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 23일 비 온 후 갬 11도~19도
비가 오고 나서인지, 식물들이 모두 쑥쑥 자라는 느낌이다.
둑방에는 어느새 나무들마다 연두색 잎들이 피어났다. 마치 꽃처럼 피어난 모습이 화사하다.
4년 여 전 다섯 그루를 심어서 한 그루만 살아 남았던 복분자는 덩치를 키워가더니, 점점 세를 늘려가고 있다. 뿌리로 번식할 수 있는 복분자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살아남은 복분자 근처에서 가지를 새로 뻗어내더니, 올해는 벌써 3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새 가지를 뻗어내고 있다. 자칫 관리를 하지 않으면 주위는 온통 복분자가 뒤덮을 기세다.
지난해 복분자 한 그루에서만도 꽤 많은 복분자를 수확했는데, 이렇게 세를 넓혀가면 주위 밭도 망가지고, 넘치는 복분자도 처리를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상황을 봐서 뿌리를 잘라 주는 등의 기세를 꺾는 처리를 해 주어야 할 성싶다. 이렇게 세를 조절하는 것이 바로 농부의 일일 것이다.
무릇 정치라는 것도 이런 세의 조절인 것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격차가 심한 부분을 찾아, 세력이 강한 것은 다소 눌러주고, 세력이 약한 것은 키워 주는 일, 즉 빈부격차를 비롯한 무수한 격차를 다소 완화 시켜 갈등을 풀고, 서로 화합해 공존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아닌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