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내고 두 달 

몸 상태는 딱히 좋아지지 않아 며칠 전에 병가기간이 끝나 병휴직을 하고 왔다. 

내년 2월까지 그냥 푹 쉬는걸로.... 이로써 나의 휴가는 앞으로 8개월 더 연장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 낳았을 때 빼고는 한번도 쉬어본적이 없으니 첫 휴직이다.

돈 걱정이 안되는건 아니지만, 뭐 그래도 내 몸에게 이번 한번쯤 푹쉬는 호사를 줘보자 뭐 그런 기분이다. 


그동안 일주일에 작게는 두세차례, 많게는 일주일 내내 병원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딱히 쉬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솔직히 세상 태어나서 처음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해보고 있다.

하루 4-5시간 자던 사람이 7-8시간을 꼬박 꼬박 자주고 있는게 첫번째 변화.

처음에는 밤에 잠을 못자고 자꾸 깨고 미치겠더니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인지 지금은 완전 적응해버렸다.

11시쯤 되면 잠이 온다. 그리고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6시 30분에서 7시 사이면 상쾌한 기분으로 잠이 깬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이라니 내 인생의 처음 맞는 경이다. 

예전에도 직장때문에 일어나는 시간이야 같은 시간이었지만 일어날 때 정말 죽을 맛으로 일어났는데 말이다. ㅎㅎ


남편 출근하는거 보고, 혼자 아침밥을 차려서 진짜 잘 먹고(방학 맞은 딸래미들은 당연히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ㅎㅎ)

그러고 나면 집안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를 시키면서 이 녀석들을 돌본다.



왼쪽의 큰 놈은 나 아프다니까 후배가 언니 꽃보면 기분 좀 좋아져 하면서 갔다준 녀석.

오른 쪽의 야자는 내가 2년 전쯤 시장에서 1,000원짜리 쪼꼬미 사다 기르기 시작했는데 용케 안죽고 견뎌준 놈.

나머지는 이래 저래 사다 기르면서 죽지 않고 살아준 고마운 녀석들....ㅎㅎ

얘들 환기 시켜주고 물줘야 되는 애들 주고, 소소하게 재밌다. 

아 참 원래 저 테이블은 이 집 이사올 때 인테이러 해주던 분들에게 부탁해서 티테이블로 마련한 것이었는데말이다.

내 로망은 아래쪽 풍경도 좋으니 저기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고 이러는 거였는데,  살아보니 이놈의 티 테이블에 앉을 일이 없다. 

베란다니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춥고, 나머지 계절엔 항상 출근 중.....ㅠ.ㅠ

결국 쟤들이 모두 점령 중.... ㅎㅎ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2번씩 걷기 운동을 하고, 자잘한 집안일들을 한다.

생각보다 나 집안일에 재능이 있는거 같아 하면서 말이다.

확실히 집에 있으니 집안은 매일 조금씩만 치우는데도 반짝반짝 윤이나고, 냉장고는 깨끗하고 반듯하게 정리되어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 없게 되는구나. 

그토록 많이 시켜 먹었던 배달음식은 거의 끊게 되고, 외식도 확 준다. 

근데 이러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잘가서 의외로 책을 읽거나 서재에 글을 쓰거나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다.

그것만이 굉장한 아쉬움.......


며칠전 비가 오고 난 후에는 해가 져서 날은 어둡고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불을 밝히는데 건너편 하늘이 너무 맑아서 깜짝 놀랐다. 



마그리트의 그림 <빛의 제국>까지는 아니지만 그 비슷한 분위기 연출.

매일 보는 하늘이 이렇게 달라지는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어제는 초승달이 너무 예뻤다.



달 보이시나요? 

아 진짜 예뻤는데 역시 사진은.....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니 23년간의 기록이 뜬다.

늘 있는 기록이니 그냥 설레 설레 보다가 경악!!!!



아 진짜 많이 샀구나.....ㅠ.ㅠ

요즘 내가 그만사야 된다고 한달에 한번으로 구매를 제한한건(물론 잘 안 지켜지고 있지만......) 당연한거야.

소비를 줄여야 돼. 도대체 다 읽지도 못하면서 왜??????

그래도 돈으로 상위 0.038%란건 뭔가 좀 기분 좋은 일 아닌가?

아니 내가 언제 돈으로 상위 0.03을 하겠냐고????? 






댓글(31)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07-03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7-03 21:29   좋아요 2 | URL
앗 왕관있었네요. 못봤어요. 저거 왠만하면 다주는거 아닌가요? ㅎㅎ
몸은 오랫동안 제 맘대로 썼더니 몸이 반란을..... ㅠㅠ
잘 쉬면서 다스려보려구요. ㅎㅎ

cyrus 2022-07-03 20: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평일에 6시에 일어날 때와 주말에 6시에 일어날 때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요. 전자의 상황은 전날에 일찍 자도 더 자고 싶은 유혹이 생기고, 후자의 상황은 늦게 잤든 일찍 잤든 일찍 눈 뜨면 기분이 좋아요. 이렇게 말하니까 내일 기상이 두려워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2-07-03 21:31   좋아요 2 | URL
전 출근할때는 휴일에 6시 일어나 본적이 없어서요. ㅠㅠ
하지만 출근하는 날은 항상 얼마를 잤든 일어나기 싫은건 완전 공감입니다. ㅎㅎ 내일 또 월요일이네요. cyrus님 일주일 또 화이팅 힘내세요.

stella.K 2022-07-03 2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티테이블 쓸 일이 없으셨겠군요.
그래도 이번 가을엔 쓰실 수도 있겠는데요?
티테이블 정말 탐나네요.ㅎ
잠이 보약이라지 않습니까?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6시반쯤 돼야 눈이 떠지곤 했는데
지금은 준데다 중간중간 깨는 때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는 않더군요.ㅠ
교사는 방학이 있어 모두들 선망하는 직업인데 그래도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어여 쾌차하시길...^^

바람돌이 2022-07-03 21:34   좋아요 3 | URL
나이가 들수록 진짜 잠이 줄어드는건 맞는거같아요. 잠의 품질도 안 좋아지고.... 그럴수록 의도적으로 잘자기 위해 노력해야되는구나 깨닫는 요즘입니다. ㅎㅎ 교사의 방학은 뭐 그거라도 있으니까 안 미치고 산다 뭐 그렇다고 우리들끼리는 얘기하는..... ㅎㅎ

bookholic 2022-07-03 2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직 동안 잠 잘자고,
좋은 거 드시고,
운동도 잘 하셔서...

이전보다 더 젊은 건강 되찾으시길...

바람돌이 2022-07-03 21:3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뭐 설마 더 젊어지기야 하겠냐마는 더 나빠지지 않도록 열심히 관리하면서 노력해야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07-03 2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가를 더 연장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몸을 챙기시기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으시겠어요.
집안 일도 쉬엄쉬엄 하세요.
신경 쓰다 보면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에 육체적 체력 소모가 요구될 수 있어요.
정말 티나지 않는 집안일ㅜㅜ
근데 화분들은 앙증 맞고 이쁘네요.^^
바람돌이님 한 번씩 올려 주셨던 화분들 기억하면, 화초 가꾸는 것이 취미셔서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암튼 화분의 화초들 돌보는 것도 꽤 일이더군요. 저는 죽이고, 사고, 죽이고, 사고 아무리 반복해도 화초 가꾸는 건 참 어렵고 쉽지 않더라는...^^;;;;
사진 속 왼 쪽 일일초랑 오른 쪽 팔손이 화분도 키우다가 저 세상 보냈던 식물들이어서 처음엔 반갑다가 이내 미안한 마음이 드는 식물들입니다ㅋㅋㅋ
암튼 더운데 고생 많으실텐데 건강 잘 챙기시면서 모처럼의 평온과 가족들과의 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7-03 23:18   좋아요 3 | URL
집안일 저 진짜 꼼수 잘 부려서 힘들게 안해요. 그럴 상황도 안되고....
진짜 냉장고 청소 한 2주 걸렸어요. 하루에 한칸씩만 청소.... ㅎㅎ 시간은 많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니까 별로 급하지도 않더라구요.
아 그런데 어쩌다 나무님한테 화초 가꾸는게 제 취미가 된걸까요? 저 화분 잘 가꾸고 싶지만 잘 못해서 진짜 죽이고 사고 죽이고 사고 반복인데요. ㅠ.ㅠ 사진 속에서 나오는 것 중에 애기 때 사서 제대로 키운건 딱 3개, 나머지는 또 다시 산 것들이랍니다. ㅠ.ㅠ 이번에는 진짜 정성들여서 한번 잘 키워보려구요. ^^

새파랑 2022-07-03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의 차 한대값을 책으로 구매하셨군요 ^^
휴가 부럽습니다. 건강 잘 회복하시고 독서는 더 많이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7-04 09:51   좋아요 2 | URL
저 책값이 다겠어요???? 그래서 이제 책 더 사면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그건 불가능하니까 책을 덜 사야죠. ㅠㅠ

scott 2022-07-03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분명 알라딘 큰 🖐ㅎㅎㅎ

휴가 연장 하시고 건강 완쾌 하셔야 하는데

집안일에서 손을 떼셔야 ㅜ.ㅜ

다육이들 은근히 키우기 까다 롭습니다
포동 포동하게 키울려면 햇볕을 많이 받아야 하고 흙도 물이 잘 빠져야 하는 !ㅎㅎ

바람돌이 2022-07-04 09:54   좋아요 2 | URL
집안일을 못할정도로 아픈건 아니라서 은근히 집안일 재밌어요. 전 애들이 다 커서 꼭 챙기고 할 사람이 없으니 여유가 있으니까요. ㅎㅎ
분갈이 하기 귀찮아서 다육이들 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는데 울집 다육이들은 좀 미친듯이 자라네요. ㅠㅠ

coolcat329 2022-07-04 0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책값보고 놀랐습니다.
클라스가 다르신 분, 바람돌이님!ㅋㅋ
8개월 휴가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건강히 잘 보내시길요!

바람돌이 2022-07-04 09:55   좋아요 2 | URL
사실 책값이 저렇게 많은건 일찍부터 알라딘에서 쇼핑을 시작한 때문이라는.... ㅎㅎ

mini74 2022-07-04 0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0.032예요 바람돌이님 ㅎㅎㅎ 미쳤나봐요. 푹 쉬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

바람돌이 2022-07-04 09:56   좋아요 3 | URL
미니님 윈!!!! 저야 기간이 워낙 길어서 그런 면도 있는데 미니님은 저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저를 능가하셨을듯요. ㅎㅎ

scott 2022-07-04 11:46   좋아요 2 | URL
두분 모두 알라딘 성장 원동력
특별 vip 서울 관광 ㅎㅎ
시켜줘야함😻

mini74 2022-07-04 11:47   좋아요 3 | URL
책 더 사게 알라딘이 집 평수를 넓혀주면 안될까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2-07-04 16:44   좋아요 3 | URL
알라딘이 집평수 넓혀주면 영원히 알라딘에 충성!!!! ㅎㅎ
그게 안되면 스콧님 말씀대로 서울 관광... 퍼레이드 카 이런거 타고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04 1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책값 저도 여기저기 산 거 모으면 몇천은 될 것 같아요 0.01% 되려면 대체 얼마나 사야하는거죠?ㅋㅋㅋ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리듬을 선순환시켜주고 계신듯 하네요. 건강은 역시 기초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고^^ 화분들 저리 잘 키우시는거 부럽습니다 전 친정어머니가 사주신 화분 6개월만에 마른 고목으로 만들었어요ㅜㅠ 왠만하면 잘 안 죽는거라는데(크흡)

바람돌이 2022-07-04 16:47   좋아요 2 | URL
완전 상위는 가끔 보면 넘사벽이더라구요. 단위 자체가 달라지는...... 제 생각에 알라딘 서재에 로쟈님 정도 되면 상위 0.01이 아닐까요? ㅎㅎ 제가 저기서 0.01%되려고 하다간 집을 넓히는게 아니라 있는 집을 팔아먹어야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감히 꿈꾸지 않으렵니다. ㅎㅎ 화분 저 진짜 못 키워요. 지금은 시간이 많은니까 아침마다 베란다 나가서 잘잤니 하면서 흙 한번 만져보고 물 주고 이러고 있는거죠. ^^

페넬로페 2022-07-04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8개월 더 휴가기간 연장하셨으니 그동안 건강 더 챙기시고 이때껏 못하신 것 같이 하시면서 잘 지내시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2-07-04 16:49   좋아요 3 | URL
이때껏 못했던건 맘껏 자고, 쉬고, 천천히 3끼 챙겨먹고, 운동하고 이런거 같아요. 그외에 노는건 솔직히 다 하고 다닌지라..... ㅎㅎ 아직까지는 열심히 계획대로 건강해지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

희선 2022-07-06 0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식물은 볕을 좋아하죠 야자나무 작았던 걸 저렇게 키우셨군요 저 탁자는 화분 자리 같네요 쉬실 때 푹 쉬시기 바랍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셔서 좋으시겠습니다 저는 그저께 밤에 달 봤어요 달이 보여서 초승달이네 했습니다 어쩌다 한번 보는군요 여기에서 책 많이 사셨군요 놀라운 숫자네요 여기만 그렇고 다른 데서도 샀다면 더 많겠습니다 다른 데 쓰는 것보다는 가장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7-08 15:41   좋아요 1 | URL
베란다에 저렇게 줄 세워 놓고 식탁에 앉아서 컴퓨터 켜면 저 아이들이 쪼르륵 눈에 들어와요. 위치는 최고인듯.... ^^ 충분히 자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날들이긴 한데 걱정이 휴직 끝나고 직장으로 돌아가면 아 진짜 책읽을 시간 없겠구나 싶어 미리 슬퍼지네요. 하루 8시간 자는건 진짜 시간을 많이 잡아먹더라구요. ㅎㅎ

psyche 2022-07-06 0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달 사진 이뻐요! 티 테이블에 놓인 화분들도 이쁘고요. 후배 분이 사다준 꽃 화분은 만데빌라 같이 보이는데 맞나요?
휴직 하시는 동안 잘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집안 일을 슬슬하시며 그동안 못했던 일 즐기며 보내세요. 그러다보면 몸도 더 좋아지시겠죠?

바람돌이 2022-07-08 15:42   좋아요 0 | URL
프시케님 식물박사. 아 저는 후배가 적어줘서 와 이런 식물도 있었나 햇는데 말이죠. 저렇게 어려운 꽃이름을 한번에 맞추시다니 대단하셔요. ....
여전히 잘먹고 운동 잘하고 해서 진짜 병 말고는 나머지 장기들은 다 튼튼해지는 기분입니다. ^^

페크pek0501 2022-07-06 17: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가 연장, 축하드려요.
사진 너무 좋습니다. 화분 사진도 좋고 달 사진도 좋아요.
그런데 알라딘에서 결제한 금액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나요? 궁금한 1인입니당~~

바람돌이 2022-07-08 15:45   좋아요 1 | URL
휴가 연장은 좋은데 이제부터 돈을 아껴쓰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요. 집에 있으니까 씀씀이는 더 늘어나는듯.... 자꾸 없는게 보이고 자꾸 더 살게 보이고......
알라딘 결제 금액은 지금은 아셨을라나요. 알라딘 메인 화면 왼쪽 위에 보면 크게 숫자 23 클릭 - 그럼 나오는 상단 메뉴 중에 23주년 기록노트 클릭하시면 페크님의 기록이 나와요. ^^
 

어둠 속의 땅에서 무엇이 걸어다닐지 누가알겠나? 그가 말했다. - P197

칼릴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그 낙원에 누가살지? 죄 없는 장사꾼들을 약탈하고 장신구 때문에 형제들을 팔아먹는야만인들과 도둑놈들이야." 그가 말했다. "그들에게는 신이나 종교가없어. 아니 단순한 일상의 자비조차 없어. 그곳에서 같이 사는 짐승들하고 똑같지." 유수프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자극해 차투에관한 이야기를 다시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침묵을 지켰다. 그는 차투의 마을에 머물던 것을 생각할 때마다 바티와 그의 목에 와닿던 그녀의 따뜻한 숨결을 떠올렸다. 칼릴이 그것을 안다면 그를 비웃을 거라고 생각하자 창피했다. - P237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여기가 지옥이라면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순종적이고, 우리를 학대할 때조차 그들을 존경하도록 키웠어요.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우리 둘다. 이름도 없는 곳 한가운데에 있어요. 어느 곳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어디를 가든 탄탄한 삼나무들과 끊임없는 수풀들, 과일나무들과 예기치않게 화사한 꽃들이 있는,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없을 거예요. 우리가 낮에맡을 수 있는 오렌지나무 수액의 쌉싸름한 향과 밤에 우리를 깊이 포옹해주는 재스민향도 없을 거예요. 석류 씨나 가장자리에 난 향긋한 풀들의 향내도없을 거예요. 웅덩이와 수로에서 나는 물소리도 없을 거고요. 지독히 더운 한낮에 대추나무 숲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없을 거예요.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음악도 없을 거예요. 추방이나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어떻게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 P305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몰랐다. - P305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비겁이 산후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어떻게 그것이 숨쉬는 것을 보았는지를떠올렸다. 그건 버림받은 것에 대한 첫번째 두려움의 탄생이었다. 지금, 개들의 품위 없는 굶주림을 보면서, 그는 그것이 뭐가 될지 알 것만 같았다. 그가 정원에서 문의 빗장이 걸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행진하는 행렬이 눈에 보였다. 그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 따끔거리는 눈으로 그 행렬을 뒤쫓았다. - P3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리와 너, 사이드께서 아침에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신다. 너는 우리와 같이 가서 장사를 하며 문명과 야만의 차이에 대해 배우게 될 거다. 지저분한 가게에서 노는 대신에・・・・・・ 이제 좀컸으니 세상이 어떤지 돌아볼 때가 되었지."  - P76

성큼성큼 걷는 전사들을 지팡이로 가리켰다. 야만인들이지." 그가 말했다. "너희 열 명 값을 하는 자들이야."
"저런 인간들을 신이 창조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죄악으로 만들어진것 같아요." 짐꾼 중 하나가 말했다. 늘 제일 먼저 입을 떼는 젊은이였다. "사악해 보이지 않나요?".
"어떻게 저렇게 붉을 수가 있죠?" 다른 짐꾼이 물었다. "피를 마시는 게 틀림없어요. 사실이죠, 안 그래요? 저들은 피를 마신다고요." - P85

"야만인에게 이유를 묻는 거냐?" 모하메드 압달라가 몸을 돌려 젊은이를 바라보며 날카롭게 말했다. "야만인이니까 그러는 거지. 그게야만인이야. 상어나 뱀한테 왜 공격하느냐고 물을 수는 없잖아. 야만인도 마찬가지야. 본성이 그런 거라고...... - P86

"아하, 우리는 이 상인들, 이 귀족들하고는 경쟁이 안 되겠구나." 마이무나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우리는 가난한 가게 주인일 뿐이니까. 너는 행운아지만, 이것이 신이 우리를 위해 선택하신 삶이란다.
우리는 신의 뜻대로 짐승처럼 여기서 살아. 너에게는 낙원의 정원을주시고 우리에게는 뱀과 야생동물로 가득한 관목과 수풀을 주셨구나.
그래서 우리한테 어쩌라는 거니? 불경스러운 소리라도 할까? 우리가부당한 취급을 당했다고 불평이라도 하랴?" - P93

여기도 세금, 저기도 세금을 매기고, 어기는 자는 감옥에 처넣거나 매질을 하고, 심지어 목매달아 죽여요. 그 사람들이 세우는 첫번째 것은감옥이고, 다음은 교회고, 다음은 모든 거래를 지켜보고 세금을 매기기 위한 시장 건물이죠. 살 집을 짓기도 전에 그런 것부터 만드는 거죠. - P100

"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좋지 않아?" 하미드가 물소리로가득한 밤공기 속에서 부드럽게 물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다고 생각해봐. 유수프,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걸 상상해봐라. 그곳에서 세상의 모든 물이 흘러나온다는 것을너는 아니? 낙원에는 네 개의 강이 있단다. 강들은 동서남북 여러 방향으로 흘러서 신의 정원을 사등분하고. 그래서 어디에나 물이 있는 거야. 누각 밑, 과수원옆, 테라스 옆 숲 옆의 길에도 물이 있는 거지."
- P111

"우리는 그들의 형제입니다. 우리 모두의 똑같은 아버지 아담의 피를 이어받은 형제들입니다." 심바 음웨네가 말했다. 모하메드 압달라는 놀라 씨익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네가 우려하는 게 뭔가?" 아지즈 아저씨가 물었다.
"죽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심바 음웨네가 노려보며 말했다. - P170

 "너는 그렇게 많은 아랍인들이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을지 궁금하겠지. 그들이이곳에 오기 시작했을 때는 이 지역에서 노예들을 사는 것이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것과 같을 때였다. 그들이 직접 희생자들을 잡아야 했던 것도 아니었지. 물론 일부는 재미삼아 그러기도 했지만 말이다. 장신구를 위해 자기 사촌들과 이웃들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있었거든 어디에서나 시장이 섰어. 남쪽 아래에도 있었고 유럽인들이사탕수수를 경작하는 섬들에도 있었고,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에도 있었고, 잔지바르 술탄의 새 정향나무 농장에도 있었지. 이익이 쏠쏠했거든. 인도 상인들은 상아와 노예들을 거래하려고 그 아랍인들에게 외상을 줬지. - P176

 인도인 무키라 불리던 사람들이 상인이었지. 그들은 이익이 나기만 하면 무엇에든 돈을 빌려줬어. 다른 외국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키가 그들을 위해 행동하게 했지. 여하튼 아랍인들은 돈을 훔치고 이 근처의 야만적인 술탄들에게서 노예를 사서 밭에서 일을 하게하고 편안한 집들을 지어 살았지. 이 도시는 그렇게 커진 거란다." - P17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2-07-02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고향이
영국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고향! ㅎㅎ
<낙원>
노벨상 받을 만큼 필력 좋죠!

바람돌이 2022-07-03 15:44   좋아요 1 | URL
맞아요. 탄자니아 본토 옆에 있는 잔지바르라는 섬이더라구요. 궁금해서 여기 저기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
 















제10장 상징들


인간 존재의 불멸성을 위해 인간은 과거를 기록하고 보존한다. 이 과정이 바로 상징을 만들고 다루는 장면이다. 고대사회에서 여성들은 그들 몫의 재현과 상징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 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성서에 의하면, 역사 속에서 살고 움직이는 것은 바로 남자들이다. 


중장보병의 참정권이라는 형태로 민주주의가 발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예 - 아테네는 가부장적 가족제가 엄격한 형태로 발전, 여성들은 평생 남성의 후견아래 법적 미성년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스파르타의 경우 불평등과 차이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신들의 사회를 동등한 사람들의 요새국가화하였다. 스파르타 여성들의 출산은 전쟁만큼이나 중요하였고, 여성들은 체조, 가사관리, 자녀양육에 종사하였다. 성적 규제 역시 건강한 전사의 필요성에 의해 부차화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변형에서 제우수는 자신이 타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태 메티스르 삼켜버리고 직접 아테나를 낳는다. 남신이 생식력을 흡수할뿐만 아니라 생식력에 대한 권력도 함께 차지하는 것이다. 

<오레스테이아>에서 아폴로를 통해 노골적으로 어머니는 자녀의 부모가 아니라 자녀의 성장을 돌보는 사람으로 격하된다. 

또한 그리스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생명의 기원에 대해 남성의 기여를 핵심으로 보며 여성의 기여를 아주 부차적인 것으로 보며, 여성의 생물학적 장치가 열등하다고 가정했다. 또한 여성은 '영혼의 원리가 없는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또한 이러한 성별 정의로부터 계급 지배를 논리적으로 정당화한다.



제11장 가부장제의 창조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 개선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혁과 법적 변화는 여성들의 상황과 여성해방 과정의 본질들을 개선시키는 반면, 가부장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가부장제를 바꾸고 그래서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이 거대한 문화적 혁명 안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 체계는 여성의 협조가 있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대부분 그것은 온정주의적 지배라는 형태를 띠게 된다.또한 여성들은 자신의 열등성에 대한 관념을 내면화하도록 심지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수천년동안 자신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참여해왔다. 또한 여성들의 독립과 자율성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 전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는 것, 즉 여성에게는 역사가 없었다라고 인지되며, 이는 모든 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를 확인하게 한다. 


여성 의식의 변화는 두 단계에서 일어나야 한다. 

먼저 여성중심적이어야 한다. 이는 만일 여성이 이 주장의 중심이 된다면 이 주장은 어떻게 정의돌 것인가?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이 주변적으로 보이는 모든 곳에서 주변성에 대한 증거들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줏변성은 가부장적 개입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두번 째, 가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이는 사고의 모든 알려진 체계를 향해 회의적이 되는 것이며, 모든 가정들과 서열짓는 가치와 정의들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존재는 불멸성과 관계가 있다. 죽음에서 살아남고자하는 욕망은 인간이 과거를 기록하고 그것을 보존하게 만드는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힘이었다.  - P350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 P351

우리는 일신상이 창조되면서 어떻게 생식력 (procreativity)과 창조력 (creativity)이 분리되었는지 보았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 P352

이후 제우스는 그의 아버지와 싸워 아버지를 타도하고 권좌에 올라, 자신이 타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내 메티스를 삼켜버린다. 이로써 제우스는 아내가 아들을 낳지 못하게 하고, 생식력에 대한 그녀의 권력을 자신에게로 흡수해버린다. 그리하여 제우스는 그가 직접 아테나를낳는데, 그녀는 그의 머리에서 자란다. 이렇게 태어난 아테나는 공정성과 질서의 세력들을 상징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남신이 생식력을 인수할 뿐만 아니라 생식력에 대한 권력도 함께 차지하는 것에 주목해야하는데, 그것은 창세기에서 우리가 논의한 상징적 정의들과 유사하다. - P358

여성이 영혼의 원리가 없는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이 정의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적·철학적 저작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18) 그는 여성의 생물학적 열등성이 그녀의 능력들,
즉 이성적 능력과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그녀를 열등한 존재로만드는 것이 틀림없다는 논리를 매우 일관성 있게 편다. - P362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그렇게 한다. 노예들은 "그들의 몸으로삶의 욕구를 다스린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노예들은 "그런 원리를이해할 만큼 합리적 원리에 참여하지만, 그것을 소유할 만큼 참여하지는않는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성별 정의로부터 계급지배를 논리적으로 정당화한다.
성지배 (sex dominance)가 계급지배보다 앞서며, 계급지배의 토대라는 사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속에 암묵적 (implicit)으로 또 명시적(explicit)으로 들어 있다. - P365

남성들이 주요 설명체계 속에 우주와 신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서열화하기 시작했을 때, 여성의 종속은 이미 너무도 완벽하게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러한역사적 전개의 결과로, 서구문명의 주요 은유들과 상징들 속에 여성의종속(subordination)과 열등성 (inferiority)에 대한 가정들이 통합되었다. - P368

그러나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성과 여성 사이의 불평등이 서구문명의 언어·사상·철학 속에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뿐만 아니라, 권력관계를 신비화하고 눈에 드러나지않게 하는 방식 속에서 어떻게 성별 그 자체가 권력관계를 정의하는 하나의 은유가 되었는가를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 P369

알려진 모든 사회에서, 가장 먼저 노예가 된 것은 정복당한 부족의 여성들이었으며, 반면에 남성들은 죽임을 당하였다. 남성들은 이방인 집단의 여성들을 노예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이방인 남성들을, 그리고 자신들의 사회 내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노예화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결합된 여성의 노예화는 계급과 계급억압이 형성되기 전에 일어났다. 처음부터 계급차이는 가부장적 관계라는 측면에서 표출되고 형성되었다. 계급은 성별과 분리된 구성물이 아니며, 오히려 계급은 성별과 관련된 용어 속에서 표현되었다. - P374

 그러나 사물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그렇게 취급받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이다. 그 구분은 중요하다. 여성들은 결코 ‘물건‘ (things)이 된 적이 없으며, 그렇게 인식되지도 않았다. 아무리 착취당하고 학대당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종종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자기 집단의 남성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선택할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항상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남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자유 (un-freedom)의 상태에서 살았다. 그들 몸의 한 측면으로서의 섹슈얼리티가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여성들은 실제로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제약을 받았다.  - P375

 잉태 시기부터 고대국가는 왕이나 국가관료제에 남성가장들이 종속되는 것을, 남성가정에게 가족들을 지배하게 함으로써 보상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었다. 남성가장들은 국가가 사회의 자원들을 자신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사회의 자원들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 배분하였다. 여성친족과 어린 아들들에 대한 남성가장들의 통제는 군인들에 대한왕의 통제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존립에 중요하였다. 이같은 사실은 메소포타미아법의 여러 편찬물들 속에, 특히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규제하는막대한 수의 법률들 속에 반영되어 있다. - P379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주어진 기회 안에서의 개선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 P380

개혁(reform)과 법적 변화는 여성들의 상황과 여성해방 과정의 본질들을 개선시키는 반면, 가부장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가부장제를 바꾸고 그래서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이 거대한 문화적 혁명 안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 - P380

여성들은 자신의 열등성에 대한 관념을 내면화하도록 심리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수천년 동안 자신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참여해 왔다.
자신들의 투쟁과 성취의 역사를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여성들을 종속상태에 머물러 있게 만드는 주요 수단들 중 하나였다. - P382

여성들이 집단의식을 형성해 나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장애들 중에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독립과 자율성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 전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알고 있는 한, 어떤 여성개인이나 여성 집단도 남성의 보호 없이 생활한 적이 없었다. 그들 자신을 위해 무언가 의미심장한 일을 한 여성집단은 결코 없었다. 여성들에게는 역사가 없었다-그들은 그렇게 들었고, 그렇게 믿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여성들을 가장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만든 것은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였다. - P383

사고하는남자들 중 누구도 생각하는 대가로 자신의 자아 정의와 사랑에서 위협을받아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사고체계를 창조하는 과정에 여성이 온전히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힘인 성별 통제 (gender control)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다행스럽게도 교육받은 여성들로 구성된 이 세대에게 해방은 이러한 정서적 구속상태를 깨뜨리는 것, 그리고 다른 여성들의지지를 통한 우리 자신의 의식강화를 의미하였다. - P39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06-2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6-29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가부장제의 창조 다 읽었습니다. 만세!!
 















제8장 가부장들


성서에서 나타나는 가족구조는 가부장적 가족이다. 최초기에는 가부장이 그의 가족에 대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며 부인은 남편은 '바알' 혹은 '주인님'이라고 불렀다. 모세의 십계명에는 부인은 하인들, 가축과 함께 남편의 소유물 중 하나여으며,아버지는 딸을 노예나 매춘부로 팔수도 있었다. 군주제 시대가 되면서 가족구성원의 생사에 대한 아버지의 권력은 제한된다.

그러나 당시의 재산 소유구조는 씨족중심이었으며, 이는 당연히 이 재산의 유지와 보존 책임을 가부장에게 위임했고,이는 가족 내에서 가부장의 권력을 강화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의 지위는 당대의 메소포타미아보다 더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바빌로니아 여성들은 재산 소유, 매매계약 체결, 법률행위의 권리가 있었고 남편의 유산에 대해 지분을 가질 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어머니로서의 여성에 대한 존경과 강조는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좀 더 강력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어머니가 아닌 여성에 대한 이야기 - 롯과 레위의 이야기에서 롯과 레위를 손님으로 맞은 집주인들은 손님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딸과 첩을 제시하면서 그들을 마음대로 해도 되니 손님은 그냥 두라는 말을 너무도 당연하게 한다. 

또한 유대교에서 여성들은 제례기능에 있어서도 극히 적은 기회만을 부여받는데, 이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여사제들이 여성신을 모시고, 남사제들이 남성신들을 모신던 것과 대비된다. 왜냐하면 유대교의 하느님은 아버지 하느님으로 불리우는 유일신이기 때문이다. 전능한 하느님 아래 세워진 이 새로운 질서는 히브리인들과 성서를 그들의 도덕과 종교지침으로 삼은 모든 사람에게 여성들은 하느님께 직접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였다.



제9장 언약


창세기는 유일한 창조자 야훼가 당시 주변의 어떤 신들과도 달리, 어떤 여성신과도 제휴하지 않고 절대적 창조자로 자리매김한다. 따라서 이제 생명을 위한 모성적 원천이라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야훼는 아담을 창조하고 그에게 이름짓는 권력을 부여하였으나, 이브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여자라는 이름 역시 아담에 의해서 명명된다. 

창세기의 상징적 의미 중 아담은 땀흘려 일해야 하는 벌을, 이브는 출산과 양육의 고통을 부여받는다. 부과된 처벌이 남성에게 일을 부담으로 만들지만, 여성은 타고난 섹슈얼리티의 자연적 결과인 여성의 출산하는 몸에 대해서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여성을 존재 자체로 죄의 결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게 한다. 


하느님에 대한 남성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화는 언약에 대한 이야기에서 일어나며, 여성을 주변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언약의 의례, 즉 할례는 개별 남자아이와 각 가족의 언약 의무에 대한 재헌신을 상징화한다. 

하느님이 대지와 그 자손에 대해 아브람과 한 약속에서 아브람의 '씨'에 대해 축복하는데 이는 생식력이 여성으로부터 남성으로 옮겨짐을 승인하는 의미가 된다. 또한 남자의 재생산 능력과 하느님의 은총의 연결이라는 메시지를 남성에게 가장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서 할례가 위치하게 된다. 결국 할례에 함축된 상징성은 강력한 가부장적 여운을 갖게 된다. 그것은 이제 생식력이 하느님 안에 그리고 인간 남성 안에 있다는 것을 말할 뿐 아니라, 토지와 권력을 그것과 연결시킨다. 

또한 에덴동산에서 쫒겨나면서 아담은 여자에게 이브라는 이름을 주고 명명한다. 이는 이제 그녀가 뱀(다산의 여신 또는 자유로운 여성의 섹슈얼리티 그 자체)과의 관계를 끊고 남편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대 일신사상의 혁명적 측면은, 유일하며 보이지 않고 말로 나타낼 수 없는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앙에 있었으며, 이 사상은거룩함의 증거인 의례를 거부하고 대신 윤리적 가치에 충실하고 이를 실천할 것을 요구하였다. 종교집회를 위한 장소로서 유대교 회당(synagogue)이라는 대단한 발명을 해낸 것과, 한 분파의 사제들에 의해독점된 제의의 실천 대신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면 누구든 성서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유대인들의 종교를 이동성 있고 전파 가능하고융통성 있는 공동의 것으로 만들었다. 동시에 이것은 유대인들의 생존을가능하게 만든 이 종교의 특성이기도 하였다. - P293

성서적 이야기에서 주로 나타나는 가족구조가 가부장적 가족이라는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P295

최초기에는 가부장이 그의 가족에 대해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다. 부인은 남편에게 ‘바알‘ 혹은 ‘주인님‘ (master)이라고 불렀으며, 이와 비슷하게 그는 그의 집과 밭의 ‘바알‘로도 불려졌다. 모세의 십계명에는 부인이 하인들, 황소, 그리고 당나귀와 함께 남편의 소유물 중 하나로 목록에 올라 있다. - P295

이 시기에는 아버지가 딸을 노예나 매춘부로 팔 수도 있었는데, 이후 금지되었다. 군주제 시대가 되면서 가족구성원의 생사에 대한 아버지의 권력은 더 이상 무제한적이거나 무제약적이지 않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이전에 비해 딸들의 위치가 나아졌음을 알 수 있다. - P296

우리는 구약성서 내용이 유대 부족들이 연합체에서 국가형성기로 넘어가면서 여성들의 공적·경제적 역할의 점진적 제한, 종교적 기능의 축소, 섹슈얼리티에 대한 규제 증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 P308

나는 다음 장에서 언약의 시초부터 그 공동체는 남성공동체로 정의되었음을 보여주려고 한다. 공동체의 남성적 성격은 제례기능에 있어서 극히 적은 기회만을 여성들에게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는데, 그 이유는메소포타미아의 전통에서 여사제들은 여성신들을, 남사제들은 남성신들을 섬겼기 때문이다.  - P310

전능한 하느님 아래 세워진 이 새로운 질서는 히브리인들과 성서를 그들의 도덕과 종교적 지침으로 삼은 모든 사람들에게 여성들은 하느님께 직접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하였다. - P311

창세기의 창조설화는 그 지역에 살았던 다른 부족들의 창조설화와는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주와 그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유일한 창조자는 야훼다. 이웃부족들의 주요 신들과 달리, 야훼는 어떤 여성신과도제휴하지 않으며, 가족적 연대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제 우주의 창조와 지구상의 생명을 위한 모성적 원천(maternal source)이라는 것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와 전혀 반대로, 하느님의 창조행위는 인간들이 경험할 수 있는 무엇과는 완전히 다르다. - P316

성서에서 성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은유는 남자의 갈비뼈로 창조된여자에 관한 은유와, 신의 은총에서 인간의 타락을 초래한 유혹자이브에 대한 은유이다. 이 두 은유는 여성의 종속을 신이 승인했다는 증거로써 2천년 동안 인용되어왔다. 동시에 이들 은유는 그 자체만으로 성별관계에 관련된 가치와 실천을 정의하는 데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다.  - P318

창세기 이야기의 상징적 의미는 둘 다 야훼의 개입을 통해 신성한 물질들이 스며들었지만, 흙에서 창조된 아담과, 인간 몸의 일부에서 창조되었으며 고대 다산 여신들의 후계자인 이브로 양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이분법은 야훼가 벌로써 노동의 성별분업을 명한 타락 이야기 속에서강화된다. 아담은 그의 이마에 흐르는 땀 속에서 일할 것이며, 이브는 고통 속에서 생명을 낳고 후손을 키울 것이다. 부과된 처벌이 남성에게 일을 부담으로 만들지만, 여성을 고통과 괴로움에 빠지도록 한 벌은 여성의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자연적 결과인 여성의 출산하는 몸에 대해서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323

하느님에 대한 남성의 관계에서 결정적인 변화는 언약에 대한 이야기에서 일어나며, 여성을 주변화하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언약과 함께 인간들은 역사시대로 들어가게 되고 그 이후로는 그들의 집단적 불멸성이야훼와 맺은 언약의 한 측면이 된다. 시간과 역사를 통한 인간들의 변천은 야훼의 약속을 수행하는 표시이며, 그들의 행위와 활동은 언약에 있는 그들의 의무에 비추어 해석되고 판단된다. 언약은 또한 글자 그대로,
12개의 흩어진 부족들을 하나의 국가로 뭉치게 하는 것이다. 사원건물에앞서, 언약의 성궤는 그들의 종교생활의 중심이다. 언약의 의례, 즉 할례(circumcision. 남성 성기의 포피를 절제하는 것 -옮긴이)는 개별 남자아이와 각 가족의 언약 의무에 대한 재헌신을 상징화한다.1) 이런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언약에서의 여성부재는 결코 우연한 것도, 무의미한 것도 아니다. - P328

창세기에서 일어난 일은, 가부장적 의미를 강화하도록 오래된 은유를 변형시켰다는 것이다. 아브람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생식력이 여성으로부터 남성으로 옮겨짐을신이 승인하는 것이다. - P329

할례에 함축된 상징성은 강력한 가부장적 여운을 갖고 있다. 그것은이제 생식력이 하느님 안에 그리고 인간 남성 안에 있다는 것을 뜻할 뿐만 아니라, 토지와 권력을 그것과 연결시킨다.  - P334

따라서 이브를 다시 이름짓는 것 혹은 그녀 이름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것이 바로 타락한 아담의 첫번째 행위이다. 타락한 이브는 어머니로서 그녀의 새로운 구속적(的) 역할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도 있지만, 거기에는 그녀의 선택폭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둘 다 하느님에 의해 부과된 조건으로서, 그녀가 뱀과 관계를 끊고남편에 의해 지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 P341

성서적 이야기의 무게는 하느님의 뜻에 의해, 여성들은 오직 남성들의 중재를 통해서만 하느님의 언약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어머니-여신이 죽고 그녀가 하느님 아버지와가부장제 아래에서 은유적 어머니 (metaphorical Mother)로 대체된 역사적 순간이 있다. - P3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