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 19일 1도~21도 맑음



올해는 풀 깎는 일을 일찍 시작했다. 예전처럼 길게 자라게 놔두었다 자르지 않고 틈나는 대로 낫질하는 방식으로 바꿔보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풀을 뽑거나 자르면서 애를 먹었던 것 중에 하나는 가시가 달린 것들이다. 자칫 무심코 손으로 잡아채다가 긁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삼덩굴같은 경우엔 긁히는 수준을 넘어 베이기도 한다. 그렇게 풀에 베인 경우엔 얼마나 따가운지.... 


올해는 가시가 달린 것들을 더 크기 전에 재빨리 없앨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인이 가시 달린 것 중 하나를 보며 멍석딸기라고 알려준다. 흔히들 말하는 산딸기와 비슷한 종류인데, 멍석을 깔아놓고 털어서 수확할만큼 열매가 많이 달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열매도 제법 크고 맛도 달다고 한다. 그래서 멍석딸기는 복분자가 자라는 곳 근처에 옮겨심기로 했다. 일종의 딸기밭^^



옮겨심어서 잘 살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죽는 경우도 많다. 생명력이 강한 풀이라고 해도 한 번 옮겨 심으면 그만큼 몸살을 겪기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구근의 경우 잘 살아남지만, 나무는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뿌리를 내리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보통 활착이라고 하는데, 그 땅에 뿌리를 내려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다. 대략 1주일에서 2주일의 시간이 걸린다. 하물며 우리 인생은 어떨까. 우리에게도 활착하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버텨내야 한다. 우리에게도 몸살의 시간은 필요하다. 살아남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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