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상징들


인간 존재의 불멸성을 위해 인간은 과거를 기록하고 보존한다. 이 과정이 바로 상징을 만들고 다루는 장면이다. 고대사회에서 여성들은 그들 몫의 재현과 상징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 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성서에 의하면, 역사 속에서 살고 움직이는 것은 바로 남자들이다. 


중장보병의 참정권이라는 형태로 민주주의가 발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예 - 아테네는 가부장적 가족제가 엄격한 형태로 발전, 여성들은 평생 남성의 후견아래 법적 미성년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스파르타의 경우 불평등과 차이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신들의 사회를 동등한 사람들의 요새국가화하였다. 스파르타 여성들의 출산은 전쟁만큼이나 중요하였고, 여성들은 체조, 가사관리, 자녀양육에 종사하였다. 성적 규제 역시 건강한 전사의 필요성에 의해 부차화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변형에서 제우수는 자신이 타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태 메티스르 삼켜버리고 직접 아테나를 낳는다. 남신이 생식력을 흡수할뿐만 아니라 생식력에 대한 권력도 함께 차지하는 것이다. 

<오레스테이아>에서 아폴로를 통해 노골적으로 어머니는 자녀의 부모가 아니라 자녀의 성장을 돌보는 사람으로 격하된다. 

또한 그리스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생명의 기원에 대해 남성의 기여를 핵심으로 보며 여성의 기여를 아주 부차적인 것으로 보며, 여성의 생물학적 장치가 열등하다고 가정했다. 또한 여성은 '영혼의 원리가 없는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또한 이러한 성별 정의로부터 계급 지배를 논리적으로 정당화한다.



제11장 가부장제의 창조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 개선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혁과 법적 변화는 여성들의 상황과 여성해방 과정의 본질들을 개선시키는 반면, 가부장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가부장제를 바꾸고 그래서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이 거대한 문화적 혁명 안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 체계는 여성의 협조가 있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대부분 그것은 온정주의적 지배라는 형태를 띠게 된다.또한 여성들은 자신의 열등성에 대한 관념을 내면화하도록 심지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수천년동안 자신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참여해왔다. 또한 여성들의 독립과 자율성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 전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는 것, 즉 여성에게는 역사가 없었다라고 인지되며, 이는 모든 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를 확인하게 한다. 


여성 의식의 변화는 두 단계에서 일어나야 한다. 

먼저 여성중심적이어야 한다. 이는 만일 여성이 이 주장의 중심이 된다면 이 주장은 어떻게 정의돌 것인가?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이 주변적으로 보이는 모든 곳에서 주변성에 대한 증거들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줏변성은 가부장적 개입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두번 째, 가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이는 사고의 모든 알려진 체계를 향해 회의적이 되는 것이며, 모든 가정들과 서열짓는 가치와 정의들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존재는 불멸성과 관계가 있다. 죽음에서 살아남고자하는 욕망은 인간이 과거를 기록하고 그것을 보존하게 만드는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힘이었다.  - P350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 P351

우리는 일신상이 창조되면서 어떻게 생식력 (procreativity)과 창조력 (creativity)이 분리되었는지 보았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 P352

이후 제우스는 그의 아버지와 싸워 아버지를 타도하고 권좌에 올라, 자신이 타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내 메티스를 삼켜버린다. 이로써 제우스는 아내가 아들을 낳지 못하게 하고, 생식력에 대한 그녀의 권력을 자신에게로 흡수해버린다. 그리하여 제우스는 그가 직접 아테나를낳는데, 그녀는 그의 머리에서 자란다. 이렇게 태어난 아테나는 공정성과 질서의 세력들을 상징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남신이 생식력을 인수할 뿐만 아니라 생식력에 대한 권력도 함께 차지하는 것에 주목해야하는데, 그것은 창세기에서 우리가 논의한 상징적 정의들과 유사하다. - P358

여성이 영혼의 원리가 없는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이 정의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적·철학적 저작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18) 그는 여성의 생물학적 열등성이 그녀의 능력들,
즉 이성적 능력과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그녀를 열등한 존재로만드는 것이 틀림없다는 논리를 매우 일관성 있게 편다. - P362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그렇게 한다. 노예들은 "그들의 몸으로삶의 욕구를 다스린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노예들은 "그런 원리를이해할 만큼 합리적 원리에 참여하지만, 그것을 소유할 만큼 참여하지는않는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성별 정의로부터 계급지배를 논리적으로 정당화한다.
성지배 (sex dominance)가 계급지배보다 앞서며, 계급지배의 토대라는 사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속에 암묵적 (implicit)으로 또 명시적(explicit)으로 들어 있다. - P365

남성들이 주요 설명체계 속에 우주와 신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서열화하기 시작했을 때, 여성의 종속은 이미 너무도 완벽하게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러한역사적 전개의 결과로, 서구문명의 주요 은유들과 상징들 속에 여성의종속(subordination)과 열등성 (inferiority)에 대한 가정들이 통합되었다. - P368

그러나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성과 여성 사이의 불평등이 서구문명의 언어·사상·철학 속에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뿐만 아니라, 권력관계를 신비화하고 눈에 드러나지않게 하는 방식 속에서 어떻게 성별 그 자체가 권력관계를 정의하는 하나의 은유가 되었는가를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 P369

알려진 모든 사회에서, 가장 먼저 노예가 된 것은 정복당한 부족의 여성들이었으며, 반면에 남성들은 죽임을 당하였다. 남성들은 이방인 집단의 여성들을 노예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이방인 남성들을, 그리고 자신들의 사회 내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노예화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결합된 여성의 노예화는 계급과 계급억압이 형성되기 전에 일어났다. 처음부터 계급차이는 가부장적 관계라는 측면에서 표출되고 형성되었다. 계급은 성별과 분리된 구성물이 아니며, 오히려 계급은 성별과 관련된 용어 속에서 표현되었다. - P374

 그러나 사물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그렇게 취급받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이다. 그 구분은 중요하다. 여성들은 결코 ‘물건‘ (things)이 된 적이 없으며, 그렇게 인식되지도 않았다. 아무리 착취당하고 학대당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종종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자기 집단의 남성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선택할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항상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남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자유 (un-freedom)의 상태에서 살았다. 그들 몸의 한 측면으로서의 섹슈얼리티가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여성들은 실제로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제약을 받았다.  - P375

 잉태 시기부터 고대국가는 왕이나 국가관료제에 남성가장들이 종속되는 것을, 남성가정에게 가족들을 지배하게 함으로써 보상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었다. 남성가장들은 국가가 사회의 자원들을 자신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사회의 자원들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 배분하였다. 여성친족과 어린 아들들에 대한 남성가장들의 통제는 군인들에 대한왕의 통제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존립에 중요하였다. 이같은 사실은 메소포타미아법의 여러 편찬물들 속에, 특히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규제하는막대한 수의 법률들 속에 반영되어 있다. - P379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주어진 기회 안에서의 개선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 P380

개혁(reform)과 법적 변화는 여성들의 상황과 여성해방 과정의 본질들을 개선시키는 반면, 가부장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가부장제를 바꾸고 그래서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이 거대한 문화적 혁명 안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 - P380

여성들은 자신의 열등성에 대한 관념을 내면화하도록 심리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수천년 동안 자신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참여해 왔다.
자신들의 투쟁과 성취의 역사를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여성들을 종속상태에 머물러 있게 만드는 주요 수단들 중 하나였다. - P382

여성들이 집단의식을 형성해 나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장애들 중에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독립과 자율성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 전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알고 있는 한, 어떤 여성개인이나 여성 집단도 남성의 보호 없이 생활한 적이 없었다. 그들 자신을 위해 무언가 의미심장한 일을 한 여성집단은 결코 없었다. 여성들에게는 역사가 없었다-그들은 그렇게 들었고, 그렇게 믿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여성들을 가장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만든 것은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였다. - P383

사고하는남자들 중 누구도 생각하는 대가로 자신의 자아 정의와 사랑에서 위협을받아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사고체계를 창조하는 과정에 여성이 온전히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힘인 성별 통제 (gender control)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다행스럽게도 교육받은 여성들로 구성된 이 세대에게 해방은 이러한 정서적 구속상태를 깨뜨리는 것, 그리고 다른 여성들의지지를 통한 우리 자신의 의식강화를 의미하였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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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6-29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가부장제의 창조 다 읽었습니다.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