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 스포일러가 다분합니다.





 

인디아나 존스4를 보고나서 갑자기 생각난 영화가 있었다. 20년도 더 된것 같은데 왕조현과 원표가 주연으로 나왔던 홍콩영화다. 당시 홍콩느와르 풍의 영화가 득세하던 시절, SF라는 장르에 대한 홍콩영화의 접근은 너무 새로웠다. 물론 CG적 측면에서 보면 조금 어설퍼보이지만 그래도 그 상상력은 강하게 뇌리를 때리고 지나갔다. 동양의 전설적인 동물인 용을 외계인의 우주선이라고 상상한 것이다. 전설을 전설 그대로 표현한 심형래의 이무기 영화 '디 워'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세계 7대 불가사의니 미스터리니 하며 사람들이 신기해하는 것들이 있다. 도저히 현재의 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현상들을 어떻게든지 설명해보려 하지만 결국 갈팡질팡 하고만다. 현대에 들어와 생겨난 미스터리들은 외계생명체와의 연관성으로 해석하려 든다. 대표적인 것이 X파일 일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미스터리들, 우리가 흔히 불가사의라고 부르는 것들은 신이라는 이름으로 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그러나 과학의 급진적 발전은 급기야 우주를 넘보는 시대가 되었고(최근 또다시 화성탐사선의 착륙으로 생명체의 존재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것은 외계생명체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신의 자리에 외계인이 들어앉게 됐다.

인디아나 존스4에 나오는 고대유물이 바로 우주선이며, 벽화의 그림 또한 신의 상징이 아니라 외계인을 그린 것이라는 발상은 이런 시대적 변화를 실감하게 만든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는 더이상 신이 설 자리는 사라진 것이다. 신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존재이기에 오히혀 신이라는 이름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영원히 볼 수 없는 신보다는 언젠가는 마주칠 수 있는 외계인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외계인은 신의 또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노쇠한 인디아나 존스의 아날로그적 액션 신이 불러오는 향수와 그것을 만회하며 또한 해석에 대한 현대적 접근을 위해 등장한 외계생명체. 앞으로 인디아나 존스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결국 인디아나 존스의 아들이 X파일의 멀더와 동료가 되는 날이 올지도... 혹 그래서 X파일의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의 시리즈가 하나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에일리언과 프레데터가 갑자기 만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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