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옥수수의 습격>두번째 방송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다. 특히 환원주의의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어 염려스럽다. 

풀을 먹고 자란 고기나 달걀, 치즈, 우유 속에서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이상적이라는 것, 그리고 이런 음식을 먹은 사람들은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 1부의 요점이었다. 현실은 옥수수로 이루어진 사료를 먹은 고기로 인해 오메가6가 너무 많은 육류로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2부는 우리가 지금과 같은 양의 육류를 소비한다는 전제하에 제작이 이루어진 듯하다. 일단 잃어버린 풀을 찾아야 하는게 최선이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현실에선 즉 풀을 먹고 가축을 기를 수 없다는 전제하에서 들깨나 아마와 같은 오메가3가 풍부한 씨앗들을 옥수수 사료에 함께 쓰면 고기의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이상화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오메가3를 첨가한 사료를 먹인 고기를 먹은 사람들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한다.  

그런데 정말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의 문제가 가장 큰 것이라면 왜 이런 수고를 해야만 할까. 지금처럼 고기를 먹고 오메가3를 섭취하면 그만인 것 아닌가. 궂이 고기에다 그 비싼 들깨와 같은 사료를 먹여 고깃값을 올릴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육류의 섭취가 가져온 문제를 고기의 성분 분석을 통해 들여다보는 환원주의가 가져다 준 오류일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옥수수 사료를 먹은 고기가 문제인 것은(특히 소에게 있어서) 원래 씨앗이 아닌 풀을 먹는 가축의 위와 장이 이 씨앗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부재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중의 하나는 O157 과 같은 병원성 대장균이다. 가축을 도살하기 전 한달 전부터 풀만 먹이더라도 O157은 사라지지만 현재는 방사선 조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쪽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부작용을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원래의 식성을 무시한 사료가 건강한 가축을 키워낼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더군다나 옥수수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음식을 통한 건강 문제만은 아니다. 옥수수 단일 재배로 인한 토양의 오염과 잔류 농약, 그로 인한 지하수와 하천의 오염, 다국적 곡물 기업의 횡포, 제3세계 빈곤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메가3와 오메가6로 접근한 옥수수의 습격은 옥수수 사료가 가져다 준 문제점을 아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 반면 모든 문제점이 오메가 지방산이었다는 환원주의의 오류에 빠져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제작진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오메가6가 많이 함유된 맛좋은(?) 지방을 실컷 먹은 후 오메가3 캡슐만 보충해줘도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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