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 - 불가능한 꿈을 실현한 29명의 여성 수학자 이야기 내 멋대로 읽고 십대 6
전혜진 지음, 다드래기 그림, 이기정 감수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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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고대 그리스부터 21세기 한국까지, 역사 속에 자신만의 무늬를 새긴 여성 수학자들을 만나다.

여성 수학자만을 다룬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수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여성 수학자 29명을 『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전혜진은 소설가로 대학에서 수학과 기계공학,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2007년, 평범한 동사무소 직원들이 귀신을 잡거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내용의 소설 『월하의 동사무소』를 발표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추리와 스릴러, 사극, SF 등에 관심을 보이며 만화/웹툰 스토리 작업과 소설 집필 양쪽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Ⅰ 피타고라스 학파를 이끈 여성 수학자 | 테아노


폭도들에 의해 불타고 있는 아카데미, 그 안에서 피카고라스의 제자들이 뛰어나오지만 폭도들의 칼에 찔려 하나둘씩 쓰러졌다.

그 날 밤, 서른여덟 명의 제자들이 살해되었다.

제자들은 자신들을 희생하여 스승을 살리려 노력했지만 피카고라스 역시 메타폰티온으로 도망치던 중에 살해되었다.

이 폭도들의 무리는 크로톤 시민들이었다.

그 무렵, 피카고라스 제자인 한 장군이 크로톤을 침공해 온 시바리스의 군대를 막아내고 시바리스를 공격해 점령했었는데 크로톤 사람들은 그 장군이 전쟁에서 얻은 노획품 전부를 피타고라스 학파에 갖다 바쳤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당연히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크로톤의 유력한 정치인인 킬론이 소문을 퍼뜨려 반란을 일으키게 한 것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피타고라스 학파의 입학 허가를 받지 못해 이에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한 것이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피타고라스 학파도 끝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인 테아노는 다행히 살아남았고 딸 다모에게 말했다.

"폭력이 사람의 목숨을 앗을 수는 있어도 우리의 학문까지 빼앗아 갈 수는 없다. 비록 네 아버지와 다른 제자들은 죽었지만, 피타고라스 학파의 연구까지 잊히게 할 수는 없어. 다행히 살아남은 우리가, 기록할 수 있는 것들을 기록해야 할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제게 아버지의 연구 기록들을 맡기셨어요. 설령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저는 이 연구 기록들을 지켜내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장하구나, 다모. 우리가 학교를 재건하고 죽은 제자들의 연구를 복원해야 한다. 그것만이 떠난 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야."


사실 나도 테아노에 대해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알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즉, 테아노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테아노가 크로톤 출신인 브론티누스의 딸이라는 말도 있고 크레타 출신인 피토낙스의 딸이라는 말도 있다.

그 부분은 명확하진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이다.

테아노는 피타고라스의 아내이자 제자였고 당대 저명한 여성 철학자였으며 역경을 딛고 피타고라스 학파와 그의 연구 결과를 지켜낸 사람이었다.

그 사건 이후, 살해당한 제자들이 남긴 기록들을 정리하며 연구하였고 학교 또한 재건하였다.

그러자 뿔뿔이 흩어졌던 제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여성 제자들 또한 모이기 시작했다.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천대받던 여성 제자들은 역경을 딛고 되돌아와 연구를 계속했다.

"학문과 철학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에요. 그 점을 세상 여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테아노가 쓴 글들 중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이 바로 '피타고라스 편지'이다.

'피타고라스 편지'란, 테아노와 그 딸들 그리고 다른 여성 철학자들이 주고받은 편지로 아이를 키우는 방법, 남편을 대하는 법, 하인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가장 유명한 우주론자이기도 했던 테아노, 그녀가 했던 황금비 연구가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주론과 정수론, 세계의 기원 그리고 황금비에 대한 논문을 썼다고도 전해진다.



Ⅱ 가난한 이들의 교육에 힘쓴 최초의 여성 수학 교수 | 마리아 아녜시


18세기 중반, 교황 베네딕토는 미적분으로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미적분은 당시 나온 첨단 수학이었는데 교황은 이를 쉽게 설명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첨단 학문은 커다란 관심 아래에 있었지만 이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도 드물었을뿐더러 이를 쉽게 설명하는 사람 또한 드물었다.

17세기가 되어 여러 수학자들에 의해서 미적분의 개념들이 증명되었고 뉴턴, 라이프니츠 등의 수학자들이 이를 발전시켰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베네딕토 14세와 주교가 수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베네딕토 14세가 입을 열었다.

"천재라고 하니 생각이 나네만, 내가 예전에 볼로냐의 대주교를 지냈을 때 어떤 아가씨를 만난 적이 있었네."

"어떤 아가씨였습니까?"

"마리아 가에타나 아녜시."


밀라노의 대부호 피에트로 아녜시는 무역에 힘을 기울여 큰돈을 번 사업가였다. 그는 문예와 학문을 굉장히 사랑했었는데 세 아내와의 사이에서 얻은 스무 명이 넘는 자식들의 교육에 큰 관심을 쏟았었다.

그의 딸들 중 첫째 딸 마리아 가에타나 아녜시와 셋째 딸 마리아 테레사 아녜시-피노티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마리아 아녜시는 아버지와 관심과 지원으로 이탈리어는 물론 프랑스어,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독일어, 스페인어를 능숙하게 구사했고 철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수학과 뉴턴 역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 집안은 학문을 사랑하는 귀족 가문이지만, 그렇게 명문가는 아니다. 오히려 비단 무역에 성공한 이후로 돈을 밝히는 졸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 이제는 집안의 명예를 생각해 사교계에서 이름을 드높일 때야."

피에트로 아녜시는 딸들의 재능 통해 집안의 수준을 높이고 싶어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여, 마리아는 열한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초청한 뛰어난 학자들을 상대로 일곱 개 언어로 학술 토론을 주고받았다.

중간중간 쉬어갈 때는 동생 마리아 테레사가 뛰어난 솜씨로 하프시코드를 연주했다.

사실 마리아는 수녀가 되고 싶었다. 화려한 사교계, 세속의 즐거움은 누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네가 수녀가 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나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선을 더 베풀겠다. 장담하건대 청빈을 약속하는 수녀보다는 대부호 아녜시의 딸로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을 거란다."

딸의 마음을 알아차린 아버지는 간청할 수밖에 없었고 마리아는 결국 수녀의 꿈을 포기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세속의 쾌락보다는 뉴턴 역학과 미적분학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구했으며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이탈리아 청년들을 위한 미적분한」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된다.

교황 베네딕토 14세는 이 책을 읽고선 찬사를 보내게 된다.

베네딕토 14세는 교서를 내려 마리아 아녜시를 볼로냐 대학 교수로 임명하게 된다.

교수라 해도 여성이 남성 제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수업할 순 없었지만 볼로냐 대학 교수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진 않았어도 45년간 교수로 재직하게 된다.

그렇게 마리아 아녜시는 청년과 여성을 위한 교육에 힘을 기울였고 미적분을 모두가 알 수 있게끔 정리하여 최초 여성 수학 교수로서 이름을 남기게 된다.



Ⅲ 한국 최초의 여성 수학 박사 | 홍임식


경기공립고등여학교의 수학교사 홍임식, 그녀는 집에 돌아와 가방에서 두꺼운 책 하나를 펼쳤다.

두꺼운 책 안에는 그녀의 은사인 우노 토시오 교수님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해방 전까지 경성제국대학 이공학부의 수학 교수를 지낸 수학자인 우노 토시오, 홍임식은 조선이 독립하기 전까지 그녀의 조교로 일하며 수학을 공부하게 된다.

해방 이후, 우노 교수가 일본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한국과 일본의 국교가 단절되게 되자 홍임식의 운명 또한 흔들리게 된다.

당시 친일파를 척결하자는 목소리가 모여진 상황이었다.

[……자네가 모교인 경기고등여학교에서 수학 교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네. 하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학자로서 다른 말 못 할 고생도 많았을 테지. 결심이 선다면 일본으로 오게. 자네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돕고 싶네.]

결국, 홍임식은 눈물을 흘리며 결심하게 된다. 일본으로 밀항하겠다고!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홍임식, 당시 일제강점기였기에 학자 양성에 기반을 둔 학부가 설립되지 못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순 없었다.

본격적인 고등 수학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지만 신입생 홍임식은 장차 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다.

순종 황제의 칙령에 따라 설립된 한성고등여학교에서 시작한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는 이과 분야에 뛰어난 졸업생들이 많이 배출되었었다.

한국인 여성 의사 총 111명 중 최소 14명이 이 학교 출신이었고 우리나라 최초로 개업한 여성 의사인 허영숙 또한 이 학교 출신이었다.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본에 가야한다고 생각했던 홍임식은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나라여자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그러나 그 학교는 학사 학위가 나오지 않아 학사 자격을 얻기 위해 히로시마 문리과대학에 편입해 1943년 마침내 히로시마 문리과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게 된다.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우노 토시오 교수의 조교가 된 것이었다.


해방 이후, 일본인 교수들이 고국으로 돌아갔으니 그 자리를 한국인으로 채워야 했었다.

최윤식, 김지정, 이재곤 그리고 홍임식 등이 참석해 한국 최초의 수학자 회의가 열렸다.

허나 미 군정청에서 독단적으로 국립서울대설립안을 내놓게 되었고 이에 교수와 지식인들은 반발하게 된다.

이 때, 홍임식은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는데 일본으로 돌아간 우노 교수의 연락을 어렵게 받게 된 것이었다.

당시 미적분 번역을 출판사에서 제안했지만 홍임식은 끝내 거절하고 일본으로 가게 된다.

국교가 끊어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결국 일본으로 가게 된 홍임식은 도쿄대 대학원 수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1959년 9월 도쿄대에서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한국인 최초의 여성 수학 박사가 된다.





여성 수학자만을 다룬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을 통해 고대 그리스부터 21세기 한국까지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여성 수학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대표적인 인물 세 명만 꼽아 짤막하게 소개해보았지만 29명의 여성 수학자들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사실 이외에도 주옥같은 인물들이 많았다.

책을 펼치기 전까지 한 명이라도 모르면 어쩌나 싶었는데 그간의 독서가 헛되진 않았었다.

아! 영화 「Hidden Figures」에 나온 나사의 최초 흑인여성 엔지니어였던 메리 젝슨 또한 29명에 포함된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 누구 하나 편하게 진행되는 법이 없었다.

모든 길에는 험난한 고난과 역경이 줄지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지금은 그나마 인식의 변화로 인해 여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긴 하지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여자에게는 남자에 비해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었다. 아예 배제시킨 경우가 더 많았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굴하는 법 없이 이겨냈으며 수학이란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결국 핑계에 불과할 뿐 그 어떤 결과를 맞게 된다 할지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을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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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땡 2021-12-20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 수학자를 다룬 책은 처음 보는것 같아요 재밌을것 같아요 😃😍

하나의책장 2021-12-25 19:06   좋아요 0 | URL
저도 여성 수학자만을 다룬 책은 처음이었던지라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어요^^

scott 2021-12-24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가족 모두 행복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
゚。  。゚
 ゚・。・゚
⠀()_/)
⠀(。ˆ꒳ˆ)⠀
ଫ/⌒づ🎁

하나의책장 2021-12-25 19:08   좋아요 1 | URL
언제나 빠른 scott님 ♥.♥
Merry Christmas^^!

Jeremy 2021-12-26 0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성 수학자만을 다룬 책이라니 너무 궁금합니다.
저도 수학 좋아해서 이과쪽으로 쭉 공부했는데
과연 누가 이 책에 언급되어있을지
검색들어갑니다.

하나의책장 2022-01-03 00:53   좋아요 0 | URL
오오 정말요? 저는 딱 뼛속부터 문과인지라;
수학 잘하시는 분들 보면 항상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전 정말 교과서 통째로 외워서 시험봤었거든요^^

여성 수학자들만을 다룬 책은 저도 처음 읽어봤는데 꽤 재미있더라고요!
내용도 가벼워서 후루룩 읽으실 거예요><

Jeremy,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𝑯𝒂𝒑𝒑𝒚 𝑵𝒆𝒘 𝒀𝒆𝒂𝒓 ❣
 
떠먹여주는 과학 - 당신이 방금 전까지 몰랐던 지식
이근호.강한별 지음 / 뜰boo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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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이과 계열을 전공하지 않는 이상, 과학과 관련된 지식은 대부분 책이나 SNS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언어와 관련된 과목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국어, 영어는 잘할 수밖에 없었다.

(지구과학을 빼고) 수학, 과학에는 취약한 편이었는데, 이해보다 암기에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곤 간혹 막혀있는 수학문제가 있다면 통째로 교과서에 있는 문제들을 다 외워서 적용해 시험을 보기도 했었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와서는 경영을 전공했고 점차 수학은 잊혀져만 가는 과목이 되어버렸다.

수학과 달리 놓치고 싶지 않은 과목이 있었으니 바로 과학이다. 지구과학을 너무나 사랑하기도 했고 전반적인 과학의 기본적 상식을 놓치고 싶지 않아 관련 서적을 많이 보고 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벽돌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책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꺼운 벽돌책에서 얻었던 가치가 꽤나 컸기 때문이다.

대부분 과학과 관련된 서적은 벽돌책의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꽤나 두꺼운 편에 속한다.

앞서 말했던 관련 서적 중의 대부분이 이러한 책들이고 그 나머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로 채우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한 지가 한참이지만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책은 대부분 추천할 만하다.

잘만 고르면 '득'이 될 수밖에 없는 가치있는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떠먹여주는 과학』도 그 중 하나에 속하는데 아마 새롭게 얻게 되는 지식이 한가득일 것이다.


저자, 이근호와 강한별은 유튜브 과학 채널 <떠먹여주는 과학>을 운영 중인 콘텐츠 크레에이터 팀으로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과학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까지 술술 넘어가는 꿀맛 과학을 담은 영상으로 대중들을 과학의 세계로 꼬시고 있다.

구독자 20만 명에 달하는 채널 운영 외에도 다양한 지식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떠먹여주는 과학 | https://www.youtube.com/channel/UC5dEgOV_mGqMHXizL1drtvA




비만도 옮는다?! 몸속 미생물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이유


우리의 몸 속은 각종 미생물로 가득하다. 이 중에는 유익한 미생물이 있는 반면에 해로운 미생물도 있다.

혹시 비만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근래 각종 방송 매체에서 많이 언급했던 내용인지라 분명 들어봤을 것이다.

하루 소량의 한끼만 먹고 그 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물만 먹어도 살 찌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이는 장내 미생물에 의한 것으로 꼭 비만을 막고 싶다면 관리해야 한다.

장내 미생물과 관련한 내용은 좀 더 자세히 다룬 책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쉽고 확실하게 다이어트 하는 방법, 『마음껏 먹어도 날씬한 사람들의 비밀』 ▶ https://blog.naver.com/shn2213/221560755484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먹은 것도 없는데 살이 찌는 것이라면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에게 비만이 옮았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사실 말이 안 되는 가설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염병도 사람 간 미생물의 전파로 일어나는 것이니 꼭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과학 저널 【네이처】에 해당 연구가 실려 있었다.

'인체의 박테리아 중 3분의 1은 일종의 홀씨를 만들어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닐 수 있다'

공기 중에 떠 있는 박테리아를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무너뜨려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증거로 워싱턴대학교에서 실시했던 제프리 고든 교수팀의 실험을 들 수 있겠다.

체내에 미생물이 살지 않는 무균 쥐에 뚱뚱한 쥐의 대변과 마른 쥐의 대변을 각각 주입해 똑같은 환경에서 변화를 관찰했는데, 이후 마른 쥐의 대변을 주입한 쥐보다 뚱뚱한 쥐의 대변을 주입한 쥐가 두 배 이상 체중이 불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미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대변 속 장내 미생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활발히 연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몇 년 전, 한 다큐멘터리에서 건강한 사람의 대변 미생물로 치료하는 것을 보았었는데 사실 장내 미생물이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임이 틀림없다.

『마음껏 먹어도 날씬한 사람들의 비밀』에서도 장내 미생물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어져 있는데 하나 더 말하자면 장내 미생물들이 신경 전달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역할 또한 하기에 인간의 감정까지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 정도면 인간은 미생물의 숙주나 다름없다.




벼락치기 자주 하면 뇌가 쪼그라든다?!


대부분, 시험보기 한두 달 전부터 벼락치기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벼락치기를 애용하다시피 했는데 이 구절을 읽고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벼락치기를 자주 하면 뇌가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외에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코르티솔이 바로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는 편인데 기억력과 사고능력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순간 흠칫했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코르티솔 저농도 그룹과 보통농도 그룹에는 크게 차이는 없었으나 고농도 그룹에서 뇌의 부피가 0.2% 줄었다는 것이다.

즉,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가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또한, 성별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는데 남성의 경우는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여성의 경우는 코르티솔이 많이 분비될수록 뇌의 크기가 줄어든다고 한다.

곧장 이 생각부터 들었다, 어떻게든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싶다.

에든버러대학교 연구팀과 미주리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빌리자면 오롯한 휴식이 최고라는 것이다.

지나친 사색도 금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쉬는 것 뿐이다. 수면 또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말 이거면 될까? 신경과 교수님도 항상 말해주시는 것이 있는데 생각도 하지 말고 누워서 푹 쉬고 잠도 많이 자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신다.

그러니 이 또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 한번쯤은 했을 것이다.

만약 엘리베이터가 추락한다면, 추락하는 순간 점프하면 과연 살 수 있을까?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에서 볼 수 있는 조개, 조개에도 눈이 있을까? 200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

알은 왜 항상 타원형일까? 네모 모양의 알을 낳는 새는 과연 없을까?

이 모든 해답은 바로 책에 들어 있다.


흥미롭고 유용한 내용들이 한가득이라 아마 읽어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상식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아는 것을 제외하곤 1/3이나 얻어갔으니 굉장히 '득'일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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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 불가해한 우주의 실체, 인류의 열망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이희원 감수 / 갈매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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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린 시절, 여름방학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다름아닌 한 달 동안 외가집에서 머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넓은 마당 속, 기와집마냥 큰 백구의 집부터 수탉과 암탉이 꼬꼬대는 닭장, 엄마 소와 아기 송아지가 살고 있는 외양간, 파스텔 톤의 수국이 가득한 꽃밭, 나보다도 키가 훨씬 큰 자두나무 그리고 깻잎, 고추들이 가득한 텃밭까지 모든 것이 가득했다.

해가 지고 밤이 되면, 돗자리를 챙겨 마당으로 나간 뒤 백구집 옆에 자리를 잡고선 돗자리를 이불 피듯 펴놓고선 하늘을 향해 누웠다.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내가 뭘 보나 싶은지 백구도 하늘을 한 번 쳐다보고선 이내 내 옆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게 나는 하늘에 가득한 별을 쳐다보고 백구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림자를 보고도 놀랄 정도로 겁이 많지만 그런 내가 나가서 별을 구경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백구가 든든하기도 했지만) 칠흑같은 어둠이 짙게 내려도 수많은 별 때문에 가로등이 켜진 것마냥 세상이 환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별들 속에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본 값진 경험도 겪었으니 어린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신비로움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래서일까? 태생적으로 문과 체질이지만 '천문학'만큼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분야이다.

배우면 배울 수록 흥미롭고 신비로워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40년 후에도 천문학과 관련된 책은 절대 놓지는 못할 것 같다.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소행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소행성 중 하나가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기도 했다.




수많은 세계가 우리의 발견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류는 '새로운 발견'을 위해 관측하고 또 관측한다.

인류에게 그 어떤 별들보다 중요한 별이 있었으니 바로 '태양'이다. 태양도 하나의 별이며 우리에게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가깝고도 먼 태양과 우리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니 바로 시차를 이용하면 된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태양을 관찰해 그 위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파악하면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나 태양의 특성 상 너무 밝아 주변 별들과의 위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할 순 없으니 간접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태양으로부터 어느 행성의 거리 대 태양으로부터 다른 행성의 거리와 같은 상대적인 거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자들은 정확한 방법을 찾아냈고, 20세기에 들어서 지구와 금성의 거리를 레이더 전파의 반사를 통해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2012년, 국제천문연맹에서 태양과 지구의 거리에 '천문단위'라는 이름을 붙이고선 이 길이 단위를 약 1억 4960만 킬로미터로 규정했다고 한다.

우주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공간으로 우리 눈에 커다랗게 보이는 태양 외에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한 수많은 별들이 있다.

'2MASS J18082002-5104378B', 무엇인지 알겠는가?

지루할 정도로 긴 영어와 숫자, 이는 바로 별의 이름이다.

지구에서 약 2000광년 떨어진 적색왜성으로 이 별이야말로 우주의 시초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별이라고 알려졌다.

살짝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빅뱅에 관한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그 순간에 대해 정확한 일을 예측하기 어려워도 그 직후의 일은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다고 한다.

에너지와 소립자만 존재했으며 엄청나게 뜨거웠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껍질과 원자핵으로 구성된 원자, 여기서 원자핵은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와 전하를 띠지 않는 중성자로 구성된다.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로 이루어진다.

쿼크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기본 입자로 가장 작은 입자라 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원자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조건이 충당되야 하는데 빅뱅 직후의 환경은 그 조건에 부합되지 않았었지만 새로 탄생한 우주의 온도가 섭씨 100억 도 정도로 식어 쿼크가 결합하여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룰 수 있었고 이는 곧 첫 원자핵들과 첫 화학 원소들이 탄생했음을 보여준다.

빅뱅 직후의 양성자와 중서자는 짧은 시간 동안 서로 만나 원자핵을 구성해야 했기에 복잡한 원자핵이 구성될 수 없었다.

그래서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초기 우주에는 수소 원자핵이 가장 많았고 헬륨 원자핵이 그 뒤를 따랐으며 리튬 원자핵과 베릴륨 원자핵이 소량으로 돌아다니는 정도라 할 수 있다.

이는 연대가 오래된 별들을 통해 이 가설이 맞는지 검증할 수밖에 없는데 앞서 언급했던 '2MASS J18082002-5104378B'가 현재로서 알고 있는 별 중 가장 오래된 별로 빅뱅 후 2~3억 년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탄생했다고 한다.

또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율 또한 예상한 그대로라고 한다.



수천 년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에 대해, 우주 속 인류의 역할에 대해 숙고해왔다


가장 좋아하는 별 중 하나가 바로 폴라리스이다.

폴라리스, 북극성이라고도 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는 다른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밤하늘에서 북극성이 가장 밝은 별은 아니다.

밝기로 따지면 47번째밖에 되지 않는다.

육안으로 뚜렷이 볼 수 있는 별이 세 개가 있는데 그 중 북극성은 가장 뜨겁고 커다란 별로 태양보다 2000배나 밝게 빛난다고 한다.

그 곁에 난쟁이 별이 있고 이 두 별을 세 번째 별이 돌고 있는 형태이다.

고전문학 혹은 영화를 보면 움직이지 않는 북극성을 기준으로 삼아 항해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실제 항해자들은 폴라리스를 이용해 나침반 없이 북쪽을 찾을 때 매우 유용했다고 전해진다.



본문 내용을 다 담고 싶을 정도로,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는 배가 된다.

과학적 지식이 곁들여진 수많은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소행성 그리고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시킬만 하다.

인류는 오랫동안 우주라는 공간에 대해 궁금증을 품었으며 이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아주 오래 전부터였다.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이 없었던 시절부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의 움직임으로 절기를 파악하고 바다 한가운데서 위치를 파악했다는 점은 실로 참 대단할 수밖에 없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짙어졌고 커다란 비밀의 공간인 우주에 한 발, 한 발 딛기 시작했다.

나야 단순히 호기심으로 시작해 즐기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에 만족하지만 천문학에 발 담그는 지식인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얼마나 똑똑하신 분들일지 입이 벌어질 정도로 말이다.)

본문 내용 두 파트 정도가 나의 실수로 인해 삭제되어 저장하는 바람에 사라져 허탈감에 더 붙이진 않았지만 잠깐 한 부분만 이야기해보자.

가늠할 수 없는 무수한 별들에 특별하게 명명된 이름이 없으니 인터넷에서 몇몇 회사들은 고객들에게 약간의 돈을 지불받고 적절한 별을 선택하게 하여 고객이 원하는 이름으로 별 이름을 지어주고 증서를 보내준다고 한다.

사실 가상의 상품이나 마찬가지이다.

'공식적'인 별의 이름은 고대와 중세 아랍어, 그리스어, 라틴어로 된 이름을 부여받은 200~300개의 별을 제외하면 주로 숫자와 철자 조합으로 명칭한다고 한다.

국제천문연맹에는 실제 별 이름을 표준화시켜 필요한 경우 새 이름을 부여받게 하는 별 명명 전담 분과를 마련하였고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름은 330개 정도이며 그중 사람 이름을 딴 것은 여섯 개에 불과한다고 한다.

돈 주고 별을 사 그 별의 이름을 짓는 것을 볼 때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별은 우리 모두의 것이야."

이번 달에 재독할 책들을 정리하다 문득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손에 잡혔고 재독하기 전에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를 펼치게 되었다.

사실, 「코스모스」는 내게 있어서 난이도가 있는 책이라 막힘 없이 읽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상대성 이론에 들어서서 살짝 브레이크를 잡고 되돌아보기를 반복했었으니깐.

그래도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는 막힘 없이 술술 읽힌 책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 천문학을 좋아한다면 꼭 건네주고 싶은 책이다.

매일 밤, 마당에 나가 하늘을 쳐다보는데 현관에서 바로 나와 왼쪽으로 살짝 고개를 들면 유난히 반짝이는 별이 하나 있다. 항상 그 자리에 있다.

하늘이 깨끗하면 언제나처럼 나를 향해 밝게 인사해준다. 오늘도 그 별이 떠 있는지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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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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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망국의 설움을 면하려거든,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거든, 정력과 인력과 물력을 광복군에게 바쳐

강노말세(强弩末勢)인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광복을 완성하자.

선생님 심부름을 하다 교무실에서 국사 선생님과 잠깐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역사는 참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는데 선생님께서 한 말이 아직도,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다들 그렇게 좋아하고, 관심가졌으면 좋겠는데... 아마 가면 갈수록 역사에 대한 관심은 물론 그 중요성도 점점 잊혀져 갈지도 몰라. 그렇게 안 되었으면 참 좋겠다.'

국사 선생님을 떠올리면 이상하게 그 말밖에 생각나질 않는다.

그리고 지금, 국사 선생님의 우려대로 역사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참 마음이 아프다.

물론, 나 때도 그랬지만 내신만 잘 나오면 된다는 생각에 교과서에 나온 한 줄, 두 줄로 요약된 주요 내용이 배운 게 전부였다. 이후 나의 역사는 '책'을 통해 채워졌으니깐.

요즘의 아이들은 역사에 대해 잘 모를 뿐더러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당연히 알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역사와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이로 충족되지는 못한다.

조심스럽지만, 정부 또한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 간과하고 있지 않나 싶다.

거쳐온 과정이기에, 그만큼 굉장히 중요한 것이 '역사'이다. 오죽하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국민의 역사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정부 또한 많은 노력을 해야 함이 분명하다.


간간히 유튜브에서 꼭 챙겨보는 것이 있으니 바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다 보진 못하고 중요 인물들이 나오는 것만 쏙 쏙 골라서 보는 편인데, 이전에 나온 광복절 특집편은 모두가 꼭 봤으면 좋겠다.

그 중 한도원 애국지사의 딸인 한순옥 여사가 나와 백범 김구와의 일화를 들려주셨다.

당시, 백범 김구는 일본인들의 눈을 피해 동포들의 집을 이곳저곳 다니며 몸을 숨기셨는데 특히 한순옥 여사에게 그 애정이 깊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조부모 손에 자라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 놀림받으며 자라왔지만 이후 독립운동하신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자부심으로 평생을 살아오셨다고 한다.

또한 이봉창 의사의 폭탄 의거에도 힘을 쓰셨는데, 백범 김구가 도시락 폭탄을 만들어 유모차로 옮기라고 전해주셨는데 그 유모차에 탄 아이가 바로 한순옥 여사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한순옥 여사님이 김구 선생님께 한 말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선생님 어떠세요? 천국에 가셨는데, 많이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저도 열심히 살게요. 늘 열심히 살아서 좋은 사람 되겠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말그대로 곧은, 참어른이신 것 같아 나 또한 그렇게 살고 살아야겠다고.)


백범일지는 백범 김구의 자서전으로 크게 상권, 하권 그리고 나의 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은 김구의 어린 시절과 첫 투옥과 탈옥을 겪었던 청년 시절이 담겨있으며 하권은 삼일운동과 상해 임시정부부터 광복의 순간까지가 담겨있다.


어린 시절의 김구는 과연 어땠을까.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서울에서 샀던 갓을 밤에 내어 쓰고 새 사돈을 대하였는데 이를 양반들에게 들켜 갈기갈기 찢기고 이후 갓을 못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 김구는 분해하였다.

결국은 글공부를 잘 하여 과거에 급제하는 것만이 억울한 일은 없겠구나 싶어 글공부를 배워야겠다 결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글공부를 배우게 된 가장 큰 동기였다.

이후 청년 시절의 김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앞으로) 어떻게든 나아가는' 성격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백범일지』에서도 하권에 집중하며 읽었었는데 참, 그 때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덕주, 유진식에게 왜놈 총독의 암살을 명하며 본국으로 보냈고 유상근, 최홍식에게 왜놈의 관동군 사령관 본장번의 암살을 명하며 만주로 보내려는 그 때 김구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바로 윤봉길이다.

"선생님, 제가 상해에 온 이유는 큰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공장에서 나와 채소장사를 하고 있는 이유도 그런 기회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중일전쟁도 끝났으니 제가 죽을 자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아마도 선생님에게는 동경사건과 같은 계획이 또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부디 그런 계획에 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영광을 주십시오."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복한 김구는 윤봉길에게 큰 거사를 맡기게 된다.

상해 일일신문에 이런 포고문이 실리게 된다.

[4월 29일 천장절 축하식을 거행함, 장소-홍구공원, 축하식에 참석하는 사람은 도시락과 물병 하나, 그리고 일장기를 소지할 것.]

토굴 속에서 폭발 시험을 끝낸 후, 김구와 윤봉길은 서로의 시계를 주고받았다.

이후 지하에서 만나자는 마지막 말을 남겼고 오후 신문 호외가 나온다.

[홍구공원 일인의 천장절 경축 대상臺上에 대량의 폭탄 폭발! 일인 걸민단장 가와하시 즉사, 시라카와 대장, 시케미츠 대사, 노무라 중장 등 문무대관 다수 중상.]



아직은 우리가 힘이 약하여 외세의 지배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세계 대세에 의하여 나라의 독립은 머지않아 꼭 실현되리라 믿어마지 않으며, 대한 남아로서 할 일을 하고 미련 없어 떠나가오. _윤봉길

이후 홍구공원 사건의 연루자를 잡기 위해 왜놈들이 무고한 조선인들을 물고 늘어지자 김구는 결단하여 통신사에게 발표하기에 이르른다.

[나 백범 김구는 일찍이 황해도 안악 땅에서 맨손으로 왜구 쓰지다 대위를 때려 죽여 일단이나마 민 황후의 원수를 갚았다. 이번에도 나 김구가 애국단원 이봉창과 윤봉길을 시켜 일황 저격 사건과 상해 홍구사건을 일으켰다. 그러므로 주모자는 나 백범 김구일 뿐 다른 한국 기관이나 한국인이 관련된 사실은 없다.]


윤봉길 의사 외에도 오롯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 독립운동가분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으니깐.

네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김구는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네 다음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김구는 "우리나라의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네 그 다음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김구는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자연재해, 인재 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은 참 다사다난한 해이다.

그런 힘든 해이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도 모자란데 서로 물고 뜯는 소식들을 보고 듣다보면 오롯이 독립을 위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희생하셨던 분들이 참 한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부 그리고 정치인들이 제대로, 힘써 일하기만 해준다면 국민들은 그만큼 살기 편해지는데 요즘 정치인들은 사실 권력에 눈이 멀어 일하기는커녕 제 욕심만 챙기니 가면 갈수록 국민들이 더 살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국민들은 물론, 나라를 대표하여 일하는 정치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특히, 근현대사에 대해 많이 공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느꼈으면 좋겠다.


김구 선생님은 말하셨다.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신만큼 그 이상의 애국심을 갖는다면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오랜만에 『백범일지』를 재독하며 김구 선생님의 신념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 '자유'없던 암울했던 그 시대, 독립이란 꿈을 품고 목숨을 걸며 독립운동을 펼치신 독립운동가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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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박건웅 지음, 님 웨일즈 외 원작 / 동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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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도 읽어도 부족한 우리나라의 역사, 조선인 독립혁명가의 발자취를 하루빨리 책으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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