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 책 읽어드립니다,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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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망국의 설움을 면하려거든, 자유와 행복을 누리려거든, 정력과 인력과 물력을 광복군에게 바쳐

강노말세(强弩末勢)인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광복을 완성하자.

선생님 심부름을 하다 교무실에서 국사 선생님과 잠깐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역사는 참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는데 선생님께서 한 말이 아직도,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다들 그렇게 좋아하고, 관심가졌으면 좋겠는데... 아마 가면 갈수록 역사에 대한 관심은 물론 그 중요성도 점점 잊혀져 갈지도 몰라. 그렇게 안 되었으면 참 좋겠다.'

국사 선생님을 떠올리면 이상하게 그 말밖에 생각나질 않는다.

그리고 지금, 국사 선생님의 우려대로 역사가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아 참 마음이 아프다.

물론, 나 때도 그랬지만 내신만 잘 나오면 된다는 생각에 교과서에 나온 한 줄, 두 줄로 요약된 주요 내용이 배운 게 전부였다. 이후 나의 역사는 '책'을 통해 채워졌으니깐.

요즘의 아이들은 역사에 대해 잘 모를 뿐더러 그 중요성에 대해서도 당연히 알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역사와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이로 충족되지는 못한다.

조심스럽지만, 정부 또한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너무 간과하고 있지 않나 싶다.

거쳐온 과정이기에, 그만큼 굉장히 중요한 것이 '역사'이다. 오죽하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국민의 역사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정부 또한 많은 노력을 해야 함이 분명하다.


간간히 유튜브에서 꼭 챙겨보는 것이 있으니 바로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다.

다 보진 못하고 중요 인물들이 나오는 것만 쏙 쏙 골라서 보는 편인데, 이전에 나온 광복절 특집편은 모두가 꼭 봤으면 좋겠다.

그 중 한도원 애국지사의 딸인 한순옥 여사가 나와 백범 김구와의 일화를 들려주셨다.

당시, 백범 김구는 일본인들의 눈을 피해 동포들의 집을 이곳저곳 다니며 몸을 숨기셨는데 특히 한순옥 여사에게 그 애정이 깊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조부모 손에 자라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 놀림받으며 자라왔지만 이후 독립운동하신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자부심으로 평생을 살아오셨다고 한다.

또한 이봉창 의사의 폭탄 의거에도 힘을 쓰셨는데, 백범 김구가 도시락 폭탄을 만들어 유모차로 옮기라고 전해주셨는데 그 유모차에 탄 아이가 바로 한순옥 여사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한순옥 여사님이 김구 선생님께 한 말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선생님 어떠세요? 천국에 가셨는데, 많이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저도 열심히 살게요. 늘 열심히 살아서 좋은 사람 되겠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말그대로 곧은, 참어른이신 것 같아 나 또한 그렇게 살고 살아야겠다고.)


백범일지는 백범 김구의 자서전으로 크게 상권, 하권 그리고 나의 소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권은 김구의 어린 시절과 첫 투옥과 탈옥을 겪었던 청년 시절이 담겨있으며 하권은 삼일운동과 상해 임시정부부터 광복의 순간까지가 담겨있다.


어린 시절의 김구는 과연 어땠을까.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서울에서 샀던 갓을 밤에 내어 쓰고 새 사돈을 대하였는데 이를 양반들에게 들켜 갈기갈기 찢기고 이후 갓을 못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 김구는 분해하였다.

결국은 글공부를 잘 하여 과거에 급제하는 것만이 억울한 일은 없겠구나 싶어 글공부를 배워야겠다 결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글공부를 배우게 된 가장 큰 동기였다.

이후 청년 시절의 김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앞으로) 어떻게든 나아가는' 성격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백범일지』에서도 하권에 집중하며 읽었었는데 참, 그 때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덕주, 유진식에게 왜놈 총독의 암살을 명하며 본국으로 보냈고 유상근, 최홍식에게 왜놈의 관동군 사령관 본장번의 암살을 명하며 만주로 보내려는 그 때 김구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바로 윤봉길이다.

"선생님, 제가 상해에 온 이유는 큰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공장에서 나와 채소장사를 하고 있는 이유도 그런 기회를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중일전쟁도 끝났으니 제가 죽을 자리를 구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아마도 선생님에게는 동경사건과 같은 계획이 또 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부디 그런 계획에 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영광을 주십시오."

가슴이 울렁거릴 정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복한 김구는 윤봉길에게 큰 거사를 맡기게 된다.

상해 일일신문에 이런 포고문이 실리게 된다.

[4월 29일 천장절 축하식을 거행함, 장소-홍구공원, 축하식에 참석하는 사람은 도시락과 물병 하나, 그리고 일장기를 소지할 것.]

토굴 속에서 폭발 시험을 끝낸 후, 김구와 윤봉길은 서로의 시계를 주고받았다.

이후 지하에서 만나자는 마지막 말을 남겼고 오후 신문 호외가 나온다.

[홍구공원 일인의 천장절 경축 대상臺上에 대량의 폭탄 폭발! 일인 걸민단장 가와하시 즉사, 시라카와 대장, 시케미츠 대사, 노무라 중장 등 문무대관 다수 중상.]



아직은 우리가 힘이 약하여 외세의 지배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세계 대세에 의하여 나라의 독립은 머지않아 꼭 실현되리라 믿어마지 않으며, 대한 남아로서 할 일을 하고 미련 없어 떠나가오. _윤봉길

이후 홍구공원 사건의 연루자를 잡기 위해 왜놈들이 무고한 조선인들을 물고 늘어지자 김구는 결단하여 통신사에게 발표하기에 이르른다.

[나 백범 김구는 일찍이 황해도 안악 땅에서 맨손으로 왜구 쓰지다 대위를 때려 죽여 일단이나마 민 황후의 원수를 갚았다. 이번에도 나 김구가 애국단원 이봉창과 윤봉길을 시켜 일황 저격 사건과 상해 홍구사건을 일으켰다. 그러므로 주모자는 나 백범 김구일 뿐 다른 한국 기관이나 한국인이 관련된 사실은 없다.]


윤봉길 의사 외에도 오롯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 독립운동가분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으니깐.

네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김구는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네 다음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김구는 "우리나라의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네 그 다음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김구는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자연재해, 인재 등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은 참 다사다난한 해이다.

그런 힘든 해이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도 모자란데 서로 물고 뜯는 소식들을 보고 듣다보면 오롯이 독립을 위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희생하셨던 분들이 참 한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정부 그리고 정치인들이 제대로, 힘써 일하기만 해준다면 국민들은 그만큼 살기 편해지는데 요즘 정치인들은 사실 권력에 눈이 멀어 일하기는커녕 제 욕심만 챙기니 가면 갈수록 국민들이 더 살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국민들은 물론, 나라를 대표하여 일하는 정치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특히, 근현대사에 대해 많이 공부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느꼈으면 좋겠다.


김구 선생님은 말하셨다.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신만큼 그 이상의 애국심을 갖는다면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오랜만에 『백범일지』를 재독하며 김구 선생님의 신념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 '자유'없던 암울했던 그 시대, 독립이란 꿈을 품고 목숨을 걸며 독립운동을 펼치신 독립운동가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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