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 20일 4도~25도 맑음



블루베리 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꽃들이 빠른 속도로 피어날 것이다. 블루베리 나무 주위를 돌다보니 벌 날개짓 소리가 들린다. 윙~윙~ 거리는 소리가 여간 반갑지 않다. 누군가에겐 공포를 자아내는 소리일 수 있겠지만 꿀벌 한두마리가 내는 작은 날개짓 소리는 달콤한 열매를 상상하게 만드는 음악과 같다. 



묵은 가지는 꽃눈과 잎눈의 구별이 쉬운데, 새로운 가지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떤게 꽃눈이고 잎눈인지 아직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꽃봉오리가 통통해질 때까지 꽃눈을 솎지 않고 있었다. 이제 꽃눈과 잎눈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꽃눈을 많이 단 키가 큰 새 가지는 꽃눈 2~3개를 포함해 성장점까지 한 번에 잘라주는 일을 했다. 위로만 크지 말고 옆으로 가지를 치라는 의미와 함께, 꽃눈도 솎아주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이런 상태로 마르지않도록 물만 꾸준히 주었는데, 올해는 꽃눈에서 열매를 맺기까지 필요한 양분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다. 유기물이 풍부한 토탄이나 균배양체 중 구할 수 있는 것 하나를 선택해 조금씩 줄 생각이다. 사람이 열매를 취해가는 것만큼, 나무에게도 돌려주어야 하는게 마땅한 것일테니 말이다. 이렇게 양분을 추가로 공급할 경우 성장이나 열매의 당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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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9일 1도~21도 맑음



올해는 풀 깎는 일을 일찍 시작했다. 예전처럼 길게 자라게 놔두었다 자르지 않고 틈나는 대로 낫질하는 방식으로 바꿔보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풀을 뽑거나 자르면서 애를 먹었던 것 중에 하나는 가시가 달린 것들이다. 자칫 무심코 손으로 잡아채다가 긁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삼덩굴같은 경우엔 긁히는 수준을 넘어 베이기도 한다. 그렇게 풀에 베인 경우엔 얼마나 따가운지.... 


올해는 가시가 달린 것들을 더 크기 전에 재빨리 없앨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인이 가시 달린 것 중 하나를 보며 멍석딸기라고 알려준다. 흔히들 말하는 산딸기와 비슷한 종류인데, 멍석을 깔아놓고 털어서 수확할만큼 열매가 많이 달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열매도 제법 크고 맛도 달다고 한다. 그래서 멍석딸기는 복분자가 자라는 곳 근처에 옮겨심기로 했다. 일종의 딸기밭^^



옮겨심어서 잘 살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죽는 경우도 많다. 생명력이 강한 풀이라고 해도 한 번 옮겨 심으면 그만큼 몸살을 겪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구근의 경우 잘 살아남지만, 나무는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뿌리를 내리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보통 활착이라고 하는데, 그 땅에 뿌리를 내려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대략 1주일에서 2주일의 시간이 걸린다. 하물며 우리 인생은 어떨까. 우리에게도 활착하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버텨내야 한다. 우리에게도 몸살의 시간은 필요하다.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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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8일 5도~16도 맑음



아이쿠야! 순간 깜짝 놀랐다. 혹시 뱀? 자세히 보니 지렁이다. 한뼘이 넘게 큰 지렁이가 나타난 것이다. 땅 속에 있지 않고 왜 밖으로 나왔는지... 


3년째 약이라고는 일체 쓰지않고, 풀을 키워 땅에다 되돌려 준 덕분인지 지렁이가 무척 많아졌다. 흙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렁이가 늘어난 덕분인지 두더지가 이곳저곳에서 출몰하고 있다. 지렁이를 밥으로 삼는 아이들이니 당연한 일이다. 땅 속을 헤집고 다니니 공짜로 경운을 해주는 셈이다. 그렇지만 아직 어린 싹 주위로 다니면, 이 싹들이 몸살을 겪어 죽는 경우도 많다. 마냥 좋지도, 마냥 나쁘지도 않다. 


두더지가 많아졌다는 것은 머지않아 뱀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뱀에겐 두더지가 밥이니 말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야 뱀이 나타나도 상관없겠지만, 잘못해서 독사에게라도 물리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리 겁을 먹고 근심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지만,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어디 삵이라도 한 마리 키워야 할려나.^^; 주위에 가끔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는데, 이 녀석이 활약해준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다. ^^ 


밭의 최상위 포식자가 누가 될련지. 자연의 흐름에 온전히 맡기지만, 가끔은 농부의 개입도 필요하다. 농부 또한 자연의 흐름의 일부가 되는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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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7일 3도~15도 황사


이맘때가 좋다. 연두색 잎이 산하를 물들일 때 말이다. 각종 꽃들과 연두색 잎들이 어울려 눈이 가는 곳마다 풍경화가 걸려있다. 파스텔톤 색이 빛을 받아 다양한 색상으로 조화롭게 나부끼는 모습이 평화롭다. 다른 어떤 계절보다 4월의 지금이 좋다. 움트고 솟아나는 것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만든다. 



게다가 눈길을 땅으로 돌리면 주위엔 푸성귀 천지다. 물론 개중엔 독초들도 섞여있어 함부로 다 먹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그저 잘 아는 것만 먹으면 될 일이다. 


민들레잎과 쑥, 그리고 구기자잎을 조금씩 땄다. 모두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민들레는 잎에서부터 줄기, 꽃, 뿌리 등 전초가 약으로도 쓰인다. 구기자잎은 매일 7~8장 정도를 이른 아침에 생으로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모두 잘 씻어서 샐러드로 먹었다.



민엄나무(가시없는 엄나무)에도 싹이 났다. 2년간 그냥 놔두었더니 키만 잔뜩 컸다. 올해는 싹을 따서 먹고, 위로 자라는 가지를 쳐줄 생각이다. 



민엄나무 순을 몇 개 따서 살짝 데친후 초장에 찍어 먹었다. 향도 적당하고 부드러워 먹을만하다. 


자연이 내어 준 식사를 하다보면 마음도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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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4월 16일 5도~14도 잠깐 비


천일홍 씨앗을 한줌 얻었다. 천일홍 씨앗은 흐르는 물에 1~2일 두었다가 심으면 싹이 잘 튼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 흐르는 물에 놔둘 곳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 그냥 컵에 물을 받아 하루 정도 담가두었다.


물에 담가두기 전에는 씨앗과 껍질 구분이 어려웠는데, 막상 물을 먹고나니 확연히 차이가 난다. 


비가 온다는 소식에 얻어두었던 천일홍 씨앗을 얼른 뿌리기로 했다. 어디에 뿌려야 할지 한참 고민이 됐다. 감국을 심었다 죽어버린 근처 쪽에 심는게 나아 보였다. 그런데 온통 쑥이다. 이 쑥은 블루베리밭에도 퍼져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블루베리의 성장에 방해가 된다면, 처리해주는 것이 맞을텐데....


쑥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천일홍 씨앗을 뿌렸다. 발아가 얼마나 될련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한 가지 목적이 아닌 다양한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씨앗을 뿌려왔다. 그런데 천일홍은 관상용으로만 쓰인다. 우연찮게 얻은 것들인데, 그냥 놔둘 순 없는 노릇인지라. 그래서 가장자리로 살짝 씨앗을 뿌렸다. 삭막한 것보다야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올해 일단 얻어둔 씨앗인지라 뿌리긴 했지만, 한해살이가 아닌 여러해살이 위주 로, 한가지 목적이 아닌 다목적용으로라는 원칙에 맞는 것들을 찾아 하나 하나 채워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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