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5월 18일 흐림 15도~24도
올해 직파한 것들이 대부분 실패하면서 사먹지 않고 집에서 키운 것들로 먹을 푸성귀가 귀해졌다. 트레이에 씨앗을 다시 뿌려놓은 것들이 있지만 자라는 것이 시원치않다. 게다가 촉을 틔워 싹을 내기까지 겨울 내내 온도를 맞춰주려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도 있다. 바로 고추다. 그래서 고추는 모종을 몇 개 사서 심기로 했다.
시골 농약사에서도 모종이 끝물에 들어가고 있다. 2주 이내면 대부분의 모종은 팔지 않을 것이다. 고추 모종 6개를 샀다. 청량고추처럼 맵지 않지만, 아삭이 고추처럼 단맛만 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고추다. 찌개에도 넣고, 된장에 찍어도 먹을 수 있어 좋다. 된장에 찍어먹는 것을 좋아하는 걸 감안하면 아삭이 고추도 구입할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모종은 1주당 300원.
비가 푹 오고나서인지 땅이 축축해 사가지고 온 모종을 바로 심었다. 물론 이번에도 두둑을 만들거나 하지 않고 모종을 심을 자리만 구멍을 파서 정식했다. 최대한 경운을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땅에 퇴비나 비료도 주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자라서 죽은 풀의 잔해만이 거의 유일한 거름이다. 영양을 꽤나 필요로 하는 고추가 올해 이런 환경에서 얼마나 잘 자라줄지 궁금해진다.