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신하에게 세상의 모든 지혜를 적어내라고 명령한다. 10년의 세월이 흘러 30권이나 되는 백과사전이 완성된다. 왕은 어느 세월에 이걸 다 읽겠느냐며 요약해 오라고 다시 명령한다. 또 10년의 세월이 지나 단 한권의 커다란 책이 완성된다. 그러나 책은 너무 무겁다. 왕은 다시 더 줄여 올것을 명하고 다시 흐르는 10년의 세월. 왕은 커다란 침대 위에 드러누워 있다. 신하들은 한 문단으로 줄였다. 임종을 앞에 둔 왕은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침내 신하들은 한 문장으로 줄여 가지고 들어온다.

"공짜 점심은 없다"

ㅡ 가비오따쓰 P150 중 요약

 

가슴에 꽂힌 말과 글이라기 보다는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거리라고 여겨져 적어본다. 무노동 무임금을 언뜻 떠올리게도 하고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말라라는 구절을 떠올리게도 한다.

그리고 그리 오래 산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아서도 공짜로 얻어먹는 점심이란 분명 없는듯이 보여진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이것을 한번 설명해보자.

얘들아 세상에 공짜 점심이란 없단다.

아이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파고다 공원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얻어먹는 공짜 점심. 노숙자들이 얻어먹는 식사들. 다 공짜다. 뒤에 숨겨진 무엇인가 있을 것 같지만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분명 공짜다. 세상은 꼭 교환이라는 과정을 통해서만 굴러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본주의가 가르쳐준 화폐의 기능이 세상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을 가다 귀여운 아이들에게 과자 한 봉지 사다줄 수도 있다. 땀흘려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에게 그냥 그대로 보내도 되지만 식사 한끼 대접한다.

한 없이 퍼주는 삶도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방식이 꼭 정답인 것은 아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도 있을 것이다. 라고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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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4-07-2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옳습니다.... 저도 아무런 대가 없는 점심을 먹었던 기억이....없지 않으니까요...

하루살이 2004-07-29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게 받았는지 많이 받았는지 따져보지 않아도 되는 그런 교환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이놈의 머리는 그걸 계산하느라 어찌나 바쁘게 돌아가는지. ^^;;; 잠시 휴대폰이 아니라 머리를 꺼 두셔도 좋겠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