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청계천이야기 - 서울, 유교적 풍류의 미래도시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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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종가(雲從街), 종로의 옛 이름이란다. 구름을 쫓아가는 거리. 청계천이 흐름으로써 발생하는 안개구름을 따라 걸을 수 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란다. 낭만적이다. 그 길을 걸으며 얼마나 많은 별들을 헤아렸겠는가?

지금의 서울. 도로로 뒤덮여 하수구가 되버린 청계천에선 독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우리는 알게모르게 그 독가스를 마시며 걸었다. 아니 걸을 수 없었다. 그것은 걸음이 아니라 그저 목적지로의 이동일 뿐이었다.

낭만이 사라진 곳에서는 건강 또한 사라져 있었다. 맑은 공기가 사라진 곳에서 어느 누가 건강한 몸을 지니고 있었겠는가? 현재 우리의 아이들이 아토피와 같은 현대병에 아파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책에서 말하는 천 지 인의 삼간 즉 시간 공간 인간의 관계나 패러다임의 변화 문명과 문화에 대한 차이 등은 솔직히 지적 유희로 느껴질 정도로 나는 청계천이 얼른 서울 시내 한복판을 흘렀으면 한다.

그저 그 길을 걷고 싶을 뿐이다. 건강한 물이 흐르고 건강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면 건강한 몸 또한 자연히 이룰 수 있는게 아니겠는가? 이런 건강한 환경 속에서 누가 서로를 헐뜯고 다치게 하려 주먹을 휘두르겠는가? 이 길을 걸을땐 우린 어깨동무를 가르치지 않아도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을지도 모른다. 살만한 도시, 바로 그런 도시로의 첫 발을 우린 이렇게 시작하고 있는것 같다.

물론 이 과정에선 분명 희생을 강요받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도올이 이 책에서 주장하듯 우리가 시민사회의 진정한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유대신 자율을 바탕으로 한 협동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엔 인내와 관용이 필요하다. 도시가 변하기 위해선 그곳에서 발을 붙이고 살고 있는 사람들 또한 변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 그런 의미인가 보다. 도올이 삼간을 말하는 것이. 현재의 이 시간 속에서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변화, 즉 문화적 삶을 영위해 나갈 것인지 우리는 청계천 복원을 통해 새삼 인간의 길을 깨우쳐 나갈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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