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바람이 부려나. 공중파에서 연일 춤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달 EBS 다큐 프라임에 이어 지난 25일 SBS 스페셜에서도 춤을 다뤘다. 특히 춤을 통한 치유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춤이 주는 치유란 아픈 몸이 낫는 치료와 달리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작용을 말한다.  

춤이란 예술이라고 불리우는 고전무용이나 현대무용, 발레와 같은 것에서부터 대중문화 속에서 보여지는 힙합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무척 다양하다. 춤이란 이성 간의 성적 호기심이나 매력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도구 - 2005년 12월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춤과 매력에 관한 논문을 보면 여자들은 잘생긴 남자보다 춤 잘 추는 남자에게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황홀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 로 쓰이기도 하며, 집단 구성원간의 일체감을 이루는 일종의 종교적 역할을 수행 - 미시시피 지역에서 끊임없이 대립했던 흑인과 백인이 춤을 통해 화해한 일화가 있다. 또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선 재범률이 0건이 되기도 했다 - 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춤이 억압받고 상처받은 자아를 바깥 세상으로 드러내어 표현함으로써 온전한 마음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이 주목받고 있다. 춤으로 병을 치유하는 타말파 연구소의 안나 할프린이라는 할머니는 90세에 이르는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용수로 명성을 떨치다 40대에 암에 걸려 죽음과 직면하면서 춤으로 두려움을 극복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바가 치유라는 것이었고 그에 이르는 길로 춤을 택했다. 지금도 암이나 에이즈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마음을 춤으로 어루만져 주고 있다.  

댄스 테라피를 비롯해 심리치료에 이용되어지는 춤은 남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한 것도 아니며,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면 된다. 이렇게 온전한 자아와 자아가 서로 소통함으로써 아픔은 치유되어질 수 있다. 이럴 때의 춤은 마치 명상과도 닮아 있다. 얼핏 도인술이나 기체조 같은 것을 확장하면 치유의 춤으로 표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스포츠 댄스나 커플 댄스 등도 마음의 안정을 주는 한편 불편한 몸을 좀더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춤이 갖는 치유의 힘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현대인이 하루 종일 몸을 어떻게 쓰는지 되돌아보자. 그리고 그 육체 속에 마음은 얼마나 갇혀 있는지도 살펴보자. 춤은 자꾸만 어둠 속으로 움츠려드는 자아를, 거짓으로 위장된 자아를 햇빛 속 온 천하에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창이자 문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타인과 소통가능한 몸을 얻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자신의 몸을 돌아보는 춤을 추더라도 그것은 사회를 향한 소통의 몸짓으로 거듭난다.  

하루 중 잠시라도 홀로 또는 타인과 함께 자신의 몸뚱아리를 자유롭게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혹시나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둬두었던 자아가 스스로 얽어맨 쇠사슬을 풀고 훨훨 날아오를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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