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인생이 연극이라면 지금 나는 2막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의 1막은 잘 짜여진, 또는 정해진 각본대로 충실하게 따른 정통연기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2막은 그 첫장을 즉흥연기로 시작한다. 아무런 각본도 없이 극의 전개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는 즉흥연기 말이다. 아마 나의 인생 후반기는 지금 이 즉흥연기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내가 생각한대로 흘러만 간다면 더할 나위업겠지만 지금의 나의 심정은 그야말로 두려움 뿐이다.
망망대해 정말 보이는 모든 곳이 바다뿐인 곳에서 홀로 나룻배를 타고 있는 기분. 지금 내 앞에는 이정표라고는 없다. 물론 나침반도 갖고 있지 않다. 이 배가 어디로 흘러 갈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노를 젓고 있는 이 순간만큼이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비록 나의 나룻배가 그 목표점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겁난다. 두렵다. 그러나 2막은 펼쳐질 것이다. 각본대로 사는 삶은 더 이상 싫다. 안온한 삶이 주는 마약과 같은 쾌락에서 벗어나 내 몸이 진짜로 몸부림칠 그런 기쁨을 위해 노를 저을 것이다.
부디 나에게 용기를 주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