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박민규 지음 / 창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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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하기 위한 탁구대결. 지구를 대표한 왕따 2명과 그들을 도와줄 메스너와 말콤. 메스너는 지구 최초 히말라야 14좌를 오른 인물. 말콤은 인권운동, 특히 미국 흑인의 인권운동에 앞장 섰던 그 말콤X다.

그럼 지구를 없애기 위해 등장한 상대편 선수는? 바로 쥐와 새다. 쥐와 새라고, 왜지? 왜, 낮말과 밤말을 듣는 그 쥐와 새가 나타난 거지?

먹이를 주는 조건반사로 평생을 테스트당하고 길러진 존재들입니다. 삶의 대부분을 먹기 위해 공을 쳤습니다. (231쪽)

그래, 바로 그래서구나. 먹을 것, 즉 우리 사람들에겐 돈에 길들여져 조건반사로 살아온 삶. 돈을 벌기 위해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지구를 쓸어버릴 팀에 속한 거야. 메스너와 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영역을 과감히 돌파할 의지나, 말콤처럼 대다수가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닫고 그것을 깨뜨리려한 의지를 지니지 못한 사람들. 바로 그들이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거지.

그래서 어떻게 되지. 그야 당연하지 않아. 의지는 습관에 무너진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못과 모아이. 이들이 왜 주인공이냐고. 바로 왕따 당하는 놈들이기 때문이야. 남들처럼 살지 않는다는 것 말이야.

따를 당하는 것도 다수결이다.... 다수인 척, 스스로도 무관심하게(29쪽)

전체적으로? 전체적으로. 다수가? 물론 다수가. 그럼 다들... 잘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가만히 있었다. (77쪽)

대부분의 인간들은 매수를 안해줘서 억울하고 불만이 생기는 거란 말야.(89쪽)

조건반사적 삶을 사는 다수가 사는 지구는 멸망직전. 그것을 깨뜨릴 자는 왕따 인생들. 하지만 지구를 걸고 치러진 탁구의 결과는...(스포일러라 말할 수 없지만)

그래, 바로 그렇게 될거야. 그 결과처럼. 그래서 우리는 살거나 또는 죽거나겠지. 그래서 당신은 죽지않기 위해 어떻게 살것인지 결정할 수 있겠는가? 왕땅의 걱정없이 말이다. 남들의 시선을 이겨내고 말이다. 핑퐁은 쥐와 새처럼 살아가는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니, 바로 우리가 지구를 끝장낼 탁구팀의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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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1-0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관심이 제일 무서워요
그리고 때로는 무관심이 편해요
모냐!!(여우의 정체를 알려하지 마세요)
핑퐁인지, 퐁핑인지는 잘 모르겠고요 탁구 대신에 암벽등반하시다가
알라딘을 잊고 달게 주무시는 줄 알았슴다.
요지는 반갑다는 말씀에요.
아, 전 핑퐁보다는 축구를 더 좋아하거든요^^

하루살이 2006-11-08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흑, 암벽등반이라도 했으면.
거의 한달동안 딱 하루 쉬었답니다.
불쌍하죠. 이번주말도 출장. 왜 이렇게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