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4월 18일 5도~16도 맑음
아이쿠야! 순간 깜짝 놀랐다. 혹시 뱀? 자세히 보니 지렁이다. 한뼘이 넘게 큰 지렁이가 나타난 것이다. 땅 속에 있지 않고 왜 밖으로 나왔는지...
3년째 약이라고는 일체 쓰지않고, 풀을 키워 땅에다 되돌려 준 덕분인지 지렁이가 무척 많아졌다. 흙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지렁이가 늘어난 덕분인지 두더지가 이곳저곳에서 출몰하고 있다. 지렁이를 밥으로 삼는 아이들이니 당연한 일이다. 땅 속을 헤집고 다니니 공짜로 경운을 해주는 셈이다. 그렇지만 아직 어린 싹 주위로 다니면, 이 싹들이 몸살을 겪어 죽는 경우도 많다. 마냥 좋지도, 마냥 나쁘지도 않다.
두더지가 많아졌다는 것은 머지않아 뱀도 자주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뱀에겐 두더지가 밥이니 말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야 뱀이 나타나도 상관없겠지만, 잘못해서 독사에게라도 물리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리 겁을 먹고 근심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지만,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어디 삵이라도 한 마리 키워야 할려나.^^; 주위에 가끔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는데, 이 녀석이 활약해준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다. ^^
밭의 최상위 포식자가 누가 될련지. 자연의 흐름에 온전히 맡기지만, 가끔은 농부의 개입도 필요하다. 농부 또한 자연의 흐름의 일부가 되는 방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