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서며 차문을 열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지 않는 겁니다.
맞은편 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뒤트렁크를 열고 기어서 운전대까지 갔습니다.
이 무슨 변고입니까?

짚히는 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 이사온 지 몇 달 지났는데, 벌써 원한관계를 두 개나 가졌습니다.
하나는 주차문제로, 하나는 안면방해 문제로..
네 칸 가운데 두 칸을 쓰는 아저씨는 차를 자주 쓰지 않으니 빌라 앞에 구석진 곳에 차를 세우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참 황당한 생각이 들었지만, 정중하게 '부당한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아저씨는 자신이 심하게 구는 거냐며 도리어 따져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첫 번째 원한입니다.
두 번째 원한은 바로 밑에 집에서 밤마다(밤8시~10시) 들려오는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였습니다.
세 번이나 내려가서 주의를 주었던 것이 화근이 되었을까요?
세 번째는 그 집 처자도 짜증이 난 듯 한껏 나를 조롱하더군요.

<관련글>
http://jagong.sisain.co.kr/192
http://jagong.sisain.co.kr/197

이 두 집이 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기 때문에 아직 아무런 조치도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내는 아침에 차문을 열 때마다 불안해 할 것 같다며,
이사를 가자고 합니다.
뭐라고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동전털이 동네 꼬마놈들의 장난인가 해서 옆집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아줌마는 차가 손상되지는 않았다고 하면서도,
'동네 사람들 조심하세요'라며 귀띔을 해줍니다.



결국 열쇠구멍 수리하는 데만 피같은 9만원이 들었습니다.
저희 동네는 총선 때 뉴타운 개발 공약으로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화곡동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봄부터 날마다 집을 부쉈다 지었다를 반복합니다.
몇 달 전에는 앞집을 부수고,
그 다음은 옆집을 부수고,
왼쪽에 있는 집은 철거를 하려고 보호막을 씌웠습니다.
주민들의 신경도 상당히 날카로워져 있습니다.

정말 이사를 가야 하는 걸까요?
이사를 가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런 꼴 당하지 않는 곳이 서울 하늘 아래 어디 있을까요?
아파트로 이사갈 형편이 되진 않으니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요?
제 자동차에 테러를 가한 분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애처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분도 오죽하면 그런 일을 했겟습니까

일단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경찰에 신고를 하고 피해접수를 해두었습니다.
경찰관도 주차 문제로 이런 신고를 많이 들으며 실제 자신도 이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며,
최대한 부딪치지 않고 사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을 해줍니다.
길을 가다 보면 길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드잡이를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고,
동네에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맹자는 일정한 수입(항산)이 없으면 상식적인 마음(항심)이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우리 동네사람들의 집안살림이 날로 어려워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그나저나 다음에 또 이런 테러를 당하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이 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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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8-08-04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너무 황당하셨겠다. 참 지능적이고 무서운 테러군요. 동네 분위기며 복잡한 관계들이 사단이 된거 같아요. 강력하게 대응하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테러주체의 사기만 북돋아줄 것 같고. 다신 그런 일 없었으면... 에휴.

승주나무 2008-08-06 12:25   좋아요 0 | URL
시니에 님//황당한 것도 황당한 거지만 피같은 돈을 날렸다는 게 더 아프네요 ㅠㅠ

드팀전 2008-08-0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에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맹자는 일정한 수입(항산)이 없으면 상식적인 마음(항심)이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우리 동네사람들의 집안살림이 날로 어려워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맹자가 그런 말씀을 하셨군요. 맹자도 '경제결정론자'라고 비판받는건 아닐지 우려가 되긴하는데, 그것보다 승주나무님이 이사 외에 별 다른 방법이 안보이는게 문제군요.

승주나무 2008-08-06 12:25   좋아요 0 | URL
이사 외에 다른 방법을 지금 고민 중입니다. 아마 3부가 될 듯한데.. 결과를 곧 보여드릴게요^^;;

승주나무 2008-08-06 12:25   좋아요 0 | URL
이사 외에 다른 방법을 지금 고민 중입니다. 아마 3부가 될 듯한데.. 결과를 곧 보여드릴게요^^;;

마노아 2008-08-0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망한 일입니다. 물질적 정신적 피해가 막심하네요. 답이 없다는 게 더 속상하구요..ㅠㅠ

승주나무 2008-08-06 12:26   좋아요 0 | URL
마노아 님~물질적 정신적 피해..정말 심각합니다. 카드값 부담이 또다시..답을 기어코 찾고 말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08-08-04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증만 잡으면 빼도 박도 못합니다. 이사를 가는 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너무 피해가 커요.

승주나무 2008-08-06 12:27   좋아요 0 | URL
메피 성님~~물증 잡기가 참 난망입니다. 물증을 잡아서 신고를 한다고 해도 제2, 제3의 테러를 어떻게 감당할까요..마치 동네 사람들 모두가 '이사가' 이사가' 하고 외치는 것 같습니다 ㅠㅠ

2008-08-04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6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8-08-04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말로 이것이 1회성이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은게 정말 화가나네요..

승주나무 2008-08-06 12:27   좋아요 0 | URL
무스탕 님~~ 경찰에 따르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라고 하네요.. 정말 맘편히 살기 힘든 서울입니다.

울보 2008-08-0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찰에 신고하세요,,
그리고 득단에 조치를 ,,무서운 세상이네요,,참,,

승주나무 2008-08-06 12:28   좋아요 0 | URL
울보 님~~ 감사합니다.
일단 경찰에는 신고를 해서 피해접수를 했지만,
그들이라고 딱히 방법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죠..
그저 조심하라고 말하고 가버리대요^^;;

2008-08-04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6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광주엉아 2008-08-06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이는 나보다 적지만
나으 한문 싸부 승주니마
생활은 슬픈 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거 시를 쓴다는 사람이
왜 반드시 항산과 항심을 말하십니까
오직 젊음과 시간이 있을 따름입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덥고
가을은 시원합니다
여름을 보내면
내년 여름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표적 과일은
수박 포도 입니다
봄에는 딸기를 좋아합니다
승주니마는
얼굴색이 대추빛를 닮은 것 같네요

승주나무 2008-08-07 00:56   좋아요 0 | URL
광주엉아~ 진짜 오랜만이네^^
광주는 안녕한가요. 지방순회공연을 한번 다니길 해야 할텐데~~
성님 얼굴도 많이 탔을듯^^
 

제목 없음

그 동안 촛불집회 나가면서 시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그려낸 미친소의 여러 버전을 만났습니다.
촛불이 잠시 쉬는시간을 가졌지만,
마음속의 촛불만은 아직도 활활타오르리라 믿으면서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는 미친소 콘테스트를 개최합니다.
트랙백으로 좋은 사진을 걸어주시면 콘테스트가 더욱 빛나겠죠?
특히 이번 콘테스트를 위해서 일본에서까지 참가를 해주셨습니다.
우호관계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일자별로 정리하며 번호를 붙입니다.
댓글을 많이 받은 미친소가 진정한 미친소에 등극할 것입니다.
상품은 없고 청와대 게시판에 올릴까 생각중입니다 ㅋㅋ

※ 미친소 콘테스트에 참여한 국가는 한국, 일본, 미국이며 동물의 종류는 소, 고양이, 쥐 등등입니다.


[기호1번,뇌숑숑쿠멍티악(미국식발음)] 5월 29일 환경운동연합에 모셔진 미친소를 찍어왔습니다. 왼쪽에는귀는 미국국기, 오른쪽에는 USA, 뿔 하나는 도망갔고, 뇌는 송송구망탁하고 눈은 사팔뜨기로 표현했습니다. 상당히 예술성이 있는 작품으로 사료됩니다 ㅎㅎ


[기호2번, 미쳤소인형] 6월21일 광화문 촛불 앞에서 선 미친소입니다. (구름과연어 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미친소와 미쳤소의 차이가 확실히 뭔지 모르겠지만, 둘이 친척임은 분명합니다.


[기호3번, 쥐잡는국민고양이] 5월 31일 경찰이 대대적인 물대포를 난사할 때 만난 사진입니다. 만화가협회에서 '만화모금'을 해서 인쇄물을 돌렸는데 소장가치가 높습니다. 특히 쥐잡는 국민고양이가 듬직합니다.


[기호4번, 미친소아이스크림] 6월 5일 경찰이 미친소보다 미쳐 날뛰어다닐 때 잠시 일본으로 피신해 있었습니다. 거기서도 미친소를 만났습니다. 미친소 아이스크림입니다.  

★ 기호5~7번은 명박산성 출신입니다.

[기호5번, 명박산성미친소1] 6월 10일 100만 촛불집회할 때 경찰이 2중으로 명박산성을 쌓아올린 거 기억하시죠. 그때 명박산성에 재주꾼들이 멋진 벽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그 주에서 미친소를 잡으려고 애쓰는 사람을 표현한 그림이 압권이었습니다. 



[기호6번, 명박산성미친소1] 이 미친소는 한쪽에는 협박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사실은 한쪽눈이 시커멓게 멍들었거나 썩었네요.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호7번, 미친소아니귀여운소] 당시 많은 사랑을 받은 미친소아니귀여운소입니다. 6월이라 초여름인데 무척 덥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세례를 많이 받았고, 인터뷰도 10번도 넘게 했습니다. 

★ 기호8번부터는 아이들 그림입니다. 청와대나 딴나라당은 아이들이 좌파에 물들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아이들맘은 아무도 모르는 거이지요~~

[기호7번, 미친소미친교육5천원] "이 그림은 서울강서지역 어린이들이 '광우병 반대'를 주제로 경기도 한 미술관에 그린 벽화입니다"라고 써 있네요. 미친소와 미친교육을 잘 표현했습니다. 가격은 5천원입니다 ㅋ




★ 여성민우회에서 많은 선수가 참여했으나 '후보단일화'를 위해서 세 선수만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6월 21일 광화문에 전시한 것을 사진으로 찍어온 것입니다. 


[기호8번, 미친소아니취한소] 미친소인지 취한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꽃을 머리에도 달고 뿔에도 달았군요. 완전 인사불성입니다^^

[기호9번, 새우깡에왜왔니왜왔니왜왔니] "새우까엔 왜 들어갔니?"라는 말이 압권입니다. 특정인의 실명이 들어갔으나 이미 특정인이 아니므로 모자이크처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실은 모자이크 처리를 할 줄 모릅니다 ㅋ) 쥐는 많이 활용해서 평범하지만 미국산 오랜지가 독창성 있습니다.


[기호10번, 삽질이제그만] 그림이 참 유아틱해서 좋습니다. 어이없는 요즘 상황에서 웃고 있을 수 있다는 게 대단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이 삽질에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은 어떻게 즐거우셨나요?
한길사에서 나온 '축제의 정치사'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프랑스대혁명이 역사적 가치를 가지게 된 이유는 단순히 왕을 처형시킨 거이 아니라 폭력적인 혁명의 특징은 축제의 장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폭력 대신 조롱을 사용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기발한 상상력의 작품들이 많이 태어나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을 아래서부터 흔들어놓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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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8-0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봤습니다. ^^
 

국방부가 책을 잘 안 읽어본 것 같다.
'불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밍밍한 책들을 추천도서로 올려놓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방부는 불온서적 선정과 차단 조처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다음 번에는 좀더 확실한 불온서적을 선정해줄 것을 바라며, 몇 권 추천해보려 한다.



<문학>

 

우선 현기영의 <지상의 숟가락 하나>를 불온서적으로 꼽은 데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 하고 많은 현기영 작품 중에서 가장 온건한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지상의..>이기 때문이다. 4.3을 제대로 파헤치고 비판한 책으로 손색이 없는 것은 단연 <순이삼촌>이다. 순이삼촌은 4.3을 겪고 살아남아 온갖 악몽에 시달리는 순이삼촌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잊히지 않는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으니 국방부 불온서적 2차 목록에 들어가도 손색이 없다.



 

불온하기로 따지면 문학가 중에서 김수영만한 사람이 없다. 최근에 발견된 미팔표작의 제목이 '金日成萬歲(김일성만세)'일 정도로 국방부로서는 1순위로 경계해야 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실무자가 이 책을 미처 읽지 못한 것 같다. 그는 살아생전에 조선일보에 남긴 칼럼 <實驗的인 문학과 政治的 自由>에서 "모든 전위문학은 불온하고, 모든 살아있는 문화는 본질적으로 불온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문화의 본질이 꿈을 추구하는 것이고, 불가능을 추구하는 거이기 때문이다"라고 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이 책 안에는 "<不穩>性에 대한 비과학적인 억측"이라는 작품이 있는 것으로 볼 때 불온도서의 표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인문사회>
 

 
우석훈의 책들은 대체로 '불온'한데 국방부가 너무 봐준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블로그에는 반성문까지 올라왔다. "이 시대착오의 세상에 너무 말랑말랑하게 쓴 것이 아닌가" 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 책은 제목만 봐도 불온할 뿐만 아니라 일정 정도 수입이 안 되는 사람들은 이민갈 것을 진지하게 제안하고 있다. 국방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발언까지도 담고 있는 책인데 국방부가 이를 용인하다니 안타깝다. 안 그래도 녹색평론사가 어렵다고 하는데, 재판을 찍을 수 있도록 국방부가 좀 힘써주기 바란다. 그리고 다음 번에는 우석훈의 책을 꼭 하나 넣었으면 좋겠다.

 
국방부는 국방의 의무에만 힘쓸 게 아니라 교육에 관해서도 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페다고지는 이명박의 교육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책이다. 페다고지의 저자는 입시 위주의 교육, 순응주의 교육을 '은행저금식 교육'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이런 오도된 제도에서는 누구나 창조성, 변화, 지식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학생들은 더 이상 유순한 강의 청취자가 아니라 교사와의 대화 속에서 비판적인 공동 탐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철저한 복종과 순응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군대에서 상관에 대한 비판적 인식만큼 위험한 사상이 또 있을까.


 
얼핏 보면 <맹자>는 동양고전이니 양서인 것처럼 보이지만, 권력에 대해서 상당히 극단적인 생각을 전파하는 불온서적이다. 맹자는 왕이 실정을 거듭했을 때는 죽여도 좋다고 가르쳤다. 이명박이 여기서 잘못을 더 하면 내쫓으라는 말과 같다. 뿐만 아니라 촛불에 대한 강경한 진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말을 남겼다. "힘으로 누르면 한때는 누그러질지 모르지만, 힘이 떨어졌을 때는 여지없이 뒤집어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누르려면 마음으로 복종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는 인터넷이나 촛불, 언론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벌이고 있는 정부 여당에 대한 심각한 반항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불온하기 짝이 없다. 때문에 중국에서도 한동안 금서였으니 금서로 지정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제목만 봐도 이 책은 이명박의 <영어 몰입교육>에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목소리들을 포착하면서 언어와 함께 그 안에 담긴 세계관과 지혜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어가 줄어드는 만큼 인간이 멍청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영어 몰입 교육>에 전 국민이 열광한다면 전 국민에게는 영어라는 한 가지 언어밖에 없을 테니 그만큼 집단 무지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비록 중국어에 밀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세계어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영어에 대해서 이만한 모욕이 있을 수 있을까? 국방부는 영어몰입교육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당장 금서로 지정해야 한다.


국방부가 군인들의 정신과 문화를 검열하기로 했다면, 응당 이것을 정부 차원으로 확대해서 전 국민의 뇌를 검열하는 것은 어떤가 제안해 본다. 군인들은 군생활이 끝나면 사회인이 되고, 사회에서 군대로 들어오는 데, 군대에서만 도서를 검열하면 검열 효는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안 그래도 정부가 인터넷이아, 언론, 심지어 사람들을 잡고 있는데 강력하게 요청하면 '금서'가 다시 등장하는 모습도 보기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국방부의 2차 <불온도서 목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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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국방부 여러분~! 우리 책도 충분히 불온하거든요~!
    from 진보생활문예 『삶이 보이는 창』 2008-08-11 15:53 
    어제 신문에 국방부가 금서 목록을 만들어서 수거에 들어간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른바 23종의 책들에 불온서적이란 딱지를 붙인 것이다! 기사를 살펴보다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 책이 하나도 없지? 국방부가 분류한 세가지 기준인 , , 중에서 에 들어갈만한 책은 아주 많고 에 들어갈만한 책도 여럿있을텐데, 왜 우리 책은 명단에 하나도 안들어갔을까 궁금했다. 처음에는 좀..
 
 
마늘빵 2008-08-01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요고 제 이벤트 페이퍼로 연결하삼요. 큭큭.

승주나무 2008-08-01 23:39   좋아요 0 | URL
아~ 그게 또 있었군요 ㅋㅋ

바람돌이 2008-08-02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불온도서 목록 만든것들은 그 책을 읽기나 했는지 궁금하다구요. ㅋㅋ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깜소 2008-08-02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다 잊혀져 갔지만 서당에서 저는 빨갱이 사상에 물든 거군요....그 때가 아홉살인가 그랬다는...허허 참ㅋㅋ 국방부야~!! 맹자를 꼭 뽑아줘라~!!
국방부에 의견 제출하면 어떤 반응 보일지 무지 궁굼해져서 다시 로긴 해서 댓글 덧붙입니다..하하하

마늘빵 2008-08-02 08:25   좋아요 0 | URL
맹자는 윤리 공부하는 고딩들도 읽는다는. 윤리 교과서에서 맹자를 지워라. 큭큭큭큭. 그보다 더 불온한 묵자도 있고요.

순오기 2008-08-02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국방부 선정도서보다 불온할 것 같은데요~~ ㅎㅎㅎ
2차 목록엔 시비돌이님 책도 들어가야 한다고 남겼던데... 2차도서 완전 기대만땅! ^^

BRINY 2008-08-0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때 원서(!)로 읽으라고 해서 한학기내내 엄청 고생했던 기억밖에 안나는 '맹자'에 그런 깊은 내용이!

새벽여행 2008-08-04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자.. 원서로 읽으면,, 이해가 떨어지겠죠?
그냥, 해석된 걸로 읽어야 겠군요. ㅋㅋㅋ
잼있으면 원서로 한번 더 go

이구 즐거운 여름휴가가 될거 같아요.
엔돌핀이 마구 돕니다.. ㅋㅋㅋㅋ 국방부야,, 고맙다.
이렇게 재밋는 책들을 마구 알려줘서,,

제 3차 4차도 나오는 거지?ㅋㅋㅋ

조선인 2008-08-0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영씨도 불온작가였는데. 일사부재리 때문에 다시 불온작가로 등록하지 못했던 건 아닐까요? ㅋㄷㅋㄷ
 



알라딘 의견광고가 실린 경향신문 신청해주신 분께 배달을 완료하였습니다.
배달은 알라디너이기도 한 찌리릿님이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찌리릿님은 신청하시는 분이 더 있으면 또 배달을 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망설이신 분이 있다면 비밀댓글에
성함, 주소, 전화번호를 기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덕분에 즐거운 추억을 만들게 됐습니다.


클리오
가을산
파란여우
BRINY
마노아
하루(春)
해콩
paviana
몽당연필
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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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07-31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
^*^

승주나무 2008-08-01 23:37   좋아요 0 | URL
네~ 이제 거의 다 끝난 것 같네요^^

BRINY 2008-07-3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내일쯤 받을 수 있겠네요.

승주나무 2008-08-01 23:37   좋아요 0 | URL
아직 안 갔나요.. 조금만 더 기다려보세요^^

바람돌이 2008-07-3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끝까지 수고가 많으세요. 찌리릿님께도 감사를 보냅니다. ^^

승주나무 2008-08-01 23:37   좋아요 0 | URL
네~ 찌리릿 님이 많이 보살펴 주셨습니다.

마노아 2008-08-01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받았어요. 처음엔 뚜껑 열고 이게 뭐지? 했어요. 2부 넣어주셨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승주나무 2008-08-01 23:38   좋아요 0 | URL
2부씩이나..알라딘에 충분히 갔으니까 친구들과 나누삼^^;

2008-08-01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승주나무 2008-08-01 23:38   좋아요 0 | URL
넵~~ 그렇게 할게요~ 님도 건강히^^

몽당연필 2008-08-01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잘 받았습니다. ^^

승주나무 2008-08-01 23:39   좋아요 0 | URL
잘 도착했나보군요. BRINY 님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사시는 모양이에요^^

paviana 2008-08-0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뻔뻔한거 같아 부탁도 안 드렸는데 이렇게 보내주시다니..넘 감사해요.
찌리릿님에게도 감사 전해주세요.^^
 



제목을 좀 쎄게 달아 보았습니다.

현재 언소주 카페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광고주 압박운동과 식당주 압박운동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부자신문의 아킬레스건인 광고주를 압박함으로써 부패언론의 행태에 타격을 가한 것을 시원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광고주압박운동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 앞에 놓여 있습니다.


1. 출국금지를 당하는 등 제재가 가해진 열혈회원의 불이익은 누가 보상하는가?

2. 조중동 광고주 압박운동이 본의 아니게 겨레향 등 정론매체의 압박운동이 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


1과 관련해서는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시사저널 사태때 언론소비자운동을 하다가 시사모는 검찰에 고발을 당해 '기소'를 당할 뻔했습니다. 서초동 검철청사에 가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등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회원들은 고발당해 취조를 받아야 했던 운영위원들에게 할말이 없었습니다. 비록 그들이 자처해서 십자가를 지긴 했지만, 그에 대한 책임과 불이익은 모두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어떻게 속시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래의 기사는 그때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애독자 고발하는 언론사도 있나요?"

최근 금창태 사장으로부터 진품 시사저널 예약운동과 관련해 시사모 운영위원 5명과 함께 '업무방해'로 검찰에 고발당했고, 오는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첫 조사를 받는다.


[미디어오늘]금창태 사장이 고소한 시사모 '무혐의'

검찰, 운영위원 6명에 "증거 불충분"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으로부터 지난 4월 '모욕죄' 등으로 형사고소 당했던 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시사모) 운영위원 전원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모욕죄' '업무방해'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고소된 조형근씨 등 시사모 운영위원 6명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고 5일 통보했다.


2와 관련해서는 오래 전부터 그런 주장이 있어 왔고 실제로 겨레향이 불이익을 얻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광고주는 조중동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 감히 광고를 대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겨레향에게도 무척이나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광고주 압박운동을 하면서 불이익을 당하신 분들을 보면서 참 안타깝고 마음이 불편하고 미안합니다. 그분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지키고자 했던 뜻이 오래도록 살아숨쉬기를 바랍니다.


현 시점에서 한 가지 전략이 추가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지금 새롭게 꺼내는 게 아니라 수십년 동안 언론계에 고질적인 병폐였습니다. 바로 시장질서입니다. 조중동이 어떻게 컸습니까, 권력의 똥구멍을 빨아주고 불법적이고 약탈적인 경품이나 무가지 살포 등으로 신문고시를 무시하고 신문시장을 능멸하고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지금 문제제기하지 않으면 약탈적인 조중동의 불법행위는 상식이 돼버릴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신문고시 위반을 토설하는 전략이 유리한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1. 법 조문 따지기 좋아하는 조중동은 스스로 탈법 위에 있기 때문에 신문고시 위반, 불법경품 등에 대해서 행동반경이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곳은 우리들의 프레임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집요하게 포착하고 고발하면 조중동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더욱 정확히 말하면 비정상적인 신문시장상황이 정상적으로 치유될 것입니다.

2. 불법경품,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공론화는 조중동에게는 광고주압박보다 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일 수 있습니다. 조중동은 피에 피를 섞어 가며(혈연관계를 통해) 수많은 광고주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조중동이 뿌린 보도자료에서 '폭풍에도 우리는 건재하다'고 호언했던 것은 지지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광고주압박운동은 조중동을 위축시키긴 하겠지만, 결정적으로 숨통을 끊어놓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불법행위에 대한 공론화는 그들의 터전을 아래에서부터 허물어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릅니다.


하지만 독자들이 이런 상황을 파헤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겨레향 등 정론매체를 설득하거나 협박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불법의 뿌리를 확실히 뽑아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티조중동보다 더 오래된 불법,탈법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신을 가진 매체와 독자들이 협심해야 하며, 지금이 바로 그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민언련(www.ccdm.or.kr)의 홈페이지에서 퍼왔습니다. 불법경품에 관한 상세한 자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추신
불법고시에 관해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주목받지 못했을 뿐이죠. 시사모는 작년에 민언련이 주는 민주시민언론상 본상을 받았습니다. 만약 원한다면 제가 아는 채널을 통해 민언련에게 불법고시에 관한 상세한 강연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불법고시를 근절하는 것을 언론소비자운동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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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소 2008-07-30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의견에 적극 공감합니다 일반시민들은 불법행위들을 보거나 직접 당사자가 되어도 그냥 지나치거나 거부하기만 하더군요...증거를 수집해 신고를 하지는 않더라구요...제 주변이나 아고라에 올라온 글을 읽어 보아도 그렇습니다..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이 만연해 있습니다..이 번 촛불시위때 저는 그런 걸 더더욱 실감하고 있습니다

승주나무 2008-07-30 16:55   좋아요 0 | URL
네~ 깜소 님^^ 신문고시 위반을 범죄시하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마음속의 키보드워리어를 데리고 광화문으로 나가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