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 드라마 '보석비빔밥'엔 재미있는 캐릭터가 있다. 한국말을 잘 하는 외국인 카일. 그는 스님이 되기 위해 공부중인데 때론 어른스럽고 때론 어린아이 같은 그의 마음이 동정심을 일으킨다. 

하루는 비취가 같은 집에 세 들어 사는 영국을 아침식사에 초대한다. 즐거운 웃음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카일은 혼자서 눈물 섞인 아침밥을 먹는다. 루비가 뚱해 있는 그에게 이유를 묻자 왜 자기만 차별하는냐고 서운해한다. 집에서 나와 집밥을 먹은지 오래돼 따뜻한 밥 한끼가 그리웠던게다. 루비는 비취 언니가 카일이 어색해할까봐 배려한 것이라고 말한다. 카일은 그걸 왜 자기한테 묻지도 않고 스스로 생각해 결정해버리냐고 서운해한다.  

갈수록 차가워진 세상 속에서 온기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사람들은 배려를 말한다. 하지만 그 배려라는 것이 소통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루어질 땐 배신감을 자아낸다. 배려가 우려와 염려를 자아내는 것이다. 상대방을 생각해 한 행동인데 그걸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를 받고, 배려를 했다고 생각한 본인은 생각코 한 행동을 기뻐하지 않는 상대방을 보며 괘씸해한다. 이렇게 배려가 엉뚱하게도 상처를 주는 경우는 부모.형제.부부간에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속으로 생각하지 말고 겉으로 표현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때론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린 남의 마음을 읽는 마술사, 초능력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통하지 않는 배려는 가시 달린 장미를 그대로 건네는 것과 같다. 가시를 제거하지도 조심하라는 주의사항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간혹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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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9 18: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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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09-10-1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석비빔밥의 카일과 같은 처지를 한번 당하고 나서 곰곰히 생각하게 된 터라...
저도 타인에게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많이 반성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