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저녁 뉴스에 성조숙증에 관련된 보도가 있었다. 성조숙증이란 사춘기가 정상보다 너무 일찍 찾아오는 걸 말한다. 뉴스에선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어린이가 지난 2004년 백94명에서 지난 2010년 3천6백여 명으로 6년 새 19배나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비만과 환경호르몬의 증가 그리고 스트레스나 각종 매체들의 성적 자극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뉴스 말미에선 의사 인터뷰에서 "콩 단백 성분을 두 살 이전에 많이 먹었을 때 그게 사춘기, 나중에 조숙으로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많이 우려가 되고 있다"는 내용을 전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자. 주된 원인으론 비만과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성적 자극이라면서 먹는 것으론 콩을 말한다. 비만 등을 따지자면 오히려 콩이 도움이 되고 패스트푸드나 고기가 원인일텐데 말이다. 아마도 콩이 가지고 있는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 때문에 그런 우려를 하고 있는 것같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치료를 받았던 아이들의 전수조사나 역학조사 등을 실시하여 그 원인을 직접 밝혔거나, 이소플라본이 영유아에게 끼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사례가 뒷받침된 것일까. 

 

오히려 반대의 경우는 있다. 2008년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콩의 이소플라본이 인간의 생식 발달이나 내분비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표했다. 어린시절 콩유아식을 먹은 어린이 400명과 우유 분유를 먹은 아이 400명을 대상으로 20년 후 임신결과와 성장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중앙일보 6월 11일)  또한 미 농무성 산하 아칸소 아동센터에서 모유, 분유, 콩유아식을 4개월간 먹인 결과 성조숙증과 관련된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어렸을 때부터 콩을 많이 먹으면 비만, 난소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에 걸릴 위험이 적다는 역학조사가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근거로 두 살 이전에 먹은 콩 단백 성분이 성조숙을 유발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됐을까. 여성호르몬을 과다 섭취하면 당연히 성적 징후가 일찍 찾아올 것이라는 상식적 추측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관련 연구 결과를 모두 검색해 본 것은 아니다. 콩이 성조숙증과 연관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 알려주시길...) 뉴스 보도라면 이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터뷰를 하거나, 인터뷰가 끝나고 그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하지 않을까.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 전문가의 말 한마디가 때론 아이들을 키우며 뭘 먹일까를 고민하고 있던 부모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이나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뉴스는 적확해야 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라면 양쪽의 의견을 모두 밝혀야 옳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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