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천마산에서 찍은 꽃다지.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그 생김새를 알지 못했다. 왜 시인들이 꽃다지를 노래하고, 노래패 이름 중에 꽃다지가 있었을까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단지 이름만 익숙했던 것. 도감을 통해 겨우 이미지와 이름을 연결시켰다. 그리고 그 도감을 통해 꽃다지가 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는지도 알 수 있을듯 했다.
마치 노자나 장자 속에 드러나는 휘어진 소나무 마냥 쓸모없음의 쓸모있음을 가르쳐 준다고나 할까? 흔하디 흔한 잡초라 신경쓰지 않는 덕에 이렇게도 많은 꽃들을 한 줄기 안에 품어낸다. 험하게 자라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도 묵묵히 샛노란 꽃을 피워냄으로써 봄을 말하는 꽃. 유채화처럼 또는 산수유처럼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스스로 꽃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삶. 꽃다지의 질긴 생명력을 카메라가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훨씬 더 사랑해주었을텐데... 꽃다지는 나의 이 마음조차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생명을 다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