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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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게 된 건 우연이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사서 선생님이 요즘 아이들이 엄청 읽고 싶어 하는 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인용이라 애들에게 대출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라니!

제목이 눈길을 확 끌었다. 책 뒷면의 소개 글을 조금 읽어보니 인터넷에 회자 되던 내용이었다. 아마도 낯선 작가라 소개 글을 읽고도 주목하지 않았었나 보다.

야쿠마루 가쿠. 이 작가의 작품은 읽어보지 못했다.

 

책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주인공은 15년 전, 비행을 저지르는 삶을 살다가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자신의 숨통을 조여오는 야쿠자에게서 도망치기도 지쳐 그만 생을 마감하려 한다. 그때 우연히 만난 어떤 노파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그녀는 도와주는 댓가로 누구를 죽여서 대신 원수를 갚아 달라는 것이다. 당장은 아니고, 지금 교도소에 있는 그들이 만기 출소를 하는 15년 후에!

그녀와의 약속을 거의 잊은 채 평온한 삶을 이어가던 그에게 편지 한 통이 온다.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하고.

 

독자의 관심을 확 끈다. 노파는 분명 죽었을 텐데 누가 편지를 보냈을까? 그리고 주인공은 과연 죽은 노파의 소원을 들어주며 은혜를 갚기 위해 청부 살인을 감행할 것인가? 그렇게 한다면 그의 가정은 어떻게 되지?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사건 수습에 나서면서부터는 뒤가 궁금했다. 나는 개과천선해서 잘살고 있는 주인공이 어떻게든 난국을 극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이어가기를 응원했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이야기가 풀릴 리가 없다.

소설을 읽는 처음부터 관계 설정이 조금 어설프다는 느낌이었다.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범인에 대한 정보를 너무 과하게 흘렸다. 추리소설을 조금 많이 읽는 독자라면 틀림없이 초반에 이야기의 전개를 눈치챘을 것이다. 작가가 복선이라고 생각하며 보여주는 내용들이 나에게는 힌트로 읽혔다.

예상한 인물이 범인이라 좀 허무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 작품이기는 했다. 사형제도에 관하여, 성폭행범의 출소에 관하여.

 

소설의 결말이 조금 불만이다. 사회적 추리 소설 치고는 꽤 마음이 따스했다. 결말에 여운이 없었다.

야쿠마루 가쿠라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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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사단장 죽이기 - 전2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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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2월 23일부터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방과후수업과 학원, 모두 휴업 중이다. 3월이 후딱 지나고, 4월에 접어들었지만 상황이 좋아지는 것 같지 않다.

  바깥엔 매화가, 개나리가, 목련이 그리고, 드디어 벚꽃이 한창이다. 봄이 왔지만 봄을 맞이할 수 없다. 春來不似春이다.

  밥벌이의 지겨움을 말하면서 일주일만 아무일하지 않고 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일이 딱 끊기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남아돌아가니 밥벌이를 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래! 걱정한다고 일이 해결 되는 것도 아니고 책이나 읽자.”

  그동안 사 두었던 책들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미미여사의 추리소설로 시작했다.

  먼저읽은 [솔로몬의 위증1,2,3]은 잡다한 고민을 다 날려줌과 동시에 제도권 속에서의 교육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사건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어서 대체로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손에 든 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1,2]다. [솔로몬의 위증] 매권 700페이지, [기사단장 죽이기1,2] 매권 600페이지. 시간이 철철 넘치니 책의 두께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았다. 미야베 미유키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많이 다르다. 속이 시원한 탄산음료와 향이 은은한 녹차의 차이 같다고나 해야 할까?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는 내내 나는 깊은 명상을 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조명과 소리를 줄이고, 가만히 눈을 감고 머릿속 생각을 몰아낸다. 최소한의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고, 감은 눈에는 눈꺼풀을 통과한 가느다란 빛이 느껴진다. 점점 감각이 무뎌지고 바닥과 닿은 엉덩이의 무게만 남는다.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시간이 흐를수록 몸과 마음이 따로 따로 존재하는 것 같다.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뇌리를 가득 메우다가 명상에 빠져든 나는 존재 자체를 망각해 간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간직한 형이상학적인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포로 암시한 주제가 다 드러나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러 이야기들처럼 꽤 기묘했다.

  초상화 전문 화가인 ‘나’는 아내의 갑작스런 이혼 요구로 집을 나와 별거하게 되고, 친구의 시골집에 머무르게 된다. 그 집에서 저명한 일본화 화가인 친구 아버지가 그린 그림과 만나게 되면서 기이한 일들과 맞닥뜨린다. 그 그림에는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60cm짜리 [기사단장]은 이데아라고 자칭하며, 이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에 깊숙이 관여한다.

  나는 그림 속 기사단장, 즉 이데아는 세상이 만든 관념의 틀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구시대에 형성된 왜곡된 사고이거나, 꼭 청산해야할 묵은 빚 같은 것일 수도 있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익숙해진 사회의 통념 같은 것이라고.

  작가는 안슐루스 시기의 빈에서 저지른 나치의 만행을 이야기하고, 난징에서의 일본군에 의한 중국인 대학살도 말한다. 그 일들은 지나간 역사이지만 그냥 묻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역사라면 또는 잊지 말아야할 진실이라면, 꼭 되짚어서 규명하거나 진실을 밝혀야 역사는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나의 이데아를 죽임으로써 세계가 변해버리지 않나요?”

  “그야 변하고말고. 그도 그렇지 않나? 하나의 이데아를 말살했는데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런 세계가 대체 얼마나 의미 있을거라고? 그런 이데아는 또 얼마나 의미 있을라고?” -2권 p342

  ‘나’는 기사단장(이데아)을 죽여 사회 통념을 깨뜨리고 한 단계 나아갔다. 다음단계에서 [기사단장 죽이기] 그림 속 인물인 긴얼굴(메타포)이 안내하는 2중메타포의 터널을 통과한다. 2중 메타포를 빠져나옴으로써 나의 정체성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오로지 나의 의지로 내가 누구인지, 나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천착하고 제대로 직시해서 내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본능과 감추고 숨겨둔 본모습을 알게 된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다 읽고 나서, 역시나 무라카미의 다른 소설처럼 이 소설에도 니체의 사상이 짙게 깔려있다고 느꼈다.

  ‘나’-낙타(기존 세계의 가치-이데아), 멘시키-사자(자유를 찾은 정신-메타포), 마리에-어린아이(새로운 자유, 또는 혁신?). 거기다 여동생(고미치)-딸(무로)로 이어지는 것은 니체의 영원회귀를 떠올리게 했다.

  이 소설의 바탕에 깔린 철학이 심오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마치 동화나 환타지처럼 잘 읽혔다.

   [기사단장 죽이기]는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중에 [태엽감는 새]와 매우 비슷한 구조다. 두 소설에서는 아내의 부재, 우물(=잡목림의 구덩이), 난징 대학살(=관동군이 일으킨 전쟁), 이웃집 소녀 등이 비슷한 플롯이다. 하지만 [기사단장 죽이기]가 훨씬 스토리도 탄탄하고, 개연성 있는 구성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된다면 [기사단장 죽이기]로 받을 것 같다.

  청년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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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열전 - 사마천, 궁형의 치욕 속에서 역사를 성찰하다 서해클래식 6
사마천 지음, 연변대학 고적연구소 편역 / 서해문집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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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역사동아리에서 읽기로 한 첫 책은 서해문집에서 펴낸 [사기열전]이었다. 여러 출판사에서 나온 사마천의 사기 중에 굳이 서해문집의 [사기열전]을 콕 집어 읽기로 한 것은 아무래도 분량이 적당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6,7년 전에 민음사에서 나온 [사기 본기]를 읽을 때 참 지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사기열전]은 그 시대를 살면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역사의 주인공이 된, 다양한 인물 위주로 엮어서 재미도 있고 읽기도 훨씬 수월했다. 게다가 책을 엮은 고전 번역 팀에서는 고맙게도 그중에서도 좀 더 임팩트 있는 인물들로 간추려주었다.

  사마천은 [사기]를 본기, 표, 서, 세가, 열전으로 나누어서 썼다. 본기는 역대 황제들의 업적 중심으로, 표는 역사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서는 문물제도를, 세가는 제후국의 역사를, 열전은 여러 인물들의 전기를 기록했다. 내가 보기에 이 중에서 [사기]의 꽃은 단연코 열전인 것 같다.

   역사를 움직이는 사람이 어찌 황제나 제후뿐이겠는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간 사람들. 유세가, 장군, 재상의 모습으로. 또는 점술가, 상인, 자객, 환관, 도둑, 개그맨 등 다양한 재주를 가진 민초들로. 그들이 진정 역사의 주인공일 것이다. 거기다 더해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 이야기까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 [사기 열전]이다. 사마천은 열전에서 단지 인물을 소개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역사가로서의 자신의 평가와 생각을 반드시 말했다.

   E. H. Carr는 역사는 역사적 사실의 나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역사적 사실의 토대 아래 역사가의 철학이 담긴 생각과 평가들이 있어야 한다고. 그 말은 어떤 역사가가 그 역사를 기록했냐가 엄청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즉, 어떤 역사적 사실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이유를 충분히 고려해서 보라는 말인 것 같다.

   “태사공은 말했다.”를 읽고 사마천의 역사를 보는 시각을 통해서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 번 더 되새김질을 하고 “사마천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우리는 2주에 한번 모일 때마다 일정한 분량을 읽어오고, 읽은 챕터 속 인물들을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그랬더니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한 번 더 듣게 되어, 두 번 읽은 것처럼 명확했다. 인물들이 소개될 때마다 내가 알고 있는 고사 성어를 책에다 써보기도 하고 생소한 인물이 나오면 그 사람과 연관된 고사는 없을까 찾아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 책의 백미는 뒤편에 나오는 [유협 열전],[골계열전],[일자 열전] 등 역사의 주변에 있던 인물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역사를 이끈 영웅은 아니지만 역사의 곳곳에서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잘 살려서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사마천이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까지도 기록해줘서 후대의 우리들이 앞선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고, 내 모습대로 오늘을 사는 것이 역사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사기 열전]을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더 고민하게 되었고, 여러 인물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어 참 행복했다.

같이 이 책을 함께 읽은 도반들과 차를 나누고 웃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 책을 읽은 지 한참 지나 이 글을 다시 쓰게 되었다. 읽은 뒤 바로 썼던 것은 8년 된 노트북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다 날려먹었다. 결국 노트북을 새로 장만했다. 십만 원 대의 저렴한 놈으로.

다음 책 [호모 데우스]까지 다 읽은 마당에 이제야 쓰려니 좀 쑥스럽기는 하지만 쓰지 않고 넘어가기에는 뭔가 개운하지 않은 찝찝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다 쓰고 나니 [호모 데우스]에 대한 글도 써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냥 무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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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성 소년 장이 책고래아이들 15
구본석 지음, 정은선 그림 / 책고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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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일어나면 민초들의 삶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전쟁의 한복판에 놓이게 되면 얼마나 무섭고 힘들까요?
[수영성 소년 장이]는 우리 역사상 가장 잘 발전 된 나라에서 편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아이들이 꼭 읽었으며 좋겠습니다.
완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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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교실 시가 없는 학교
송태원 외 2학년 4,5,6반 학생들 지음 / 다른경제협동조합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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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쏙 드는,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재미있는 시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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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tu 2018-10-23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