 독특하다. 그는 재일교포 1세이며,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지 않은 한국인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가 되었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며 한국 사회의 문제와 차별, 일본 사회에 대한 예리한 분석으로 일본 지식인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은 고민이라는 키워드로 나는 누구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등 자아, , 지식, 청춘, 신앙, , 사랑, 생명, 노년이라는 9개의 주제를 다룬다.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와 독일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의 사상, 작품을 매개로 고민하는 힘속에 담겨있는 삶의 의지를 다루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을 통해 자아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하는 존재임을 말한다. ‘자기중심주의자 라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사람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지만 자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대개 타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최근에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기에 밑줄을 긋는다. 타인의 기분에는 무관심하고 자기 생각만을 밀어 붙이는 사람과의 대화는 피곤하다.

 

사람은 왜 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농담으로 로또에 당첨되면 건물주가 되어 놀고 먹는다는 말을 한다. 과연 일을 하지 않으면 행복할까? 강교수는 일을 하는 이유로 타자로부터의 배려, 타자에 대한 배려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갖고 태어난다는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 중 타자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와 같은 맥락이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좋다는 소속감은 일을 하는 이유이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오며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뿌리부터 철저하게 고민할 것을 강조한다. 진지한 고민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내가 지금 실천하려는 일이 도덕적인가? 최소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고민한다면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고민하는 것이 사는 것이고, 고민하는 힘이 살아가는 힘이다.’ 현재의 우리에게 필요한 화두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8-03-09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읽었던 살아야하는 이유, 힘이 되었던 기억이 나요. 이 분 책을 신주쿠의 유명서점에서도 보았어요. 타인의 감정은 안중에 없고 자신의 감정만 밀어붙이는 사람은 참아내다가도 힘이 듭니다. 세실 님도 아무튼 화이팅!

세실 2018-03-13 07:30   좋아요 0 | URL
네 언니.
<라틴어수업>과 더불어 힘들때 꺼내보면 좋을 책이예요.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지지 않도록 자꾸 비우고, 타인을 배려하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이유죠^^
우리 모두 화이팅!
 

 

지금, 현재의 순간 내게 주어진 인생의 과제에 춤추듯 즐겁게 몰두해야 한다. 그래야 내 인생을 살 수 있다. 남의 이목에 신경 쓰느라 현재 자신의 행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 미움 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은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미움 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공저, 인플루엔셜)’추천사에 적은 저자의 인용 글이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 내용이자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현재 일본 아들러 심리학회의 카운슬러이자 고문이며 일본 최고의 아들러 심리학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책의 구성은 플라톤의대화를 모방한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체로 아들러 심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썼다. 프로이트가 주장하는 심리학은 인간은 과거 경험(트라우마)에 의해 현재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아들러 심리학은 상반된다. 현재의 문제는 과거 경험이 아닌, 자신의 선택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프로이트 보다는 아들러 이론이 마음에 든다. 실제로 주위에서 어릴 적 불우한 가정환경이었지만 성실히 생활하는 사람이 있고, 자란 환경은 좋지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문제는 물론 세상과 관계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과제의 분리도 흥미롭다. 공부는 아이의 과제임을 알리고, 부모는 아이가 공부하고 싶을 때면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사를 전하면 된다. 두 아이를 키워보니 자신의 의지가 아닌, 강압에 못 이겨 하는 공부는 효과가 없다. 공부할 때를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저자는 행복이란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공헌감으로 규정한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마치고, 다른 사람은 TV나 책을 보며 여유시간을 갖는다. 주부인 나는 설거지를 한다. 이때 화를 내기보다는 나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해보라는 말을 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행복의 조건으로 기억하면 못할 것도 없겠다. 나 혼자만의 희생을 외면하지는 않겠지. 우리는 가족이니까.

 

책을 읽는 목적중 하나는 타인의 삶을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새로운 다짐도 하게 한다. 언제 올지 모를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이 순간을 진지하게 살아야겠다. 자기계발서라는 편견으로 이 책을 그냥 지나칠 뻔 했다. 독서회 토론도서로 읽으며 생각거리가 많아 읽는 중간 호흡이 길었다. 청소년, 교사, 학부모에게 추천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6-03-1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아보여요.^^

세실 2016-03-17 17:09   좋아요 1 | URL
늘 하루 늦게 댓글을 달지만 감사합니다^^
오늘은 잔뜩 흐린 날씨예요. 봄비를 기다립니다!!

2016-03-16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도 일하는 분이니까 설거지는 돌아가면서 하는 걸로ㅎㅎ

세실 2016-03-17 17:10   좋아요 0 | URL
어제 아침 남편에게 얘기했어요. 설거지는 좀 해주면 좋겠다.....
본인이 늘 하던걸로 알더라구요.
어제 저녁부터 하네요^^

cyrus 2016-03-16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조금 미움 받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집니다. 그런데 상대방으로부터 비난과 미움을 받고 난 후의 상황이 두려워서 쓸데없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느라 바쁩니다.

세실 2016-03-17 17:1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진심은 통하니까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남에게 씌우면 더 나빠요^^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이 더 많았으면 합니다. 뒤에서 남 험담하지 말고! ㅎㅎ

yamoo 2016-03-1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미움받을 용기가 왜이렇게 날개 돋힌듯 팔리는 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별로였는데, (사실 대충 다 아는 내용이라...)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돼서 좀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넘 빨리 봐서 그런가..--;;

세실 2016-03-21 15:21   좋아요 0 | URL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신선한 자극이 되던걸요.
트라우마에서 좀 벗어날 수도 있고......
전 과제의 분리도 신선합니다만 자녀교육이론에 많이 쓰인다고 하네요^^
대부분 저처럼 독서수준이 낮아서....ㅎㅎ
 
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이 나온다. 행복을 극대화하고 자유를 존중하며 미덕을 기르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중에서 자유는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심리학자 김정운이 교수직을 그만두고 미술 공부를 위해 일본에 건너간 기사를 읽었다. ‘난 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 만나기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는다는 단호한 의사표현이 왠지 끌렸다.   

 

새해가 되면서 각종 모임을 정리하고 있다. 오랜 직장 생활과 자녀 양육으로 모임이 제법 많다. 모임에 함께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까 두려워 열심히 참여했다. 그러나 모임 후 늦은 귀가 길에는 허무함과 상실감만 커져갔다.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에 투자하려고 한다.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고,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과 교류하며,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때로는 개인주의자라는 원망을 듣겠지만 나는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를 선언하고 싶다.

 

현직 인천지방법원의 부장판사인 문유석의 저서개인주의자 선언(문학동네)’은 올해 내 결심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우리 스스로를 더 불행하게 만드는 굴레가 전근대적 집단주의 문화이고,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근대적 의미의 합리적 개인주의라고 말한다. 합리적 개인주의자는 이기주의나 고립주의의 의미는 아니다. 개인의 선택과 자유를 선호하며 정해진 규칙을 준수한다. 다른 의견의 사람과 타협할 줄 알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를 추구한다.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더불어 사는 사회, 타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저자는 개인주의, 합리주의, 사회의식이 균형을 이룬 사회가 바로 합리적 개인주의자들의 사회임을 말한다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판사의 신분이지만 문학작품 읽기의 중요성도 이야기한다. 문학이 인간의 개별성, 예외성, 비합리성을 체험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우리가 경험한 것만으로는 수많은 비상식의 세계를 이해하거나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문학 읽기를 통해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생각, 다양한 세상을 간접경험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할 힘을 얻는다

 

문학은 겉으로 드러나는 세계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숨기고 싶은 속내 깊숙한 곳을 파헤쳐 보여주곤 한다. 문학이 보여주는 인간 세상의 민낯은 전형적이지 않다. 작가들은 뻔하고 예측가능한 것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충동적이고, 불가해하고, 모순 덩어리인 인간 마음의 꿈틀거림을 묘사하는 것에 몰두한다. 그리고 그 관찰의 주된 재료는 작가 내면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마음을 스쳐갔던 온갖 미묘한 감정과 충동들, 질투, 선망, 욕정, 열등감, 우월감, 증오, 살의...... 자신을 주어로 하여 털어놓기는 어려운 날것의 내면적 충동들을 재료로 상상력을 가미하고 증폭, 변형하여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창조해낸다. p.154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자유, 김정운의 단호한 의사 표현, 문유석 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은 내용은 다르지만 개인의 권리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개인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불필요한 관심은 배제하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이 중요하다

   

지식기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산업 구조가 이행한 사회에서 저임금 노동력을 제공하던 계층은 잉여인력으로 전락하고 만다. 같은 저학력이라도 지역사회 기반이 탄탄한 백인들은 사정이 낫다. 슬럼가 출신 흑인들은? 계속 슬럼가에서 살 수밖에. 가정 환경, 교육 환경 모두 열악한 상태에서 고도화된 산업 구조에 걸맞은 고급 노동력을 갖추는 건 어려운 일이다. 주변에 온통 마약밀매자와 갱단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좋은 롤모델 자체도 없다. 아메리칸 드림의 위기다.

미국정부 입장에서는 이들이 참 골칫거리일 거다. 사실, 정부 관료들이 휴머니스트들이어서 이들에게 사회복지라는 이름으로 많은 돈을 지출해온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이 궁지에 몰리면 살기 위해, 또는 자포자기 상태로 범죄와 소요로 사회를 공격하는 위협이 될 것이고,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는 다시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기에, 일종의 보험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미리 지출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다시 경제 구조 내에서 제 역할을 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 기회, 노동의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까지는 복잡한 난관을 거쳐야 해서 결코 쉽지 않다. p. 228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이 와 닿는다.‘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6-01-27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마지막 문장 참 좋았어요!
:)

세실 2016-01-27 22:23   좋아요 0 | URL
아마도 이책 다락방님 서재에서 보구 읽은듯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간단 명료한, 임팩트있는 마지막 문장^^

수퍼남매맘 2016-01-27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세월호 아이들이 떠올라 찡하네요.

세실 2016-01-27 22:24   좋아요 0 | URL
선장이나 선원들이 내 아이라는 생각만 했더라면... 여전히 원망스럽네요.

2016-01-28 1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9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9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0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31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6-02-07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야 행복해지죠, 그런 의미에서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겠다는 새해의 결심에 응원을 보냅니다.
저는 일찌감치 사그리 정리하고 원하는대로 살다보니 행복하기는 한데,
경제적으로 궁핍해지더군요. 그래서 어느정도는 사회생활을 위해
불필요한 관계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

세실 2016-02-10 09:13   좋아요 0 | URL
관계를 정리하면 경제는 피지않나요? 불필요한 만남을 자제하니...ㅎ
가끔 가면속 제 웃음이 싫을때가 있어요. 그런 모임 과감히 정리하고(벌써 1개 정리^^), 그 시간에 운동 열심히 해볼 계획입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